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힘, 패션의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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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4 오전 9:35:35


‘여자의 아름다움은 권력이다. 그리고 패션은 그 권력을 상승시키는 절대적인 무기다.’ 이 말이 너무 지나친 비약처럼 느껴지는가? 하지만 아름다운 외모가 아니었다면, 스타일리쉬한 패션이 없었다면 재클리 케네디가 지금까지도 여성들의 패션에 영감을 미치고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헐리우드 스타만큼의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당신의 이성은 ‘아름다움이란 피부 한 껍질일 뿐’이라고 울부짖겠지만 당신의 감성은 아름다움을 흠모하고 동경하기 마련이다. 설령 그 대상이 ‘적국의 여인’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실제로 최근 영국을 방문한 프랑스 대통령 샤르코지의 부인, 칼라 부르니에 대한 영국인들과 매체의 광적인 반응을 보면 아름다움, 특히 그 아름다움을 끌어올리는 패션이 사람에 대한 평가를 극과 극으로 구분시키는 무서운 장치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한다.


칼라 부르니에 대한 극과 극의 평가
이탈리아 출신의 패션모델이자, 샹송 가수인 칼라 부르니가 영국 땅을 밟자마자 언론은 그녀에게 재클린 케네디와 그레이스 켈리, 심지어 다이애나 전 황태자의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호들갑을 떨었다. 세상의 여성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아름다움과 스타일 감각, 그리고 권력을 가졌던 세 여성의 이름이 칼라 부르니와 나란히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제껏 그녀를 천박한 바람둥이로 몰아댔던 영국 언론이 그녀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으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프랑스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온 영국 언론은 칼라 부르니와 샤르코지의 열애설이 나오자마자 믹재거, 애릭클랩튼, 도날드트럼프, 빈센트페레즈 등 그녀와 사귀었던 남성 목록을 줄줄이 읊어대며 방종하고 끼 많은 여자, 심지어 ‘돈과 명예에 굶주린’ 유부남 킬러로까지 그녀를 묘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국 방문 내내 우아하고 절제된 크리스챤디올 룩을 선보인 칼라 부르니의 모습에 영국 언론은 삽시간에 무릎을 꿇고, 아름답고 스타일리쉬한 그녀와 비교해 너무나 부족한 자신들의 황태자비 까밀라의 촌스러운 패션 감각을 비꼬는 기사를 싣게 돼 버린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칼라부르니의 품격있는 영부인 룩을 만들어낸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영국 출신의 존갈리아노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자존심을 챙기는 모습이었지만, 칼라 부르니의 스타일 파워 앞에 영국 언론이 무릎을 꿇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요약하자면 국제적 바람둥이로 치부되었던 여자가 품격있는 디올 꾸튀르 의상을 통해 단숨에 ‘영부인의 지위에 걸 맞는 여성으로 인정받게 된 것으로, 그야말로 패션 파워를 제대로 보여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크리스챤 디올의 힘
그렇다면 칼라 부르니의 이미지를 단숨에 끌어올린 ‘영부인 룩’은 어떤 것이었을까? 간단히 표현하자면 ‘심플하지만 세련되고 쉬크하면서도 클래식한’ 프렌치 스타일이 그 주인공이다.
디자이너 존갈리아노가 이렇게 점잖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레이와 블루를 기조로 한 그녀의 옷차림은 품격있고 세련되면서도 ‘노숙하지 않은’ 스쿨걸과 영부인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뒤섞은 스타일로 정리된다. 윈저궁을 방문했을 때는 허리에 가느다란 리본 장식이 달린 챠코일 그레이 수트를 입고 등장, 트렌디하면서도 클래식한 프렌치 스타일을 선보였고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는 몸에 피트되는 심플한 그레이 드레스 와 네이비 컬러 코트 앙상블로 스쿨걸 룩 감성을, 또 연회에 참석할 때는 자연스럽게 늘어지는 실크 쉬폰 슬리브가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블루 가운을 선택해 단조로운 블랙보다 세련되고 쉬크한 멋을 살렸다. 특히 사랑스러운 피터팬 카라가 달린 그레이 코트와 50년대 풍 액세서리, 플랫수트로 마감한 옷차림은 클래식한 프렌치 쉬크가 어떤 모습인지를 제대로 드러났다는 평이다.
이처럼 모델 출신인 만큼 화려한 옷차림을 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블루와 그레이 같은 톤 다운된 컬러를 기조로 심플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세련됐지만 지나치지 않은 클래식 프렌치 스타일이 영국을 열광시킨 ‘영부인’ 칼라 부르니의 스타일 비법인 셈이다. 또 독일 출신의 칼라거펠트가 지휘하는 샤넬(chanel) 보다는 존갈리아노라는 ‘영국적 배경’을 가진 프랑스 라벨 ‘크리스챤 디올’을 선택함으로써 영국인들의 친근감을 자아낸 것도 자신을 조롱했던 영국 매체를 자기편으로 만든 칼라 브루니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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