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몸매가 변하고 있다. 흔히 여성하면 떠오르는 글래머러스한 콜라병 몸매는 가고, 이제 대다수의 여성들의 몸매는 너무 슬림해서 허리선의 경계가 없거나 칼로리 과다로 허리선이 바깥으로 강화된(!) 통짜형 몸매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소피아로렌이나 마릴린몬로 등 클래식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굴곡있는 몸매는 이제 베티붑 만화에서나 찾는 편이 현명할 듯.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된다면 여성들의 가슴과 힙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허리가 외곽쪽으로 진군하면서 결국은 전통적인 여성의 신체형은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서구 패션계의 진단이다.
비만해지는 여인들
영국에서 조사된 바에 의하면 지난 50년간 영국 여성들의 평균 허리 사이즈는 6.8인치 증가한 34인치로 밝혀졌다.
런던컬리지(Unversity College London)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조사에는 남녀 9000명이 참가했는데 남성들의 체형 또한 비슷한 수치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한 때 창백한 피부와 푸른 눈, 팔다리가 길쭉한 인간들의 세상처럼 묘사됐던 영국이 점점 비만국가로 진입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지난 12년간 2~10살 사이 어린이들의 비만률이 10~17% 증가, 2050년쯤에는 영국인들의 비만도가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급속한 체중 증가와 체형 변화의 원인은 당연히 과도한 칼로리 섭취와 자동차, IT 문화 발달로 움직일 기회가 적어진 것이 원인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만인 나라로 꼽히는 미국의 경우, 여성의 62%가 과체중이며 34%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연방건강통계센터 자료).
일종의 ‘비만 트렌드’의 진행으로 인해 심장병과 당뇨병, 고혈압 같은 성인병이 건강적인 측면에서 큰 문제가 된다면 패션계는 이들의 변형된 체형을 제대로 반영한 사이즈 스펙을 새로 구성해야 하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체형 변화가 피할 수 없는 사실로 자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식증을 유발시킬 정도로 깡마른 여성들이 아름답다는 시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의학계에서도 비만이 깡마른 것보다 건강상으로 더 위험하다는 각종 자료를 내세우며 체중조절을 권하고 있어 패션계가 비만해진 여성들의 몸을 고스란히 반영한 사이즈 스펙을 구성할 경우, 사회적 문제가 돼가고 있는 비만을 더욱 조장(?)하게 될 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패션계는 어떻게든 이 같은 체형 변화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대체적인 방안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기존의 사이즈 스펙을 유지하되 풍만한 체형을 반영한 플러스 사이즈를 추가하는 방식을 취하거나 플러스 사이즈 라인을 따로 론칭하거나, 설사 체형이 변했더라도 더 큰 사이즈를 입는 치욕(!)은 피하려 하는 여성들을 위해 눈속임 사이즈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플러스 사이즈와 눈속임 사이즈 사이에서
미국 여성들이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로 여기는 사이즈는 8사이즈지만, 사실상 미국 여성들의 40% 이상은 16사이즈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니 이는 곧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류의 평균 사이즈가 16사이즈-즉, 플러스 사이즈라는 해석이 나온다(美 Retail Forward 조사).
그 결과 2000년도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플러스 사이즈 의류의 매출이 급증 추세를 나타나고 평균 12~16사이즈를 입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새로운 직업군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으며, ‘Big is beautiful’이라는 모토 아래, 모델 에이전시 윌헬미나가 주관하는 ‘빅사이즈 모델’ 찾기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했다.
조사에 의하면 美 플러스 사이즈 여성복 어패럴 시장 규모는 지난 1996년의 78억 달러에서 2000년에는 320억 달러로 급팽창했으며, 2005년에는 47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이는 곧 신규 고객을 포섭,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신천지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많은 업체들이 플러스 사이즈를 추가하거나, 아예 플러스 사이즈 전용 라인을 론칭하는 일에 뛰어들게 됐다. 문제는 플러스 사이즈를 입는 여성들이 더 이상 포대 자루처럼 사이즈만 크고, 멋대가리 없는 아줌마 옷 같은 스타일에 만족치 않다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패션에 민감한 여성들은 플러스 사이즈라도 트렌드와 패션 감각을 고양하고 그들의 체형적 결점을 제대로 보완해주는 스타일리쉬한 의류를 찾기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거 안일한 태도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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