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카피, 법으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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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4 오후 9:54:44

클로에(Chole)의 런어웨이에 올랐던 원피스를 속보이게 카피, 클로에의 항의를 받자 제품을 매장에서 모두 환수하고 피해보상금을 지불하는 소동을 벌였던 영국의 하이스트리트 라벨 「톱숍(Topshop)」이 이번에는 디자이너 롤랑뮤레(Roland mouret)의 핑크색 드레스를 카피하면서 디자인 카피 문제가 재점화 되고 있다. 빅토리아 베컴이 LA에 도착할 때 입었던 화려한 꽃 핑크 컬러의 롤랑뮤레 드레스(일명 ‘Moon dress’)와 「톱숍」이 선보인 핑크 드레스가 쌍둥이라고 할 만큼 디자인과 스타일이 너무 닮아 「톱숍」의 얍삽한 디자인 카피 정책이 눈총을 받고 있다. 시리즈로 엮는다. <편집자주>

「톱숍」, 이번엔 롤랑뮤레의 디자인 카피

현재 「톱숍」 매장에서 단돈 60파운드에 팔리고 있는 이 드레스는 이름마저 ‘빅토리아(Victoria)’라고 붙여 롤랑뮤레의 디자인 카피는 물론, 빅토리아 베컴의 상업성까지 대놓고 이용하는 느낌이 강한데, 이 제품을 디자인한 「톱숍」의 디자이너 레어(Rare)는 평소 셀러브리티들과 캣워크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을 뿐이라는 오묘한 표현으로 논란을 슬쩍 비껴가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1000파운드 짜리 오리지널 제품과 60파운드 짜리 제품의 가격차이다. 현재 영국에서만 5천 벌이 팔린 것으로 알려진 빅토리아 드레스의 파워를 감안하면 롤랑뮤레측이 변호사를 대동하고, 곧바로 소송을 걸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재미있는 점은 늘 지적해왔지만 ‘하이스트리트 라벨의 디자인 카피’가 그야말로 마법수준이라는 점이다. 빅토리아 베컴이 LA 갤럭시 구장에 문(Moon) 드레스와, 발렌시아가 무도회 슈즈와 에르메스 버킨백을 들고 등장했을 때 이미 런던 옥스퍼드가의 「톱숍」 매장에 ‘빅토리아’ 드레스가 판매됐고, 며칠 안가 다른 매장에서도 해당 제품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오리지널과 카피 제품이 쌍생아처럼 동시에 출연하는 셈. 「톱숍」은 카피 티가 확연한 빅토리아 드레스를 그레이, 블랙 컬러로도 선보여 부가 매출을 구축하는 영리함도 보이고 있다.


디자이너 저작권 투쟁 조짐
그간 럭셔리 업계가 하이스트리트 라벨들의 디자인 카피를 슬쩍 눈감아왔던 것이 사실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클로에를 비롯한 하이엔드 라벨들이 자신의 ‘디자인 저작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상징성이 크다.
1990년대 말 아시아를 휩쓴 IMF,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침체를 겪으면서 ‘패션은 예술이 아닌 사업’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깨달은 럭셔리 업체들이 경영과 유통에 잔뼈가 굵은 전문 경영인들을 영입했다. 수익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들 업체들은 바윗돌을 뚫는 물방울처럼 디자이너들의 노력을 새치기 해가는 디자인 카피 관행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디자이너 니콜밀러, 나르시스로드리게즈 등은 상원의원 챨스. E, 슈머와 손잡고 ‘해적판 디자이너 방지 법안(Design Piracy Prohibition Act)’을 제창, 싸구려 패션 이미테이션에 대응하는 법안 통과를 꽤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디자이너들의 산고 끝에 나온 디자인은 저작권법안에 의해 보호받아야 마땅하며, 설사 모방이 디자이너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일종의 ‘헌사’라 할지라도 더 이상 이런 관행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책이나 영화처럼 디자인도 일종의 지적 재산권이지만 법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해당 법안을 지지하고 있는데 지난 4월 하원에 소개된 이 법안에 의하면 디자인을 카피한 사람(혹은 업체)을 고소하고 25만 달러까지 손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해당 제품은 전면 폐기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반면 기존의 법은 디자이너 라벨이 카피제품을 직접 찾아내 확인, 소송을 걸어도 카피한 업체가 ‘그냥 오리지널을 참조했다’고 밝힐 경우, 법정 밖에서 유야무야 해결되는 정도로, 디자인 해적질을 적극적으로 금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번 법안은 ‘디자인을 고스란히 베낀 상품’과 ‘조금 비슷한 정도’인 제품을 구별하도록 규정해 그동안 “아이디어만 슬쩍 빌려왔을 뿐 베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구렁이 담 넘듯 사태를 모면해온 ‘디자인 카피’업체들이 일정 부분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 요점이다.
지난 1996년 케네디쥬니어와 결혼한 캐롤린비셋의 드레스를 제작했지만 800만 벌의 카피 드레스가 시장을 장악, 눈뜨고 디자인(매출)을 도둑 당했던 로드리게즈는 이 법안을 적극 지지하면서 디자인 카피는 단순히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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