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약하자면 하이엔드 패션은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드라마 ‘Sex & the City’가 시작되기 전과 후가 그것이다.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만 상대할 것 같던 디자이너 브랜드를 햄버거만큼이나 친숙한 이름으로 만들어낸 Sex & the City는 그 자체로 하나의 ‘하이엔드 패션 교과서이자 광고판’이었고 ‘욕망의 생성장치’였다. 여자들은 대책 없이 마놀로블라닉(Manolo Blahnik) 하이힐에 환상을 키웠고 지미추(Jimmy Choo) 백을 구입해야 할 것 같은 조급증이 생겼는가 하면 18K 네임플레이트 목걸이와 마크제이콥스 챰 팔찌 하나를 장만 안 하면, 구시대 인물로 밀려나는 것만 같은 슬픔을 느꼈다. <편집자주>
Sex & the Style?
2008년 개봉 예정인 영화 ‘Sex & the City’는 애매모호하게 매듭지었던 TV 드라마와 연속선상에 놓인 이야기로 구성됐는데, 여성들은 캐리가 미스터빅과 결혼을 하던 이혼을 하던 이번엔 어떤 패션 스타일이 화면을 채울까 기대감이 더하다.
실제로 보헤미안적이고 독특한 감성의 스타일리스트 패트리시아필드가 드라마에 배치한 크리스챤디올 새들백부터 로베르토까발리의 컬러풀한 드레스는 드라마를 타고 광고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얻었다.
‘Sex & the City’를 시청하는 여성들은 한 편의 잘 정돈된 패션 PPL 광고를 보면서도 뭔가 충족된 것 같은 흡족한 한숨을 내쉬며 즐거워만 했다. 독신녀들의 사랑과 일을 그렸던 이 드라마는 의도했건 아니건 여성의 감성을 대변한 글로벌한 패션 드라마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한마디로 ‘Sex & the City’가 아니라 ‘Sex & the Style’ 이었던 셈.
그런데 이제 ‘Sex & the City’가 영화로 제작되면서 여성들은 또다시 잘 다듬어진 패션 PPL(Product Placement) 화면을 보며 타는 목마름에 시달리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 ‘Sex & the City’ 이후 글로벌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한 사라제시카파커(캐리브래드쇼우 역)는 ‘비튼(Bitten)’이라는 어패럴 라인과 ‘러블리(Lovely)’, ‘코벳(Covet)’ 등의 향수를 통해 성공적인 패션사업가로 변모하며 여전히 스타일을 이끌고 있으니 영화에서 캐리브래드쇼가 어떤 스타일로 나올 지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을 통해 슬쩍 흘러나온 이미지 컷을 보면 캐리가 비비안웨스트우드(Vivien Westwood)의 가운을 입고 결혼을 하고, 사만다가 2008 로베르토까발리 컬렉션에 등장했던 백을 들고 있고, 크리스챤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슈즈가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것만 봐도 이 영화가 여자의 패션 심상을 얼마나 건드릴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패션계 또한 돈을 퍼부은 광고보다 훨씬 브랜드와 아이템 광고에 효과적이었던 ‘Sex & the city’의 반사이익을 노리고 직간접적으로 의상을 담당한 패트리샤필드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져, 제5의 주인공이라고 할 패션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얼마나 매출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은밀한 money 커넥션, PPL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과연 영화 속에 등장하는 패션 브랜드들은 돈을 지불하고 출연(!) 했을까? 물론 일부는 패트리샤필드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제품이기도 하지만 현재 떠도는 말들을 들어보면 패션하우스들이 연줄을 통해 PPL 댓가로 돈을 댄 것이 사실인 듯 하다.
물론 은밀하기론 스파이 못지않은 패션하우스들은 ‘돈을 주고 PPL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 말이다. 실제로 메이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수개월 동안 전화와 직접 대면을 통해 PPL을 간청했으며 고가의 의류와 쥬얼리가 영화에 등장하는 만큼 영화사가 지불한 관련 보험금만 2000만 달러를 넘었다.
배우보다 의상에 더 많은 안전요원이 달라붙는 희극이 벌어졌으며 입셍로랑(Yves Saint Laurent), 비비안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지미추(Jimmy Choo), 티비(Tibi), 마르니(Marni) 등의 의상이 등장하는 스틸 컷이 슬쩍 흘러나와 일찌감치 기대감을 부풀렸다. 또한 사라제시카파커는 지난해 8월부터 80여개 의상의 피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영화 속에 등장할 그녀의 스타일이 더욱 기대감을 자아낸다.
그렇다면 영화 속의 PPL은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 이번 PPL 작업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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