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불법 이민 조장으로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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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입국자들을 패션쇼 무대에 올린 안토니오 미로

2007-02-05 오전 9:49:11

거식증으로 연이어 모델들이 사망한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에 빠진 패션계가 이번엔 ‘불법 이민’이라는 정치적 이슈에 휘말렸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미국의 대표적 패션 단체가 ‘건강하고 건전한 모델’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공통 인식을 교류하기 위해 회의를 벌이기로 한 가운데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패션쇼에 유럽에 밀입국한 세네갈 이주민들이 패션무대에 오르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사연인즉, 패션 디자이너 안토니오 미로가 위험을 무릅쓰고 세네갈을 탈출, 유럽에서 꿈을 찾으려는 세네갈판 ‘보트피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들 중 몇 명을 모델로 분해 패션 무대에 내세운 것. 공감보다는 ‘충격과 당혹감’을 일으킨 이번 해프닝의 주인공, 안토니오 미로는 지난해 감옥에 수감 중이던 죄수를 모델로 무대에 내세운 경력이 있어, 패션쇼를 사회 정치적 의식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무대에 오른 8명의 세네갈 불법 이민자들은 스페인이나 유럽 국가에 워킹 비자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면서 그들을 모델로 채택한 것은 어려움에 처한 세네갈 보트 피플들에게 ‘꿈과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 자신의 패션쇼에 시선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달리 스페인에 정착한 세네갈인들은 안토니오미로의 자극적인 결정이 낡은 나무 보트 하나에 목숨을 내걸로 세네갈을 탈출, 결국 죽음을 맞는 대다수의 세네갈인들의 불법 이주를 부추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진중한 태도를 요구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국에서도 무대에 오른 8명의 모델 중 어느 누구도 공식적인 ‘워킹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면서 정치적·사회적 대의명분이 법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안토미오 미로의 행위가 위법임을 지적했다. 기근과 정치적 혼돈에 시달리다 스페인 해안가로 탈출한 아프리카인들의 숫자는 지난해 3만1천명에 도달하며 스페인과 인근 유럽국가에 사회적 문제로 자리해왔는데, 미로는 이 같은 문제를 그의 패션쇼에서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패션의 정통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그의 행위를 쇼맨십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패션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일부 인권단체들은 미로의 행위를 용기있는 행위로 치켜세우고 있어 사회의식을 일종의 마케팅 방식으로 활용했던 「베네통」처럼 안토니오 미로의 ‘패션쇼 게릴라전’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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