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패셔니스타들이 가장 열광하는 아이템은 무엇일까? 서클 스커트, 디스트 레스드 진, 빈티지 베스트, 하바이아나 샌들, 프리미엄 진…그러나 패션을 즐기고 패션의 시사성을 잘 알고 있는 패셔니스타들은 내부거래로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죄목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뒤 투옥되었던 ‘가사의 여왕’ 마사 스튜워드가 출소시 입었던 크로셰(crochet) 판초를 올 시즌 트렌드의 최첨병으로 꼽는다.

크로셰는 할머니의 숄?
지극히 여성스러우면서도 후줄근해 보이기 쉬운 크로셰는 한동안 빈티지 매장에서나 찾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지만 시에나 밀러, 케이트 모스, 제니퍼 로페즈, 미샤 버튼 등 미국과 영국의 스타들이 입고 등장하면서 보헤미안적이며 시크한 아이템으로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되었다.
하지만 보헤미안적인 자유를 즐기는 데 적극적인 젊은 층과는 달리 중장년층은 ‘크로셰=할머니들의 숄’로 인식하는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크로셰 트렌드는 적극적인 젊은 패셔니스타들의 전유물이 된 듯했다.
그런데 미국 여성들의 관심과 질투를 한 몸에 받고 있던 가사의 여왕 마샤 스튜워드가 감방 동료가 직접 떠준 크로셰 판초를 걸치고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이 공개된 순간 크로셰에 반감을 갖고 있던 수많은 여성들이 순식간에 ‘크로셰가 주는 자유스런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만 것이다.
이들은 지극히 평범한 옷에 크로셰 판초 하나를 매칭했을 뿐인데도 지적이고, 자유롭고, 스타일리시한 멋이 연출된다는 데 놀라움을 표시하며, 손재주가 좋은 여인네들은 직접 크로셰 판초를 뜨기 시작했고 빈티지 매장은 크로셰 판쵸를 찾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을 맞으며 때아닌 판초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크로셰는 정녕 빈티지 숍의 전유물일까?
럭셔리에 부는 크로셰 바람
올 시즌 크로셰가 인기 중심에 올라선 가장 큰 이유는 자칫 후줄근해질 수 있는 크로셰가 디자이너들의 손길을 거치면서 시크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재탄생되었기 때문이다.
샤넬, 프라다, 마크 제이콥스, 스텔라 맥카트니, 로베르또 까발리 등의 럭셔리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크로셰의 늘어짐을 적절히 조정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특유의 셰련된 디자인 감성을 접목시켜 모던한 이미지의 크로셰 시대를 연 것이다. 특히 스텔라 맥카트니는 제니퍼 로페즈가 <Rebirth> 앨범에 입고 등장했던 크로셰 수영복을 통해 크로셰가 ‘관능적인’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크로셰 바람을 주도했다.
핸드메이드 특유의 섬셰하고 여성적인 크로셰의 질감,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융통성이 스텔라 맥카트니가 밝히는 크로셰의 매력이다. 이밖에 펜디는 드레스의 허리 부분에 크로셰를 응용, 색다른 텍스처는 물론 드라마틱한 웨이스트 강조 효과를 발휘했고 샤넬은 소매와 헴 라인에 크로셰를 악센트처럼 활용, 색다른 감성을 표현했다.
또한 프라다는 오버사이즈 넥클리스나 모자, 멀티컬러 플랫 슈즈에 크로셰를 활용해 크로셰가 독특한 액셰서리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등 올 시즌 크로셰는 고정관념을 깬 다양한 스타일로, 전부 혹은 디테일로, 드레스에 수트에, 액셰서리에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되는 특성을 보인다.
테크놀로지의 힘, 개성의 힘
이 같은 크로셰의 다양한 응용을 가능케 한 힘은 발전된 테크놀로지 덕분이다. 크로셰의 텍스처, 질감, 두께에 차이를 둘 수 있을 만큼 원사가공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복잡한 의류 디자인에 적합한 크로셰 짜임이 가능해진 것.
여기에 스티치, 텐션의 강도를 조절해 원하는 만큼의 드레이프와 컨투어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모던 테크놀로지가 가미되어 스타일 변화가 적었던 정통 크로셰가 변신이 가능한 패브릭처럼 융통성 있는 모습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게다가 비즈나 준보석, 자수로 장식된 크로셰가 등장하면서 이국적이며 특색 있는 소재를 찾아온 디자이너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은 언제나 패션의 재미 중 하나지만 테크놀로지의 힘을 통해 매력적인 소재와 디테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크로셰는 개성과 독특함을 드러내주는 새로움의 셰계로 디자이너를 들뜨게 하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핸드백 디자이너 로렌자 간다글리아(Lorenza Gandaglia)는 핸드백에 크로셰를 응용,
예정현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