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에디 슬리만이 크리스찬 디올과 결별한다. 2004년 새해 세계 패션가를 강타했던 톰 포드와 구찌의 결별에 이어 올 시즌 가장 큰 이슈가 될 법한 에디 슬리만과 「디올옴므」의 결별은 1년 내내 ‘재 계약한다-결별한다-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 한다-톰 포드가 LVMH로 영입된다-톰 포드가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등등 각종 설이 무성한 드라마틱한 전개 과정을 거친 끝에 참담한 결별로 끝난 톰 포드의 경우와 달리 지극히 건조하고, 너무나 은밀하게 진행되어 오히려 패션 피플들을 당황하게 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남성의 슬림한 몸이 여성보다 더 아름다움을 일깨우며 남성복에 새로운 장을 개척한 에디 슬리만의 존재감을 감안하면 결국 「디올옴므」가 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계약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갑작스런 결별에 당황한 모습이다.
업계 소식통에 의하면 양측이 결별을 선택한 이유가 에디 슬리만이 자신의 이름으로 뉴 라벨을 진행하는데 있어 크리스찬 디올의 지원을 원한데 반해 크리스찬 디올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에디 슬리만과의 결별이 공식적으로 밝혀짐과 동시에 그를 대체할 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크리스반 애쉐가 결정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냉정한 기업의 생리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결국 ‘패션은 로맨스를 꿈꾸지만 패션 사업은 얼음처럼 냉정하다’는 속성을 다시금 깨닫게 한 셈이다.
슬리만은 너무 늙은 디자이너?
에디 슬리만은 「디올옴므」 라인에 젊음과 시크함을 덧칠하고, 그 자신만큼이나 슬림한 남성들의 몸매를 살린 유려한 실루엣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을 비롯한 셀러브리티들과 감각적인 젊은층의 높은 인기를 끌면서 「디올옴므」의 매출을 10%나 끌어 올린 재간꾼이다.
그런 그가 왜 재계약에 실패했을까? 우리는 쉽게 한 가지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그의 후임자로 결정된 크리스반 애쉐는 애디 슬리만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는 벨기에 출신의 디자이너로 슬리만보다 8살 어리다는 사실이다.
굳이 애쉐의 나이를 들먹이는 이유는 승승장구해온 디자이너 에디 슬리만이 재계약에 실패한 속사정이 38세라는 그의 나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잡지에 종종 등장하는 ‘너무나 어려지고, 너무나 말라가는 모델’들이라는 표현은 굳이 모델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들도 점점 어려져 디자이너의 나이 30대면 이미 ‘노장’급에 드는 만큼 40대를 바라보는 에디 슬리만이 이미 젊은(?) 옴므를 이끌기에 너무 늙어버린 나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70이 넘어서도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패션계를 주도하고 있는 칼 라거펠트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40대 넘어서도 드라마틱한 면모를 보여주는 존 갈리아노, 디자이너 듀오 돌체& 가바나도 있긴 하지만 아르마니나 돌체 & 가바나는 단단한 고객 기반 위에 말 그대로 ‘자신들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샤넬」을 장기 집권하고 있는 칼 라거펠트는 문자 그대로 「샤넬」 그 자체나 다름 없어 자신의 기반 없이 마치 전셋집에 사는 것처럼 「디올옴므」를 이끌어온 에디 슬리만과는 사정이 다르다.
더구나 크리스찬 디올의 실질주 LVMH 그룹이 「디올」을 지휘하고 있는 존 갈리아노나 「루이비통」을 이끌고 있는 마크 제이콥스의 경우, 그들의 독자적 라인을 모두 사들여 LVMH 산하에서 키워주고 있는 터라 알짜배기 「디올옴므」를 키워온 에디 슬리만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배신감을 느낄 법하다.
브랜드의 수익성에 따라 디자이너들을 차별적으로 지원해 온 LVMH의 관행을 볼 때 에디슬리만 자체 라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머뭇거린 것은 에디 슬리만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해설될 수 있어, 자존심 강한 그를 더욱 자극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럭셔리 업계가 수익을 중시하는 거대 자본가들의 놀이터가 되면서 LVMH나 구찌그룹은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젊은 디자이너를 영입, 그들의 크리에이티비티를 한껏 빨아들인 다음에, 나이가 들면 디자인 방향이나 사업 마인드의 차이 등을 이유로 몸값이 오른 디자이너를 밀어내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일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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