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로렌이 러시아로 가는 이유
가+
가-

2007-06-04 오전 9:18:14

전 세계 어패럴 업체들이 몰려가고 있는 러시아 시장. 글로벌 마켓 확장에 몰두하고 있는 랄프 로렌이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시장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랄프 로렌은 모친이 러시아 벨라루스, 부친은 핀스트 출신인 러시아계 혈통으로 미국적 클래식 스타일의 대명사인 그가 러시아에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부모가 러시아 출신이라고 해서 랄프 로렌의 디자인 전통이 러시아에 있다고 연결 짓기는 무리지만 어패럴 업체들이 그야말로 혈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 러시아 혈통이라는 매우 감상적인 끈을 가지고 있는 랄프 로렌이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랄프 로렌이 최근 들어 부쩍 러시아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언론에 노출시킬 이유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러시아, 오! 노스탤지어
사연이야 어떻든 랄프 로렌은 모스크바와 세인트피터스 거리를 감싸는 에너지와 활력에 찬사를 보내면서 모스크바의 하이퍼 럭셔리 거리-트레챠코브시키街-에 플래그십 매장 오픈 작업을 진행했다.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의 고마운 타겟인 러시아 상류층 인사들과 셀러브리티들이 참석해 리본 커팅에 참여한 랄프 로렌 매장은 745평방피트 규모의 매장으로 유럽풍 몰딩 벽과 장식세공 샹들리에, 화려한 벨벳 커튼, 고풍스런 마호가니 엘리베이터로 랄프 로렌 남성복(맞춤포함) 매장 및 여성복 매장에 품격을 더했다. 메인 플로어는 거북이 가죽으로 프레임을 단 선글라스, 알리게이터 백 등 초고가 럭셔리 악세서리 등이 비치돼 고급스러움이 물씬하다.
또한 귀족적이면서 바로크적 면모가 돋보이는 매장에는 랄프 로렌 가족들의 사진이 할리우드 스타 사진처럼 비치돼 있어 러시아에 깊은 ‘혈연감’을 느끼는 랄프 로렌의 정서가 은근슬쩍 드러나 있다.
러시아 계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아메리칸 어패럴의 전통을 정립, 아메리칸 드림에 성공한 인물인 랄프 로렌은 러시아 혈통으로 미국에서 성공했다는 이미지가 러시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되길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실제로 1993년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빌 클린턴을 방문하던 해 러시안 테마를 주제로 펼쳤던 그의 쇼는 그의 모친이 갖고 있던 페르시안램 모자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코사크 튜닉, 그레잇 코트, 볼세비키 트위드 등은 냉전시대를 끝낸 러시아를 본격적 패션 무대에 알리고자 했던 로렌의 애정이 드러나 있었다. 따라서 랄프 로렌이 러시아 시장 본격 개척에 나서면서, 혈통과 향수를 전면에 내세운 감상적 접근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닌 듯 하다.


돈 되는 시장인 것을 어쩌랴
랄프 로렌은 자신의 혈통이 러시아이지만 러시아적 정서나 풍광은 그에게 ‘새로운 것’인 만큼 러시아가 그의 패션 영감을 넓히는데 새로운 자극이 될 것을 기대하며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시장으로서 아니라, 영감의 원천으로서 러시아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패션 쇼에 오른 모델 중 절반 이상이 러시아 출신이었다는 ‘우연’을 들려주면서 아름답고 패션지향적인 러시아 소비자들에 대한 찬사를 표시하는 것을 보면 러시아 시장에 대한 그의 애정이 거의 찬양 수준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다행히 3층짜리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이후, 랄프 로렌이 자신의 아내의 이름을 붙인 고가의 악어백인 리키(Ricky) 핸드백 1만6천 개가 모두 팔리는 매진 사례를 기록해 러시아에 대해 끈끈한 애정을 드러낸 랄프 로렌을 안도하게 만들었다.
현재 러시아 유통 매출 중 럭셔리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이고, 2400달러 규모의 러시아 럭셔리 시장이 매년 17% 성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랄프 로렌이 혈통과 노스탈지어를 끄집어내면서까지 러시아 시장에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랄프 로렌은 트레챠콥스키 거리에 들어선 플래그십 매장 외에도 머큐리 그룹 소유의 바비카럭셔리빌리지(Barvikha Luxury Village)에 작은 규모의 매장을 오픈,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날 기회를 열어 2003년 럭셔리 제국 LVMH가 처음 러시아 시장에 진출, 럭셔리 라벨의 집결지로 부상한 러시아 시장에 대한 대항 전선을 마련했다.
랄프 로렌의 러시아 진출은 서구 럭셔리 브랜드들의 러시아 유통권을 거의 다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머큐리(Mercury) 그룹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예정현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