이브생로랑 타계…패션계 큰 별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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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6 오전 8:19:19

세계 패션계의 큰 별이 졌다. 호들갑스런 연예계에 ‘스타’ 라는 말이 난무하면서 정작 어떤 부문에서 타인의 등불 역할을 하는 의미 있는 ‘별(star)’의 가치가 퇴색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성의 자아와 사회적 욕망이 갈등을 이루던 시기에 여성의 아름다움을 당당히 표현할 통로를 마련해준 디자이너 이브생로랑의 죽음은 패션이라는 ‘우주’에서 금세기 중에 가장 밝게 빛났던 별이 사라진 것이자, 패션의 빅뱅(Big Bang)이 일어났던 20세기 마지막 상징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거대한 별이 사라질 때 그 주변에서 숨을 쉬던 수많은 작은 별들이 빛이 드러나듯 이브생로랑의 죽음은 그의 행성에서 길을 찾던,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또 다른 역사를 창출해야 할 책무를 남겨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끝없이 확장되는 패션이라는 우주에서 길을 안내하는 영원한 별자리로 남게 된 이브생로랑, 그의 삶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여자를 해방시킨 천재 디자이너” 전세계 애도


 


혁명가적 기질,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이해
21세의 나이에 패션하우스 디올(Dior)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이브생로랑은 여성의 자아와 욕망이 본격화된 20세기 중반, 패션을 여성의 자신감과 성적, 사회적 능력을 자극하는 일종의 촉매제로 활용하며 패션의 사회성을 실천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패션이 주로 ‘있는 계급’을 타깃으로 그들의 욕구를 부합시키는 소비재로 활용되고 있던 당시 이브생로랑은 사회적 계급화와 ‘있는 체’에 대한 젊은이 특유의 반발과 예술가적 자유로움을 덧칠해 여권운동의 상징적인 트라우저 수트, 사파리자켓, 그리고 스웨터를 컬렉션에 선보이며 여성의 변혁을 촉진시켰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움직이던 오뜨꾸튀르와 달리 더 많은 대중을 상대로 한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진행하며 ‘패션의 민주화’를 이끌어내어 점잖은 외모(!)와 달리 변혁(innovation)을 추구한 혁명가적 기질이 충만했던 그가 패션계의 전설로 남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더욱 금기시되었던 동성애자로서 사회적 억압을 느낀 탓일까? 그는 또 다른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에 대한 사회a적 구속에 거부감을 느꼈고, 여성의 아름다움과 총명함이 사회적 틀을 깨는 무기가 된다는 것을 깊이 이해했다. 실제로 그는 언제나 여성의 아름다움에 매혹된다며 여성의 '몸(body')에 대한 찬양을 잊지 않았고 주도적인(dominant) 여성, 사회적 금기를 깨는 여성에 대한 외경심을 패션을 통해 드러내곤 했다.
이런 성향을 갖고 있는 이브생로랑이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통로인 영화에 그의 패션 세계를 자주 드러낸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영화로 소통하기
이브생로랑은 루이스 브루넬이 감독한 프랑스 영화 ‘벨드쥬(Belle de Jour)’의 의상을 담당하면서, 패션이 단순히 영화의 소품에 그치지 않고 주인공의 심리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끌어올리며 패션과 영화의 만남에 지평선을 넓혔다.
여주인공 까뜨린느드느뷔는 이브생로랑이 디자인한 옷을 통해 속물적인 부르주아 계급의 여성과 성에 적극적인 하류층 창녀의 욕망을 표현하면서 여성의 심리적 사회적 장치인 패션의 기능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1967년 작품인 ‘벨드쥬’는 스토리 자체도 그 당시 금기에 가까웠던 여성의 성적 욕망-고상한 부르주아 계급 여성의 성적 욕망-과 혼돈을 다룬 것으로서 어린시절 성적학대에 의해 불감증에 시달리던 젊은 의사의 부인 세브린이 낮 동안만 남편 몰래 고급 요정에 창녀로 일하면서 자유분방한 성적 경험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브생로랑은 이 영화에서 성적인 대화를 터부시하는 부르주아 계급의 까뜨린느드뇌브 보다 하류층 창녀로 이중 생활을 할 때의 그녀의 의상을 더욱 화려하고 눈길을 끌게 디자인해 여성의 욕망, 일종의 변혁에 대한 그의 애정을 드러냈다. 말 그대로 패션을 영화와 소통하는 장치로 활용한 것.
이 밖에도 그는 블랙 에드워드 감독의 영화 핑크팬더(Pink Panther)에서 고혹적인 미녀 끌라우디아까르니날레의 의상을 제작, 관객과 비평가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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