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속옷이 작아지고 있다. 지난 70년간 맨스 언더웨어의 상징(!)으로 자리해 왔던 박서 쇼츠가 슬림 수트의 인기로 인해 옷장 뒤 구석으로 밀려났다.
‘디올옴므(Dior Homme)’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슬림핏 수트가 이제 럭셔리 브랜드부터 하이스트리트까지 전파돼 점점 더 피트해지는 수트 아래 입기에는 박서 쇼츠의 부피감이 부담스러워졌던 것이다.
결국 트렌드에 발맞추자니 옷태를 살려주는 브리프 쪽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36억 달러 규모의 북미 언더웨어 마켓 또한 지난 2년간 박서 쇼츠보다는 좀더 패셔너블한 브리프가 남성 언더웨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이제 박서 쇼츠는 로우라이즈 브리프에 왕관을 넘겨줘야 할 판국이다.
전문가들은 겉옷의 선이 망가지지 않게 재단된 그레이?올리브 등 뉴트럴한 컬러의 심리스 로우라이즈 브리프가 남성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패션에 민감해진 남성들의 움직임을 반영한다면서, 디자이너 수트에 맞는 좀더 타이트하고 슬림한 브리프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결과 이제 앞트임(fly)이 있는 부피있는 박서 쇼츠의 시대는 끝나고 여성들의 브리프 만큼이나 매끈해진 앞트임 없는 브리프의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박서 쇼츠에 미련을 갖고 있는 남성들이라면 좀더 매끄럽고 가벼운 소재로 타이트하게 몸을 감싸주는 심리스 박서컷 브리프를 선택할 수 있으니 그다지 기죽을 필요는 없다.
또한 남성들도 여성들만큼이나 소재나 바느질에 민감해져 솔기가 없고 활동의 편이성을 도와주는 하이테크 섬유가 가미된 언더웨어가 선호되고 있다. 패브릭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이래저래 가속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찌감치 화이트 브리프만 입은 남성 모델을 내세운 빌보드 광고를 해온 캘빈클라인(Calvin Klein)은 그야말로 혜안을 갖고 있던 셈이다.
캘빈클라인은 최근 25주년을 기념해 배우 드지몬혼수를 내세운 뉴 컬렉션 ‘스틸(Steel)’을 선보였는데 웨이스트 밴드에 캘빈클라인의 이름을 크게 새겨놓은 브리프를 찾는 남성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여성들의 몸매 강박증을 유발했던 패션 트렌드가 남성복에도 전파되면서 남자들의 몸매 가꾸기 고민도 나날이 늘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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