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백화점 매장을 갖고 있는 의류 업체들은 긴장해야 할 듯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넓은 면적에 고정적 구조물과 인테리어로 고객을 시선을 끌어오던 업체들의 매장이 퇴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매장 내부나 외부의 변형이 쉽지 않아 ‘컨셉 샵(rigid concept shop)’, 혹은 ‘하드 샵(hard shop)’이라고 불리던 이들 매장은 이제 보다 변형이 쉬운 ‘소프트 샵(soft shop)’으로 바뀌는 추세.
올해 들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런 경향은 브랜드 매장을 임대하는 백화점 측의 입장 변화 때문이다. 백화점 측은 면적을 많이 차지하고 공간 폐쇄적인 이들 매장에 반발을 보이고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백화점 자체의 공간 포화 상태 때문. 따라서 이제 의류업체들은 융통적인 ‘소프트 샵’이나 ‘소프트-페달 컨셉트 샵’의 형태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소프트 샵’의 최대 장점은 ‘융통성’.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어떤 브랜드의 판매실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곧 이 매장을 철수시키고 다른 브랜드를 입점시킬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이제까지의 ‘하드 샵’ 구조에서는 빠른 공간 회수가 불가능했다. 더구나 이제껏 몇 개 브랜드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온 백화점 측은 중요한 트렌드를 놓치곤 했고, 따라서 공간을 보다 융통적으로 관리해 이제껏 거래하지 않았던 작은 브랜드의 인기 아이템을 확보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유통업체 측만 ‘소프트 샵’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의류업체들 역시 너무 많은 컨셉 샵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가져온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매장 공간을 제공하는 유통업체측이나 의류업체 양측 모두 공간 구성과 운영 면에서 융통적인 ‘소프트 샵’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또한 의류업체가 백화점의 지침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원스탑(one-stop) 쇼핑이 가능한 백화점에 매장을 두면 브랜드를 인식시킬 수 있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류업체의 입장에서는 ‘하드 샵’이던 ‘쇼프트 샵’이든 백화점에 매장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 그 결과 ‘소프트 샵’을 추구하는 현 추세를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소프트 샵’ 조류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업체는 「폴로 진스」.「폴로 진스」는 올해 미국 내 백화점에 필요하면 매장의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100여개의 ‘소프트 샵’을 구성했다.
「토미 진」같은 의류업체도 적재적소에 필요할 때마다 매장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 샵’이 판매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판매가 유리한 유통업체에는 보다 큰 공간의 매장을 구성하고, 판매가 저조한 곳에는 작은 규모의 매장을 구성하는 것이 오히려 판매를 신장시킬 수 있다는 견해. 즉 양(quantiity)보다는 질(quality)이 중요성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랄프 로렌」이나「토미 힐피거」등의 거물 브랜드들은 여전히 ‘컨셉 샵’을 유지할 계획. 따라서, 1)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매장 지침에 맞춘 융통적인 구조에 2)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 전달이라는 두 가지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소프트 샵’이 나아갈 방향이다.
한편, 공간을 적극적이고 융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 샵’을 선호하는 백화점의 추세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로 있다. 패션브랜드의 관계자들은 백화점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보다는 백화점이 원하는 패키지 형 구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브랜드의 이미지에 손상이 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브랜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단지 융통성을 살리는 쪽으로 방식만 조금 바꾸는 것’이으로 별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이런 조류에 대해 ‘브랜드 관리만 잘한다면’ 손해볼 것 없다는 입장이다. 고객의 수요가 많은 브랜드라면 백화점측이 매장 규모를 줄이라고 요구할 이유가 없다는 것. 이들은 ‘소프트 샵’이 오히려 수익을 높여 줄 수 있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백화점 측은 융통적인 ‘소프트 샵’과 더불어 좀더 많은 제품을 구비할 수 있는 일반적인 구조물 설치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이는 브랜드의 ‘독특한 선반 디자인’을 방해하는 요소로,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의 독창성을 훼손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
그러나, 의류 업체 역시 ‘소프트 샵’ 형태를 취할 경우 고정 구조물이 없어 이동 비용이 적다는 점은 잇점으로 꼽고 있다. 이는 많은 돈을 들인 ‘하드 샵’이라면 엄두도 못낼 일. 물론, 백화점측이 제멋대로 매장 규모를 조절하지 못하도록 매장 규모 변형은 의류업체 측이 전담하는 시스템이 보장되어야 한다.
특이한 점은 백화점 측이 ‘소프트 샵’을 선호하면서도 아직까지 기존에 입점한 브랜드를 내몰거나 새 브랜드를 입점시키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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