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의 연인’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다운 타운 감성을 지닌 업 스케일 디자인을 통해, 스타 디자이너로 성장한 미국 출신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글로벌 마켓 확대를 위한 대장정에 나섰다. 이미 10대 후반의 미모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디자인 감성으로 미국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패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허식적이고 있는 체 하는 그 무엇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즐기고 표현하는 유용한 도구’라는 모토를 내걸고 숨겨진 럭셔리가 아닌 현실 속에 디자이너를 꿈꿔왔다. 또한 자신의 시그너쳐 라벨을 물론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좀더 경쾌한 라벨,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를 통해 고객층을 넓혔을 뿐 아니라 자존심 강한 럭셔리 라벨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젊음을 되살려 놓은 크리에이터로서의 솜씨까지 보이며 스타성과 시장성, 디자이너이자 마케터임을 입증해왔다. 그런 그를 런던이 좋아하기 시작했다. <예정현 기자>
현재 마크 제이콥스의 주요 마켓은 ‘미국’으로 그의 유명세에 비해 글로벌 마켓 기반이 약했었다. 마치 가수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데뷔 곡에 따라 운명이 정해지는 것처럼 ‘소호의 연인’이라는 타이틀이 글로벌 마켓에 대한 그의 눈을 늦게 트이게 만든 것일까?
아니면 미국 패션계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특유의 보헤미안적 라이프 스타일이 체계적이고 공격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글로벌 시장전에 맞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연이야 어떻든 이제 세월의 그림자가 묻어 중후함까지 묻어나는 그가 글로벌 마켓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런던, 플래그쉽 매장 오픈의 상징성
이런 와중에 최근 런던(24-25 Mount St. London)에 문을 연 플래그십 매장은 글로벌 마켓에 대한 그의 야심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다.
폐막된 런던패션위크에서 호평을 받았던 것처럼 매장 오프닝 또한 성황을 이뤄 글로벌 마켓에 대한 희망을 던져주었는데 앤티크한 마블 벽 난로와 별 문장이 돋보이는 플로어, 클래식한 크리스털과 웨지 우드 도자기가 장식된 매장은 영국의 귀족적 감성이 반영된 듯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또한 장미와 튤립, 데이지 등의 꽃으로 장식한 쇼윈도는 화사하고 희망적인 이미지를 풍기며 가구 디자이너 크리스천 리아그레가 제작한 브라운 컬러의 가구와 카페트, 대리석과 목재로 제작한 캐비넷과 선반 등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목가적 이미지를 연출했다.
클래리지 호텔에서 진행된 제이콥스의 패션쇼와 애프터 파티의 분위기도 모던함과 귀족적 정성이 뒤섞여 영국 시장의 정서를 반영한 일종의 지역화 정책을 쓰고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런던 매장에는 마크 제이콥스 남녀 컬렉션과 액세서리, 홈웨어, 아동복 및 유니온잭 서프 보드, 비치타월, 런던의 상징적 이미지를 담은 티셔츠 등이 판매된다.
영국 시장을 위한 배려다?
펑키한 부자집 자녀들을 타겟으로 출발했던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 하지만 이제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 왕족 자녀들까지 그의 패션쇼의 게스트로 참석하고, 런던패션위크에는 켄트 공작 부부의 딸인 가브리엘라 윈저가 자리해 영국 시장에 대한 가능성에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런어웨이 무대에도 여성스런 하이 웨이스트 드레스와 두꺼운 스타킹의 매치, 퍼스톨, 플레이드 테일러드 타겟은 펑키한 감성대신 좀더 성장한 느낌을 전달하며 무언가 영국의 귀족 자제들의 스타일을 염두에 둔 듯한 인상을 풍겼는데, 실제로 그의 시그너쳐 스타일인 레이어링이 단순화되었고 빈티지 스케이팅 링크에서 봤을 법한 퍼 후드, 레이스업 풋 웨어, 바구니풍 직조감이 느껴지는 트위드, 두꺼운 카디건, 점퍼 드레스와 페일아일 슬리브 스웨터 등이 자리해 우아함과 품격을 배려한 듯한 느낌이었다.
런던 플래그쉽 매장 오픈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런던패션위크에 히피즘과 보헤미안 정서를 뒤로하고 ‘적절한 배려’가 눈에 띄면서 영국 마켓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중동에서 모스크바까지
현재 마크 제이콥스의 가장 큰 시장은 일본과 미국, 중국이며 영국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이번 런던 플래그쉽 매장 오픈을 계기로 런던 마켓에 대한 다각적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이 몰려가고 있는 두바이와 모스크바, 베이루트 등지에 6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어서 올해를 기점으로 그의 글로벌 마켓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동시에 모기업인 패션 그룹 LVMH 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좀더 ‘편한 가격대’의 라인을 추가 오픈할 계획으로 알려져 글로벌 유통망과 합리적 라인이 만나 만들어 내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인수나 런칭 결정을 내릴 때 수많은 애널리스트들을 동원해 철저한 분석을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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