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에게 있어서 드레싱룸은 어떤 의미일까? 드레싱룸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눈길을 사로잡는 머천다이징 구성이나 디스플레이가 소비자를 매장으로 유인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라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의 편의와 욕망을 활용한 피팅룸 구성을 통해, 옷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최대한 조장하는 ‘드레싱룸 전격 재단장 작전’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2007 벽두부터 유통가를 들뜨게 만드는 드레싱룸 리노베이션의 원인은 물론 제품을 판매하는 모든 업체들의 공통적인 소망-매출 구축을 최대화시키기 위한 자구책이다. <예정현 기자>
사실 그 동안 유통업체들이 보이지 않는 ‘드레싱룸’보다는 일단 고객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중점을 두고 제품 디스플레이 공간을 최대한 배치하는데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판매 공간(selling space)' 중심 전략에 따라 심지어 어떤 매장에서는 고객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마저 최소화되었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매장의 마지막 1인치까지도 제품을 비치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판매 공간’ 전략은 유통업체의 필 살기나 마찬가지여서 극소수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고급 부티크나 오트쿠튀르 매장이 아니고서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드레싱룸 단장은 구색 맞추기 정도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같은 관행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 계기가 있으니 바로 메이시(Macy's) 백화점에서 진행한 고객 여론조사였다.
드레싱룸이 중요한 이유... 매출 유혹
온라인 쇼핑의 대중화와 더욱 치열해진 백화점 체인들 간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찾기 위해 ‘고객 욕구’ 조사에 나선 결과,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을 느낀 것이 ‘드레싱룸의 협소함’이었다. 특히 빽빽하게 디스플레이 된 제품 때문에 매장 안을 편안하게 지나다닐 수 없다는 ‘통로의 협소함’이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2차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이동 화장실보다도 좁은 드레싱룸에서 진땀을 빼고 옷을 갈아 입어본 소비자나 그나마도 좁은 공간에 자잘한 자재가 비치되어 있어 말 그대로 창고 수준인 어두운 드레싱룸 안에서 짐짝 수준의 취급을 받아본 소비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이제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니 참으로 뒷북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같은 결과를 중시한 메이시백화점 체인은 지난해 800여개의 자체 매장을 재단장했고 무엇보다 드레싱룸 확장에 많은 돈을 투자, 적어도 이 곳을 찾는 소비자들은 마음껏 팔도 못 뻗는 비좁은 드레싱룸 안에서 ‘옷을 입어보자고 한 내가 미쳤지’하고 한탄하지 않아도 되게 될 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메이시(Macy's)백화점이나 제이시페니(JC.Penny)백화점, 바니스(Barneys)백화점 등의 백화점 체인은 옷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물론 함께 동반한 친구나 가족이 모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드레싱룸을 넓혔을 뿐 아니라, 드레싱룸 안에 비치된 거울이나 조명을 더욱 크고, 선명하게 조정했다. 옷걸이도 더 많이 비치, 고객들이 갈아입을 옷을 구석에 쳐 박아 놓거나 문고리에 걸어놓는 비참함을 느끼지 않아도 될 수 있게 배려하고 나섰다. 물론 이런 대접에 넌더리가 나서 아예 옷 입어 보는 것을 거부하고 대충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내가 바로 디자이너... 테크놀로지의 도입
백화점 체인들의 ‘전격 드레싱룸 확대작전’과 함께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던 ‘테크놀로지’ 도입이다. 즉, 단순히 옷을 갈아입는 공간으로서의 드레싱룸이 아니라 매출을 결정짓는 또 다른 ‘판매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소비자가 드레싱룸 공간에서 옷을 입어보고 이를 컴퓨터나 핸드폰을 통해 친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쌍방향 거울이나 컴퓨터 테크놀로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테크놀로지를 ‘필수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장난감’정도로 여기는 젊은 고객들의 편의와 매출을 유발시키는데 데크놀로지 파워를 역이용하는 전략인 셈이다. 셀프카메라 찍기가 취미인 여성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세태와 맞물려 드레싱룸 안에서 마음껏 옷을 입어보고 모델처럼 폼 잡고 찍은 사진을 컴퓨터나 핸드폰 스트리밍을 통해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젊은 소비자들이 쉽게 놓치고 싶지 않는 달콤한 유혹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일부 매장에서는 매장 안에 비치된 제품들을 컴퓨터 스트리밍으로 제공해 쇼핑을 함께 오지 않은 고객의 친구들이 해당고객에서 어떤 옷을 입어보라고 추천하거나 구매를 유발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를 제공하고 있다. 어찌 보면 고객(특히 여성 고객)의 허영심과 환상이 ‘전격 드레스 룸 재 단장 작전’의 공략 요점인 듯도 한데 그 동안 창고 같은 드레싱 룸에서 천대받던 고객들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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