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인의 환상을 자아내는 문명의 발생지, 실리콘 밸리를 휘두르는 테크놀로지 파워를 자랑하는 나라, 국제적인 코튼 수출국가로 곡물가 인상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석유와 철강 등 원재자를 수입에 의존하면서 국제 원자재 인상에 고민하기도 하는 나라 인도가 패션계(특히 럭셔리 하이엔드 업계)에 ‘예쁜 시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인도는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가난하다지만 급성장하는 중산층과 국제적인 투기자본으로 더욱 부자가 되어가는 상류층이 늘어나면서 럭셔리·하이엔드 패션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정신을 중시하는 오랜 전통의 국가에서 경제적 자신감의 상징으로, 혹은 신분의 상징으로 고급 패션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고 있어, 정신과 물질의 간극을 뛰어넘는 욕망의 장치로서 패션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욕망과 자부심
오랜 역사와 이에 어울리는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도인들은 럭셔리 하이엔드 브랜드에 있어서도 아르마니(Armani) 베르사체(Versace) 브리오니(Brioni) 등 패션계의 블루 블러드, 이탈리아 디자이너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이 ‘전통과 뼈대’를 중시하는 면모는 유행(Trend)과 인기(Popularity)에 충실한 중국인들과 차별되는 점으로, 인도에 진출하는 서구 패션 브랜드들의 ‘브랜드의 정통성과 타고난 고급스러움’을 보다 강조하고, 패션의 종주국인 이탈리아·프랑스 브랜드들이 더욱 자신감 있게 진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도인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색체감각이나 그 어떤 나라보다 럭셔리 패션에 민감하고 관심이 높은 인도 남성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럭셔리 업계에게 인도는 화려한 매출의 격전지이자 파워풀한 남성복 시장의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실제로 인도의 럭셔리 어패럴 마켓의 남성복 점유율은 여성복 점유율보다 훨씬 높아 인도에서 조르지오아르마니, 까날리(Canali) 꼬르넬리아니(Corneliani) 겐조(Kenzo) 브리오니(Brioni) 팔찔레리(Pal Zileri) 제냐(Zegna) 등 럭셔리한 남성 브랜드들의 단독 매장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럭셔리 남성복 유통망 시장은 점점 더 공격적 양상을 띄는 모습이다.
남성복의 파워
인도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과 럭셔리 어패럴 부문의 파워는 통계에 의해서도 확인된다. 언스트&영(Ernst & Young)이 제시한 보고서에 의하면 2500루피 이상 가격대의 남성복을 포함한 럭셔리 맨스웨어의 시장 점유율은 11%로 여성복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차지하는 9% 점유율을 능가한다.
럭셔리 시장 성장률을 비교해 봐도 럭셔리 여성복 시장이 32~35%, 럭셔리 맨스웨어 시장의 성장률이 25~28% 정도로 기타 마켓에서보다 상대적으로 격차가 적다.
이 같은 결과는 어패럴 업체들에게 있어 인도의 남성복 마켓이 매우 매력적인 부문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으로, 경제적 여유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겪고 있는 인도 남성들이 패션을 즐기는 메테로섹슈얼한 트렌드에 빠져있다.
이 같은 욕구를 만족시키는 미적 정서를 갖고 있는 럭셔리 하이엔드 브랜드에가 인도 남성들과 잘 부합된다는 해석을 낳는다.
특히 이들 남성들은 브랜드 의상, 특히 럭셔리 의상에 민감하고 자신의 가치를 럭셔리 브랜드와 동일시 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브랜드 충실도도 상대적으로 높다. 글로벌 유통망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조르지오아르마니가 인도의 고급 뉴델리에 럭셔리몰 엠포리오(Emporio) 오픈 작업을 진행하고 남성용 맞춤 정장으로 유명한 브리오니(Brioni)가 뭄바이에 이어 델리에 또다시 매장을 오픈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인도 남성들의 고가 브랜드 선호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리오니는 인도의 럭셔리 남성 어패럴 마켓의 성장폭을 감안해 더 많은 매장을 오픈하고 투자를 강화키는 등 더 높은 수익을 산출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인도는 이제 남자가 패션을 즐기고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 더 이상 타부가 아니라는 의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럭셔리 업체들에게 인도가 예쁜 이유로 연결되고 있으며, 이는 ‘의식 전환에 따른 수요 구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욕망의 공식, 변화와 허용
럭셔리 하이엔드 업계 태생이 ‘경제적 여유’와 함께 하기 때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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