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규제의‘새깅진(sagging jeans)’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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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8 오전 11:57:59

힙합과 젊은 거리의 흑인 청년들의 상징인 새깅진(sagging jeans)을 공공장소에서 착용하면 이제부터 범법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미국의 일부 마을에서는 말이다. 누드 해변과 스트립 클럽이 관광명소로 자리한 21세기에, 무슨 춘향이 옷고름 매는 소리냐 싶겠지만 지난 6월 11일 기준으로 미 루이지애나 델캄버 타운에서 속옷이 드러날 정도로 허리선을 아래로 늘어뜨린 새깅진을 입고 돌아다니면 500달러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서 구류를 살아야 한다. 맨스필드 타운의 경우 9월 15일부터 팬티가 드러나는 새깅진을 입을 경우 150달러 이상의 벌금이나 15일 구류를 선고받게 된다. <편집자주>


힙합과 흑인에 대한 도전?
새깅진 규제 바람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쉬레브포트시 또한 새깅진 규제 법안을 거의 완성시켰고, 알렉산드리아 시의회는 허리선에서 3인치 미만으로 내려가는 새깅진을 입을 경우 200달러의 벌금을 물거나 공공봉사 선고를 내리기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6개의 타운과 애틀란타, 코네티켓 등지에서도 새깅진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 작성에 나서면서 힙합의 상징이자 급진적인 자유분방함의 상징인 새깅진이 본격적인 철퇴를 맞는 분위기다.
새깅진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도하게 팬티가 드러나거나 심지어 엉덩이 아래까지 걸쳐지는 새깅진은 사회의 도덕적 문란과 ‘불쾌함’을 자아낸다며 이제 적정한 규제가 필요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규제 반대자들은 힙합과 흑인의 뿌리를 같이하는 새깅진에 대한 규제는 새깅진과 힙합을 좋아하는 젊은 흑인들에 대한 인종적 차별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나와 가뜩이나 인종적 문제에 예민한 미국내 흑인들의 심사가 즐겁지 않은 모습이다.
사실 새깅진은 여러가지 면에서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달갑지 않은 면을 갖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새깅진의 기원은 감옥에 갇힌 죄수들의 폭행이나 자살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헐렁한 죄수복 바지에 벨트를 착용하지 못했던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백인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감옥 생활을 많이 하는 흑인 청년들이 감옥에서 나오면서 익숙해진 탓인지, 혹은 또래 집단의 영향 때문인지 헐렁한 바지에 벨트를 매지 않고 흘러내리게 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거리에서 시작된 갱스터래퍼, 그리고 좀더 메인스트림적인 힙합 래퍼들이 이 같은 새깅진을 약속이나 한 듯이 착용하고 등장하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던 자유분방한 젊은 영혼들이 너도 나도 새깅진을 입기 시작했다.
지금은 피부색과 사회적 계급에 관계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새깅진의 매력에 동참한 것이 새깅진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패션의 본고장이라 주장하는 파리나 런던의 중산층 백인 청년들도 벗겨질 듯한 새깅진을 보란 듯이 입고 다녀 흑인·감옥·힙합의 상징이었던 새깅진은 그야말로 미국 패션계의 자랑스런(?) 패션 수출품으로 자리한 셈이다.
일부 까칠한 평론가와 흑인들은 이처럼 마이너적 태생 배경을 갖고 있는 새깅진에 대한 규제는 곧 흑인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백인 집단들이 ‘사회 도덕’이라는 거창한 틀을 들이밀며 흑인의 문화를 저급하고 사회악이라고 낙인찍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나서, 새깅진 규제 바람이 한동안 잠잠하던 흑백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옷, 집단적 동질감의 상징
얼핏 생각하면 단순한 옷에 불과한 새깅진이 왜 이처럼 사회적 반발과 논쟁, 심지어 인종차별적 문제까지 연류시키는 동인으로 자리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옷이라는 것이 단순한 패션을 떠나 집단적 동질감을 담고 있는 심리적 장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얼마 전 프랑스에서 헤드스카프, 히잡을 학교에 착용하고 오는 것을 규제하면서 프랑스계 이슬람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적·정치적 전통에 대한 차별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터키 대통령 압둘라굴의 부인은 다른 무슬림 국가들과 달리 여성들의 히잡 착용이 많지 않은 터키의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공식석상에 히잡을 착용하고 나와 터키인들 사이에 논쟁을 낳았던 것처럼, 옷은 사회 심리적 마인드를 전달하는 수단이자 동질감을 교류하는 집단 간의 약속으로서 외부의 세력이 이를 규제하려 들 경우 그 사회에 대한 일종의 도발로 인식된다.
그런 만큼 다양한 옷차림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용적이었던 미국에서 흑인의  문화 심리와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는 새깅진을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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