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아이콘 케이트 모스가 「톱숍(Top Shop)」과 제휴한 컬렉션을 선보인 첫날 수백 명의 쇼핑객들이 옥스포드가 톱숍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케이트 모스의 인기를 입증했다. 수 년 동안 최고의 트렌드세터로서 명성을 유지해온 것에 비해 다소 늦게 디자인에 뛰어든 만큼 그녀는 오렌지 컬러의 드레스를 입고 잠시 쇼윈도우에 마네킹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깜찍한 이벤트를 벌여 더욱 열기를 더했고, 「톱숍」은 고객들이 매장을 아수라장을 만들 것을 대비해 그룹별로 20분 정도씩 물건을 둘러보게 하는 시간제한을 두었을 뿐 아니라 8종의 의류를 고를 수 있지만 구입은 5개로 한정하는 등 케이트 모스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처럼 영국 여성들의 케이트 모스 컬렉션에 열광하고 있는 것과 달리 케이트 모스를 내세운 톱숍의 미국 진출에 직면한 美 패션가는 그녀의 컬렉션에 대해 상당히 아니꼬운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즉 옷을 잘 입는 것과 디자인을 잘 한다는 것은 서로 다르며 마약중독자처럼 삐쩍 마른 체형을 가진 그녀에게 잘 맞는 스타일이 전혀 마르지 않은 대다수의 여성들에게 잘 들어맞길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게으른’ 시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美 패션가, 아니꼬운 시각
사실 ‘케이트모스+톱숍 컬렉션’은 스키니진과 베스트, 데이지 듀크 스타일의 빈티지한 아이템, 미니드레스 등 케이트 모스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들로 구성돼 있어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패션 전문가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제니퍼 로페즈의 어패럴 라인 「J.Lo」가 디자인적 감성이 엄청나게 뛰어나서 패션라벨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닌 것처럼 이 같은 시선은 같은 고객기반을 갖고 있는 하이스트리트 리테일러, 「톱숍」에 대한 미국 패션가의 긴장감, 특히 스타일 파급력이 큰 케이트 모스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톱숍」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실제로 ‘케이트모스+톱숍 컬렉션’을 취급할 바니백화점 측은 특유의 감각적 믹스&매치로, 독창적 트렌드를 만들어낸 그녀가 자신의 장기이자 즐겨 입는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케이트 모스를 옹호하고 있어 다운타운 라이프 스타일, 록큰롤 쉬크를 자랑하는 케이트 모스의 룩이 유럽의 하이엔드 라벨은 우러러 보면서도 하이 스트리트 스타일은 하대하는 경향이 있는 미국 패션가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은 분명하다.
미국 패션계가 아니꼬운 시선을 보이든 말든 케이트 모스가 디자인한 91종의 아이템을 들고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톱숍」은 영국에만 303개의 매장, 해외에 9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잘 나가는 하이 스트리트 체인으로서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젊고 재능있는 디자이너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시에나 밀러, 키이라 나잇틀리 등 영국 배우들은 물론 영국인을 남편으로 둔 기네스 펠트로, 마돈나를 비롯한 할리우드 스타들도 런던을 들를 때마다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패셔니스타들 사이에 입 소문이 난 「톱숍」이 트렌드세터 케이트 모스와 손잡고 미국 시장을 노리는 만큼 미 하이 스트리트 패션계가 마음이 편할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트렌디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소비자들이 즐비한 하이 스트리트 업계에서 믹스&매치가 가능한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는 「톱숍」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톱숍, 넌 누구냐?
미국 패션가를 예민하게 만들고 있는 「톱숍」. 하이 스트리트 라벨로 당당히 런던컬렉션에 참여해 디자인에 대한 욕심과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던 「톱숍」은 1963년 세필드백화점 내 피터 로빈슨(Peter Robinson) 매장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1974년 단독 리테일러로 분리된 후 1분에 30벌의 니커스, 하루에 6천벌의 진, 매주 3만5천 개의 신발을 파는 트렌디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는 하이 스트리트 리테일러로 성장했다.
간단히 말해서 스웨덴의 「H&M」, 스페인의 「자라」의 영국 버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10~40대까지 여성들이 주요 타겟인 매스밸류 브랜드다.
지난 2005년 「톱숍」은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유니크(Unique)를 런던 컬렉션무대에 올려 프레스의 시선을 끌었고, 뉴욕의 국제적인 부티크 ‘오프닝 세러머니(Opening Ceremony)’, 파리 ‘꼴레트(Colette)’, 도쿄 ‘10 코르소
예정현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