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 위에 반지를 껴도 좋은가?’라는 고민과 함께 패셔니스타들을 혼란시켜 온 질문 하나.
“화이트 슈즈를 신어도 되는가?”에 대한 대답이 올 시즌만은 예스로 판명된 듯하다.
온갖 과감한 스타일이 시험되는 패션계에서도 유난히 화이트슈즈는 촌스럽고 유니폼에나 어울린다는 편견에 시달려온 대상이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들이 세련된 옷차림을 할 때는 스타일리시한 하이힐을, 운동이나 작업을 할 때는 화이트 스니커즈를 신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면서 화이트 슈즈는 그것이 스니커든 슬리퍼든 하이힐이든 어딘지 모르게 신기 껄끄러운 아이템이었던 것이 사실.
화이트 슈즈, 할리우드 바람
그러나 올 시즌에는 화이트 슈즈가 터부를 떨치고 아예 머스트해브 아이템 자리에라도 오른 듯한 분위기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서 있다.
최근 패션사업 계획을 밝힌 매력적인 힙합 스타 어셔와 케인 웨스트, 린제이 로한, 패리스 힐튼 등이 대표적인 인물.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어셔는 올 그래미상에 화이트 윙팁을 신고 등장해, 화이트 슈즈를 ‘섹시하고 멋진 어떤 것’처럼 만들었고, 감각적인 패션 리더로 자리잡은 패리스 힐튼, 미샤 버튼도 화이트와 아이보리 슈즈를 즐겨 신으면서, ‘화이트 슈즈=트렌디 아이템’으로 각인시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화이트 슈즈가 갖고 있는 독특한 성향―어패럴과 매치하기 쉽지 않고, 세련되어 보이기 쉽지 않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닌 만큼 화이트 슈즈를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주는 슈즈 선택법 및 코디법을 알아두는 것이 현명할 듯.
플랫, 샌들로 접근
발만 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으려면 심플한 화이트 플랫이나 샌들 정도가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또한 스니커즈를 신어야 한다면 양말이나 스타킹을 신지 않거나 복숭아뼈만 살짝 가려주는 양말이 적당.
하지만 뛰어난 패션 감각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발목을 두껍게 보이게 하고 유니폼의 전형 같은 화이트 펌프스는 가능한 피하는 게 최선책이다. 「지미추(Jimmy Choo)」의 공동 설립자 타마라멜론은 최대한 심플하거나 스트랩 정도로 악센트를 준 플랫 혹은 샌들을 추천하며, 같은 화이트 컬러라도 착용자의 피부색과 잘 믹스되는 화이트를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한 마디로 말해 전체 옷차림과 섞이지 않고 신발만 둥둥 떠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실수는 하지 말라는 것. 그렇다면 유명인들은 화이트 슈즈를 어떻게 멋스럽게 코디할까?
먼저 액세서리 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는 보석이 박힌 화이트 샌들이나 발레 슬리퍼를 화이트 또는 블랙 팬츠, 진과 매치시켜 세련되면서도 모던한 서머 룩을 만들어낸다. 심플한 컬러와 심플한 스타일로 통일, 화이트 슈즈만 튀는 현상을 막은 것.
패션 컬렉션을 운영할 정도로 감각 있는 가수 탈리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이트로 통일하는 간단한 방법을 선택한다. 화이트가 갖고 있는 우아하면서도 복고적이고, 화려한 매력을 100% 활용하는 것. 탈리아는 여름뿐 아니라 4계절 내내 화이트 슈즈 애용자다.
남성 쇼핑 잡지 《카고》의 에디터 브루스 패스크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화이트 슈즈를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자신감이 없다는 화이트 슈즈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짙은 의류와 코디하기 전에 먼저 연한 색의 의류와 화이트 슈즈 혹은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연한 컬러 팬츠나 스웨터로 코디 연습을 한 후 진이나 블랙 의류로 실험해 보라고 제언한다.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는 자신감과 세련된 페디큐어만 동반된다면 화이트 슈즈는 언제나 오케이. 하지만 스타킹과 빨간 매니큐어는 피하라고 점잖게 타이른다.
모델 아네스 리베로는 진과 화이트 슈즈의 궁합은 언제나 환영. 실제로 그녀는 마놀로블라닉 화이트 스틸레토와 샤넬 화이트 부츠를 즐겨 신는다.
사연이야 어떻든 금기를 깨는 것도 패셔니스타들의 권리인 만큼 마이클 코어스의 지적대로 자신감으로 무장한 뒤 화이트-진-블랙 순으로 코디해 보는 것도 스타일 연습에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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