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캣워크를 휩쓸었던 모피 바람에 대한 반발인지, 아니면 미우치아 프라다의 말처럼 ‘모피사용에 이제 넌더리가 나서’인지는 몰라도 디자이너들이 모피와의 절교를 선언하는 것이 트렌드가 된 모양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디자이너들의 동물모피 사용에 반대해 런웨이쇼 무대에 뛰어올라 시위를 하고, 디자이너들의 매장 앞에서 항의 데모를 펼쳐왔던 PETA는 이 같은 현상이 그들의 지속적인 노력덕분이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자존심 강하고 변덕스런 패션계, 아니 디자이너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이들이 자발적으로 反모피 선언에 동참하고 나선 이유는 너무 흔해진 모피에 질려서라는 마우치아 프라다의 표현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사연이야 어쨌든 미우치아 프라다를 필두로 랄프 로렌, 캘빈 클라인에 이어 토미 힐피거까지 줄줄이 동물 가죽 사용 사용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PETA의 어깨가 조금 가벼워질 듯하다.
토미 힐피거가 ‘높은 윤리의식’에서 모피 사용을 거부하기로 결심했다며 출사표를 던지고 자신이 채식주의자로 오랫동안 가죽이 아닌 천연 패브릭이나 합성섬유로 핸드백과 구두를 제작해온 스텔라 맥카트니는 패션계가 잔인한 방식으로 도살된 후 껍질이 벗겨지는 동물들을 여성의 몸에 두르게 조장하는 행위를 대체할만한 소재를 연구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프라다를 위시한 디자이너들의 동참이 큰 파도로 이어질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모피를 사랑하는 패션계의 관행은 여전해 「크리스챤 디올」 「구찌」 등 파워 패션하우스의 2007 가을/겨울 컬렉션에는 여전히 모피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모피를 둘러싼 패션계의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
동물보호단체 ‘리스펙트포애니멀즈(Respect for Aminals)’에 의하면 모피를 얻기 위해 살해되는 동물의 수가 올 한 해만 5천만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피를 통한 아름다움의 구현’이라는 모피 사용의 오명을 쉽게 떨쳐 버리기는 힘들 듯 하다.
예정현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