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수익 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 럭셔리업계에 치열한 사업논리를 들여온 LVMH 제국이 「푸치(Pucci)」의 신임 디자이너로 매튜 윌리엄슨를 선임하자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능력 있는 젊은 디자이너에게 낡은(혹은 전통을 지닌) 브랜드를 맡겨 신선하게 변모시켜 이익을 산출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CEO 베르나르 아놀트는 런던 다운타운과 일부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는 마니아적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반면 패션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참인 매튜 윌리엄슨에게 LVMH 산하에서 자신의 라벨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푸치」를 지휘하는 자율권과 통제권을 제공했는데, 이는 그만큼 그의 가능성을 높이 산다는 증거가 된다.
유명 디자이너를 많이 배출한 런던 세인트마틴 스쿨을 졸업한 매튜 윌리엄슨은 학창 시절에도 화려한 컬러가 돋보이는 할리우드 스타일과 로커 스타일을 즐기면서 미니멀한 세상과 차별되는 컬러풀 월드를 즐겨온 인물로 이 같은 성향을 감안할 때 런던 다운 타운가에서 그의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졸업 후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을 얻어 파트너 죠셈벨로사와 자신의 라벨을 런칭한 매튜 윌리엄슨은 나이트라이프와 잘 맞는 화려한 컬러와 감각적인, 때로는 깜찍한 디자인으로 젊은 층의 입소문을 얻었고 로커 믹 재거의 딸이자 주목받는 모델 중의 한 명인 제이드 재거와 친분을 통해 연예인 고객까지 확보하면서 패션지에 솔솔 이름이 오르는 젊은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매튜 윌리엄슨 라인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자수와 텍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여성적이고 섹시하고 장식적이면서 활기찬’ 스타일로 세인트마틴에서 4년간 프린트와 텍스타일을 전공한 만큼 뛰어난 프린팅 테크닉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화려한 컬러를 즐긴다는 점은 에밀리오 푸치와 윌리엄슨의 공통 분모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윌리엄슨는 화려한 컬러와 스포티한 디자인을 믹스해 우울했던 전후 패션가에 즐거운 활기를 더했던 에밀리오 푸치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면서 컬러와 프린트에 익숙한 자신이 「푸치」의 전통과 궁합이 잘 맞는다며 자신에 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미 플로렌스로 날아가 「푸치」의 디자인 창고에 쌓인 디자인 자료를 점검하면서 「푸치」 디자이너로서의 면모를 다지는 중이다.
그러나 화려한 프린트와 컬러를 공통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이탈리아 특유의 전통과 중세적 감성을 영국인 윌리엄슨가 다룰 수 있을까.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윌리엄슨은 「푸치」의 디자인 자원을 공부하면서 그것을 진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푸치」의 전통에 모던한 색채를 더하겠다는 것. 이 같은 디자인 방향은 LVMH의 CEO 베르나르 아놀트가 생각하는 ‘브랜드 모던화’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아놀트와 특별한 알력을 빚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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