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가이, 톰 포드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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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5 오전 10:27:59

구찌를 떠났음에도 여전한 존재감을 낳는 남자, 톰 포드가 드디어 돌아왔다. 디자이너도 할리우드 셀러브리티만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음을 입증한 남자, 노쇠한 구찌를 젊고 섹시한 이미지를 덧칠하며 유럽 럭셔리 업계에 청바지와 웨스턴 부츠의 파워를 각인시킨 그는 화려했던 조명만큼이나 어두운 커튼 뒤에서 궁금증을 자아내다 드디어 패션 강호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예정현 기자>

사라진 영웅이 되돌아왔을 때 늘 그러했듯 그를 기다렸던 것은 기다림만큼이나 깊은 애증이 섞인 비아냥과 광적인 찬사가 뒤엉킨 평가였다. 혹자는 럭셔리와 저급함의 럭셔리의 경계를 교묘히 뒤섞었던 관능적인 구찌 여성 컬렉션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에디 슬리만의 슬림한 실루엣+정통 테일러드를 뒤섞은 듯한 남성 컬렉션은 태생적으로 거부감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톰 포드 자신의 영광이자 원죄 같은 공식, ‘톰 포드=관능미’를 떨쳐내기에 지난 4년의 기간도 모자랐던 것일까? 특히 양말 한 켤레가 75달러, 파자마 한 벌만 1900달러를 상회할 정도로 울트라 럭셔리를 표방한 그의 컬렉션은 경영진의 입김이 센 패션 하우스에서 마음껏 크리에이티비티를 펼치지 못했던 그가 좀더 자유로운 영역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패션 충격을 가져오기만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게 ‘톰 포드의 크리에이티비티=높은 가격’으로 규정하는 듯한 오만함을 느낄 정도였다.
특히 자신의 디자인 영감을 일깨우는 뮤즈의 존재로 그 자신을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톰 포드의 정체는 결국 피상적 화려함이 아닌가 하는 성급한 비판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정녕 톰 포드는 화려한 조명이 만들어냈던 거품이었고, 유리로 만든 성이었던 것일까?


감각을 놓친 게 아니야!…글로벌 계약 줄줄이
다소 성급한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자면 ‘톰 포드=여전히 팔린다’이다. 맨해튼에 처음 문을 연 매장이 고전적인 납골당 같다는 비평을 듣고, 가격만 높은 자아도취성 아이템들로 매장을 채웠다는 혹평도 있었지만, 맨즈컬렉션을 선보인 지 두 달도 안 돼 글로벌 마케터들은 톰 포드의 매장으로 몰려들었다.
구찌의 황금기를 함께 일궈내고, 경영진과의 알력으로 함께 동반 퇴장했던 도미니크 데졸레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톰 포드는 벌써부터 수많은 프랜차이즈/도매 파트너의 러브콜을 받았으며, 아시아 시장은 ‘레인크로포드죠이스(Lane Crawford Joyce Group)’, 러시아는 ‘머큐리(Mercury)’ 그룹, 미국은 ‘나이만마커스’ 그룹, 아랍에미레이트는 ‘빌라모다(Villa Moda)’와 ‘UAE Trading社’ 등을 파트너로 맞아 내년 봄부터 전 세계 핵심 도시에서 톰 포드의 시장을 일궈나갈 계획을 짜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마켓 진군에 필수적인 사업 파트너가 이미 결정됐음에도 수많은 국제 유통업자 및 마케터들이 여전히 톰 포드와 제휴를 원하고 있다니 비평가들의 따가운 잔소리가 자존심을 상하게 했지만 ‘톰 포드=여전히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 명의 디자이너가 패션계에 뿌리를 내리는 가장 어렵고 필수적인 과정이 ‘네임 밸류’를 높이는 것인데, 톰 포드는 이름 석자만으로도 글로벌 마켓을 자극할 수 있는 하나의 광고이자 마케터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하게 인식시킨 셈이다.
따라서 톰 포드의 발 빠른 글로벌 마켓 진군 노력은 지난 몇 년간 커튼 뒤에서 움츠리고 있던 그 자신의 자존심을 되찾는 방편이자 자신의 존재감을 인식시키려는 자신감이 뒤섞인 야망의 행로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그 이름에 걸 맞는 매출을 구축, ‘매출=디자이너의 능력’으로 결정지어지는 잔인한 패션계에서 톰 포드의 진면목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실제로 톰 포드는 2008년 밀라노에 직영 매장 방식의 플래그십을 오픈하고 모스크바, 주리히, 생모리츠, 홍콩, 쿠웨이트, 듀바이, 콰타르 등지에 현지업체와 제휴한 프랜차이즈 매장을, 미국 버그도프굿맨백화점, 나이만마커스백회점, 런던 해로즈백화점, 상파울로 다술르백화점, 토쿄와 오스카 조이스 매장 등지에 숍인숍 매장을 오픈하는 등 추후 10년간 100개의 톰 포드 프리스탠딩 매장과 수 십개의 숍인숍 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세워 놓았다. 또 한편 밀라노 직영 매장 오픈 작업이 완료되면 톰 포드 럭셔리 맨스 컬렉션이 제작되는 중요한 기지인 런던에도 직영 매장을 오픈하고 2009년에는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 서유럽 시장을 그의 손 안에 넣을 작전을 짜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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