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대 패션계를 휩싸고 돌았던 럭셔리 브랜드 인수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것일까?
러시아, 중국, 인도 시장의 뜨거운 럭셔리 사랑과 한창 불붙었던 글로벌 증권시장의 활황으로 인해 유동자본이 증가하면서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큰 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특히 지난 90년대 인수바람이 어패럴 관련업계 내부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지금의 움직임은 자본력이 풍부한 사모펀드(Private Equity Firm)들이 돈 되는 시장인 패션 사업을 새로운 투자처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성격에 차이가 있다.
사모펀드들, 새로운 투자처 눈독
글로벌 마켓 투자로 막강한 자본을 확보한 사모펀드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벗어나 아예 M&A 전문 기업적 모습으로 변모한 것은 지독한 자본의 생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하는 이머징 마켓에서 짭짤한 경험을 한 이들은 돈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속성을 가졌는데, 매년 8% 이상 성장하고 있는 럭셔리 패션 시장의 성장성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변동폭이 극심한 투자 펀드업의 약점을 럭셔리 패션 사업을 통해 일정 부분 균형을 맞추겠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이는 실제로 사모펀드 ‘베어스턴스머천트뱅킹(BearStearns Merchants)그룹’의 존 D. 하워드 최고경영자(CEO)는 프리미엄 청바지 라벨 ‘세븐 포 올 맨카인드’(Seven for All mankind) 지분 절반 이상과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스튜워드위츠먼 홀딩스’의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힐코 컨슈머캐피탈(Hilco Consumer Capital)’과 영화 제작사 하비 웨인스타인은 전통을 자랑하는 고가 브랜드 ‘할스톤(Halston)’을 인수 한 바 있다.
또한 드라마 ‘섹스앤더시티(Sex&the City)’를 통해 여성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슈즈 브랜드로 자리잡은 ‘지미 추(Jimmy choo)’는 얼마 전 ‘타워브룩 캐피탈 파트너스(TowerBrook Capital Partners)’의 투자금 3억5000만달러를 확보했고 ‘어팩스파트너스(Apax Partners)’는 토미힐피거(Tommy Hilfiger)를 16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질샌더는 영국의 사모펀드 ‘체인지 캐피탈 파트너스’에 1억2500만 달러에 인수되면서 프라다 그룹과의 질긴 인연을 끊기도 했다.
한편 패션계에서는 유동자본의 압박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는 프라다 그룹이 프라다(Prada) 브랜드를 매각 시장에 내놓았고 영국의 사모펀드인 ‘페르미라’와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유럽의 사모펀드 퍼미라(Permira)가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발렌티노(Valentino)의 지분 30%를 인수해 대주주가 되는 등 럭셔리 패션시장에서 사모펀드들의 입김은 더 거세지고 있다.
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인가?
9월 들어 프라다(Prada)와 살바토레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가 사모펀드에 인수되거나 투자금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로베르토까발리(Roberto Cavalli) 또한 브랜드 성장을 위해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사모펀드와 럭셔리 브랜드의 이합집산 향방을 전망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몇 년 동안 웨이팅리스트 대기는 기본이라는 ‘버킨(Birkin)’ 백으로 유명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Hermes)는 또한 내년 중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본력 풍부한 큰 손들의 군침을 돌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이 성장세를 타고 있는 지금이-물론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글로벌 머니 마켓에 짙은 그림자가 예상되긴 하지만-패션 하우스 입장에서는 브랜드 성장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일 뿐 아니라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사모펀드의 입장에서는 이머징 마켓의 수요 증가로 성장 순풍이 기대되는 럭셔리 사업이 한동안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양측이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 맞물려 사모펀드의 럭셔리 사업 진출을 촉발시킨 셈.
그렇다면 프라다를 위시해서 발렌티노, 페라가모 등 이탈리아 패션하우스들이 사모펀드들의 주타겟이 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들 패션하우스가 전문 경영인보다는 가족경영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시장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체계적인 브랜드 성장에 한계를 느끼게 된 것이 사모펀드의 입질을 끌어당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럭셔리 시장의 양대 산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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