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의 재기노력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듯하다. 초점을 잃은 머천다이징과 방만한 유통망, 「H&M」이나 「자라」 등 빠른 순환속도를 자랑하는 트렌디 리테일러의 도전 앞에 지속적인 매출 부진에 시달려온 「갭」이 “베이직한 갭으로 회귀‘를 주장하며, 재건 작업을 진행해온 CEO 폴프 레슬러와 결별을 결정했다.
지난 6년간 지속되어온 매출 부진이 좀처럼 반등하는 기미가 없어 패션 업계에서는 이미 몇 달 전부터 폴프 레슬러가 사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돈 상태였다. 폴프 레슬러는 이번 결정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갭어덜트(Gap Adult)’ 사장인 데니스 존스턴의 사임 발표와 하루 차이로 이뤄져 매출 부진이 두 사람의 퇴진의 결정적 사유로 해석되고 있다. 1980년 이후 「갭」에 관여해 온 프레슬러는 퇴직과 함께 약 1400만 달러의 주식을 받게 되어 CEO 자리는 잃었지만 주머니는 더욱 튼튼한 상태가 된 듯하다.
한편 새로운 최고 경영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어, 그 때까지는 현 이사회의 의장 로버트 J. 피셔가 최고경영자 역할을 대리하게 된다.
미국의 가장 큰 의류체인인 「갭」은 기대를 모았던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에도 매출 참패를 면치 못했고 「올드네이비(Old Navy)」 또한 기운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을 부르짖으며 요란스런 캠페인을 펼친 것이 머쓱할 정도. 그나마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이 최근 매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지만, 「갭」 전체 매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큰 위안거리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갭」은 새로운 CEO의 절대적 조건으로 어패럴 유통 및 머천다이징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꼽고 있어 「갭」에 영입되기 전 월트디즈니 공원 및 리조트 회장,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스토어 체인의 사장 등 어패럴과 무관한 부문에서 15년의 경력을 쌓았던 폴프 레슬러에 대한 불만을 은근히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현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