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패스트패션의 대명사 「자라(Zara)」의 모기업 인디텍스(Inditex)가 파죽지세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인디텍스는 2007년 기준 전 세계 68개국에 3691개의 매장을 확보, 글로벌 시장의 유통면적을 16% 끌어 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중 아시아와 태평양 시장에 25개, 러시아에 21개 신규 매장이 오픈되는 등 유럽에 주력했던 기존의 유통정책이 새로운 매출처로 각광받는 아시아와 러시아로 옮겨지는 분위기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21개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 등 매장수가 50개로 급증했으며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시베리아 등 동유럽 지역에도 인디텍스 산하 라벨의 매장에 고루 들어서는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여기에다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시장의 유통망도 98개에 달하는 등 인디텍스의 글로벌 파워는 가히 무한도전 급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같은 성장의 바탕에 「자라」 「키디스클래스(Kiddy’s Class)」 「마시모두띠(Massimo Dutti)」 「버쉬카」 등 인디텍스 산하 라벨들의 내실있는 매출이 뒷받침하고 있어 단순한 몸집불리기가 아닌 실속있는 성장이라는 점에 의미가 깊다.
신규 시장, 매장 오픈 줄이어
지난해 인디텍스는 과테말라, 크로아티아, 오만, 콜롬비아 등 그동안 패션가에서 상대적으로 외면 받던 시장을 포함한 50개국에 매장을 오픈했고 올 2008년에는 한국, 우크라이나, 이집트, 몬테니그로 등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와 동유럽 등 성장성 있는 시장 진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 시장 외에 패션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 첫 번째 매장을 열게 됨으로써 아시아·태평양 마켓의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인디텍스는 한국과 일본, 중국을 매출이 높은 중점 시장으로 구분하고 이 지역 매출 성장을 그룹 차원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자라의 힘, 인디텍스의 힘
그렇다면 스페인 하이스트릿 패션의 세계화 물꼬를 튼 인디텍스, 그리고 인디텍스의 대표적 산하 라벨 ‘「자라」의 파워’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도미니크드솔레가 퇴진 한 후 수익중심형 경영을 선포한 구찌의 CEO 로버트플랫이 구찌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사업모델로 일컬으며 더욱 화제가 된 ‘인디텍스-자라’의 비즈니스 시스템은 한 마디로 소비자에게 팔리는 아이템을 급속도로 유통순환 시키고 재고량은 최소화 시키는 스피디한 유통 모델이다. 일각에서는 디자이너의 런웨이에 오른 제품을 값싸게 카피하는 ‘카피브랜드’로 치부하고 있지만 자라의 유통 모형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패션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익 벤치마킹으로 자리잡았고 「망고(Mango)」나 「꼬르떼피엘(Cortefiel)」 「쁘로노비아스(Pronovias)」 등 후발 스페인 라벨들이 글로벌 패션가에 진출하게 될 토양이 되기도 했다.
15년 전 「자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스페인은 패션 수출국이 아니었다. 하지만 ‘값싸고 트렌디하고 발 빠른 아이템 순환’ 이라는 기발한 콘셉트를 들고 나온 자라의 활약으로 스페인 하이스트릿 라벨은 글로벌 말하는 의미있는 지위에 오르게 되었으니, 「자라」의 힘은 곧 인디텍스의 힘이자 스페인 어패럴 산업의 깃발이라 하겠다.
제조유통·시간절약형 구조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인디텍스 특유의 수직적통합적인 제조·유통 시스템이다. 제품의 제조·도매·매장 사업을 중앙집권적 체제로 운영하는 이 같은 시스템은 한동안 유럽 패션가에서 시대에 뒤쳐진 것으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 모형은 소비자들의 욕구에 재빨리 반응한 제품을 빠른 시간 내에 생산, 유통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소비자의 변덕스런 취향변화가 두드러진 작금의 어패럴 환경에서 다시금 장점이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68개국에 3691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인디텍스는 스페인 알텍시오 지역에 위치한 본사 근처에 11개 생산 공장을 두고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했다. 이 뿐 아니라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패브릭도 스페인 국내나 포르투칼, 모로코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에서 소싱, 불필요한 시간 투자를 극소화 시켰다. 즉 제품의 디자인과 로지스틱스, 유통 단계를 수직적으로 통합시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앙집권적인 사업 모형이 인디텍스의 성공을 가져온 가장 큰 기반인 셈이다.
타겟에 맞춘 패션 체인들
인디텍스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고객과 밀접하게 반응하는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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