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불고 있는 매장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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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2 오전 11:32:55

이제는 먼 과거처럼 되어버린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자본주의의 물결에 빠져든 러시아. 어둠의 사업을 통해 자본을 축척하거나 외국과의 교역을 중개하면서 일어난 신흥부자로 인해 러시아는 폭풍 같은 상거래의 활성기를 맞고 있다. 언제나 새로운 시장을 찾고 고객을 찾는 어패럴업계 또한 억눌렸던 미에 대한 욕구를 분출하고 있는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금지되었던 서구의 화려한 브랜드들의 매력 앞에서 소비자들은 참았던 구매욕과 소유욕을 쏟아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마약과 매춘, 마피아, 주류 거래 같은 어두운 서구 문명의 유입으로 개인의 부를 창조하고 이를 통해 러시아의 소비경제―특히 어패럴과 유흥 부문―가 활성화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지만, 신규 시장이 절박한 어패럴업계는 ‘돈 쓸 준비가 되어 있는’ 러시아시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러시아 소비자들이 ‘서구의 유명 의류’에 매료되었다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 러시아 어패럴 시장의 매장 경쟁을 의미한다. 준비된 소비자와 적극적인 브랜드의 중간에서 양쪽을 만나게 해주는 유통매장 경영자들이 러시아 어패럴업계의 새로운 파워 싸움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고객과 입점 브랜드 모두에게 좀더 달콤한 환경을 제공해 러시아 어패럴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유통거두를 살펴보자.



GUM, TsUM
러시아 유통의 중심지, 모스크바에서 벌어지고 있는 럭셔리 그룹과 유통매장의 전쟁은 ‘건물의 모던화’로부터 시작된다. 제정 러시아 시대의 화려하고도 복고적인 빌딩을 쇼핑하기에 적합한 모던한 맨션으로 재정비하고 페인팅하면서 러시아 빌딩의 윤곽도 새로운 혁신을 맞고 있는 것.


우리에게는 제정 시대의 건물이 이국적으로 여겨지지만 러시아 소비자들은 기존의 건물과 분위기가 다른, 모던한 건물과 매장 인테리어를 통해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서구의 브랜드―특히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구매욕을 더욱 자극받기 때문에 유통 거두들은 건물 재단장을 제1의 선결과제로 삼고 있다.


두 번째는 새롭게 정비된 모던하고 유니크한 건물 안에 가능한 많은 럭셔리 브랜드, 혹은 국제적인 브랜드를 입점시키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더 고급스럽고 네임 밸류가 높은 브랜드가 많이 입점한 유통매장이 더 많은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때문에 러시아의 유통 거두들은 해외 어패럴 브랜드 유치에 열을 올린다. 


러시아 어패럴 유통전쟁이 일종의 유명 브랜드 백화점 형태를 띠는 것도 이 같은 ‘다다익선’적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럭셔리 애호가들…머큐리 그룹
러시아 패션시장의 특징은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현저하다는 것이다. 사실 러시아는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에 이어 5번째 패션 중심지로 언급되고 있다. 


지난 10년 간 러시아의 럭셔리 마켓은 10배나 성장했는데 이 같은 성과는 1998년에 발생했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얻어진 것이라 럭셔리에 대한 러시아인의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2003년 데이터에 따르면 디자이너 의류, 주얼리, 인테리어 디자인 부문의 매출은 두 배로 증가한 26∼27억달러.


럭셔리 마켓을 주도하는 지역은 러시아 상거래의 중심지인 모스크바, 그리고 러시아 럭셔리 어패럴 유통을  지휘하는 럭셔리 그룹 머큐리(Mercury)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럭셔리 부티크 체인을 이끌고 있는 머큐리는 「아르마니」 「브리오니(Brioni)」 「불가리」 「샤넬」 「돌체앤가바나」 「구찌」 「티파니」 등을 들여왔고 연간 수익규모가 1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문자 그대로 럭셔리 상거래의 거두다.


이밖에 보스코디실리에지(Bosco di Ciliege), 자밀코(Jamailco) 등이 「지방시」 「겐조」 「만다리나덕」 「마리나리날디(Marina Rinaldi)」 「막스마라」 「니나리치」 「에르메스」 「크리스찬디올」 「세루띠」 「요지야마모토」 「에스까다」 등을 유통시키며 머큐리의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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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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