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밤 중에 선글라스를 써(I wear my sunglasses at night)”라고 외쳐대는 빅뱅(Big Bang)의 노래, 하우지(How Gee)는 그 엉뚱 발랄한 가사만큼이나 연예인과 선글라스의 오묘한 관계를 잘 느끼게 한다.
사실 연예인의 성공기준이 ‘얼굴이 얼마나 많이 알려져 있는가?’ 임에도 일단 뜬 연예인들은 낮이나 밤이나 비니와 선글라스와 외모를 가리는데 열심이니 그야말로 모순 아닌가? 물론 남들 다 선글라스를 멀리하는 한밤 중이나 비오는 날, 혹은 눈이 쏟아지는 한겨울에 선글라스를 쓰고 활보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가리려고 하는 선글라스가 오히려 ‘나 좀 알아 맞춰 볼래?’라고 유인하는 신호등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여간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든, 혹은 오히려 자신에게 시선을 끌어들이기 위해서건 연예인들의 선글라스는 갈수록 커지면서, 그들의 조막만한(?) 얼굴은 갈수록 숨을 데가 많아지고 있다.
빅 선글라스의 이중성
사실 지난 몇 년간 지속되어온 크고 대담한, 복고적인 선글라스의 인기는 올 해는 더욱 커지고, 넓어졌고 프레임의 컬러는 어린시절 ‘문방구 장난감 선글라스’ 수준으로 화려해지고 있다. 도회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무테+작고 슬림한 렌즈가 주도하던 지난 2000년대 초반의 아이웨어 시장은 이제 완전히 힘을 잃고 아직도 마니아층을 놓지 않는 보헤미안풍 빈티지 스타일과 잘 맞는 1960~70년대풍 빅 선글라스의 파워는 한동안 쉽게 사라질 성 싶지는 않다.
가장 패셔너블했던 영부인으로 기억되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즐겨 쓴 디자인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빅 선글라스의 대명사, ‘Jacki O 스타일’은 얼굴의 반을 덮을 듯한 빅 사이즈의 프레임에 눈이 비치지 않는 짙은 렌즈로 마무리된 스타일로 오드리헵번, 소피아로렌 등 헐리우드 전성기 시절의 여배우들도 즐겨 쓰던 클래식한 디자인이다.
그런 만큼 한동안은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한 면모 때문에 트렌드에서 밀려나있던 스타일이기도 했는데, 흥미롭게도 파파라치들의 카메라에 시달리는 헐리우드 스타일이 얼굴 가리기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대대적인 부활의 기회를 잡았다.
화장과 헤어스타일로 미모를 최대화 시키던 배우들이 화장을 하지 않은 평범한, 혹은 꽤재재한 모습을 숨기는 도구로 , 혹은 그들의 표정을 숨기기 위한 장치로 사용하기 시작한 빅 선글라스는 특히 여배우들의 전유물로 자리 잡아 파파라치들의 쫓김에 시달리는 일부 스타일이 얼굴 가리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심플하고 날카로운 고글형 디자인 애비에이터 스타일을 즐겨 착용하는 남자 스타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실제로 브래드피트, 톰크루즈를 비롯한 대다수의 헐리우드 남자 스타들은 얼굴의 2/3 이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애비에이터 스타일의 선글라스를 통해 잘 생긴 외양을 친절하게 감상할 기회를 주는데 반해 파파라치 사진에서 쌀쌀 맞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 빅토리아베컴, 제시카알바, 니콜리치 등은 큐빅이나 스와롭스키로 프레임을 장식해서 시선을 끌지라도 얼굴의 반 이상을 덮는 빅 렌즈 때문에 표정을 읽기는 힘들다.
올슨 자매부터 니콜리치까지
이 같은 빅 선글라스 파워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 스타의 패션 파워와 맞물릴 때야만 최고의 힘을 발휘하는 현 패션계의 상황을 대변한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잇 백 발렌시아가 라리엣과 루이비통 체리프린트백, 펜디 스파이백은 케이트모스, 힐튼자매, 미샤바튼, 카메론디아즈, 브리트니스피어스 등의 파파라치 사진에 자주 등장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했고, 케이트모스나 시에나밀러의 보헤미안+모던브리티쉬룩이 보호쉬크라는 표현으로 여성들을 사로잡은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하지만 빅 선글라스의 부활 바람을 이끈 선구자는 뭐니뭐니해도 올슨 자매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외모와 독특하고 자유로운 패션 감각, 음울한 화장법으로 젊은 여성들의 찬사와 질시를 받고 있는 이들은 패션 사업을 펼치고 있기도하다. 이들이 20대가 되면서 파파라치 사진에 Jacki O 빅 선글라스를 자주 착용하고 등장하면서 빈티지 스타일의 옷차림과 빅 선글라스의 차별적인 매력이 여성들의 마음을 건드린 것이다. 꾸미지 않은 듯한 쉬크한 스타일에 재키오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 모습은 바로 뉴요커들이 가장 사랑했던 재키 케네디 스타일의 빅 선글라스와 헤드 스카프를 연상시키며 강렬한 파워를 발휘했고, 여성들은 곧 할머니의 옷장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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