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깽이에서 어린모델 퇴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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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7 오전 11:58:17

거식증에 시달린 모델 두 명이 연속적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말라깽이 모델 논쟁이 패션과 정치, 심리, 사회학이 뒤엉킨 복잡한 드라마를 연출하며 몇 달 동안이나 우리 귀를 지겹게 하더니 드디어 예상치 않은 반전이 일어났다. 그 전말을 취재했다. <예정현 기자>

작년 말 스페인에서 체질량지수(BMI)가 18에 못 미치는 모델을 런어웨이 무대에 올리지 못하게 하고, 이탈리아에서도 인종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체질량지수를 마련해 이 조건에 합당하는 모델들에게만 라이선스를 발급해 캣 워크 쇼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었다.
이어 미국과 프랑스패션조합의 대표자들이 만나 영양학자와 심리학자와 함께 모델의 건강과 병적인 말라깽이 모델들이 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아름다움에 대한 왜곡된 기준과 여성들의 거식증 유발-에 대한 책임과 대책을 논의하는 등 어떤 조치를 취하려는 몸짓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만해도 디자이너의 예술적 창의성과 자유, 선천적으로 마른 모델들의 인권 등을 주장하며 말라깽이 모델 논란을 비껴가는 몸짓을 보였던 런던 패션이 16세 미만의 모델은 런 어웨이 쇼 무대에 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어린 패션 모델에 대한 논쟁 점화
최근 영국에서 패션과 건강전문가가 참석된 토론에 참가한 일부 패널은 16세 미만의 소녀들은 아직 신체적으로 미성숙해 깡마른 모델을 트렌드화 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뿐 아니라 한창 성장기에 극심한 다이어트와 거식증에 시달리며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적인 학대에 노출돼 있다면서 아직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 나이의 소녀들이 보호자 없이 욕망과 경쟁, 섹스가 뒤엉킨 패션계에 무방비로 방치하는 것은 예술을 빙자한 병적인 탐미주의자들의 타락한 욕망이라고 비난하며 패션계의 도덕성을 질타했다.
단순히 거식증에 시달리는 모델에서 시작된 말라깽이 논쟁이 이제 완전한 여성의 몸을 갖지 못한 어린 모델들의 성적 약탈과 보호 문제로 발전된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20세만 되도 노땅 취급을 받으며 10대 중반, 심지어 10대 초반의 어린 모델들을 여인처럼 꾸며(!) 무대에 올리는 기형적인 패션계의 트렌드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서 신체?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어린 소녀들을 성인 여성처럼 가학적으로, 피학적으로, 혹은 성적 탐미의 대상으로 표현하는 패션계 관행이 정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즉 어린 소녀를 성적 대상으로 표현하는 이 같은 방식은 일정의 성적착취, 나아가 소아성애적 관음주의를 용인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그렇다면 말라깽이 모델 논란이 시작되면서부터 자신들은 선천적으로 마른 체형이며, 특정 사이즈를 기준으로 모델의 활동 유무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 침해라고 주장해온 모델들은 이 같은 연령 논란을 어떻게 생각할까?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패션 모델들
세계적인 런던 컬렉션을 주관하는 영국패션위원회(British Fashion Council)는 최근 모델들을 대상으로 ‘0 사이즈 모델 논란’에 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에 참가한 모델들의 대부분은 모델의 체중을 측정, 활동유무를 결정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고 부당한 행위이며 ‘사이즈 0 사이즈’의 옷은 실제로 구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모델 체형에 어떤 재갈을 물리는 것에 반대하는 시각을 보였다.
거식증 문제 또한 체중 조절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 아니라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취약한 작업 환경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일부 모델들은 그 동안 계속 말라야 한다고 압력을 가해 온 패션계가 이제 특정 체질량지수를 만족시켜야 무대에 설 수 있다고 강요한다면 모델들의 설 곳이 어디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런 반응을 보면 모델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며 시작됐던 ‘말라깽이 모델 퇴출 논란’이 오히려 모델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두려운 장치처럼 변모했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현재 패션계에서 환영받고 있는 러시아나 동유럽 모델들의 대부분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에 떠밀려 어린 나이부터 서구 패션계에 모델로 진출한 경우가 많고, 선천적이건 혹은 극심한 거식증 때문이건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패션계에서 그들의 고국에서 벌 수 없는 많은 돈을 벌며 가족을 부양하고 금전적 만족을 얻어왔기 때문에 그들을 런어웨이 쇼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곧 사형선고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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