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가 영국 디자이너 줄리앙 맥도널드를 새로운 톱 디자이너로 영입했다.
재미있는 것은 줄리앙 맥도널드가 「지방시」와 결별한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밑에서 일했던 인물이라는 점. 자유분방하고 도발적인 알렉산더 맥퀸을 방출한 뒤 다시 그의 밑에서 도제 수업을 받은 줄리앙 맥도널드를 톱 디자이너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방시」는 낙관적인 사고와 튀는 감각을 지닌 줄리앙의 영입으로, 우아하면서도 활기찬 감각이 디자인에 표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시」의 실제적 주체인 LVMH 관계자는 “줄리앙 맥도널드가 전임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아방가르드한 이미지를 이어가면서도 「지방시」 고유의 우아한 감각을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뜨꾸띄르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젊은 디자이너의 영감을 활용하겠다는 것.
「지방시」의 CEO 마리안느 트레슬러 역시 “줄리앙은 예술 정신, 열정, 창조성, 감성 등이 풍부한 인물로 클래식과 모던함이 살아있는 우아하고 섹시한 「지방시」 여성 라인의 감성을 대변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한편 줄리앙 맥도널드는 「지방시」의 제의를 ‘꿈의 실현’이라 표현하며 감동하는 모습. 이제 남은 관건은 「지방시」가 젊고 열정적인 줄리앙 맥도널드에게 디자인의 자유를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가 라는 것.
줄리앙 맥도널드는 1995년 허버트 드 지방시가 은퇴한 뒤, 존 갈리아노-알렉산더 맥퀸을 이어 노쇠한 「지방시」를 회생시키는 대사명을 임명받았다.
줄리앙의 정식 직함은 「지방시」 여성 라인의 예술 총감독. 따라서 꾸띄르, 레디투웨어, 액세서리 등 「지방시」의 모든 여성 라인을 총괄하게 된다. 전임자 알렉산더 맥퀸이 꾸띄르와 레디투웨어 부문만 관장했던 것에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인 대우다.
줄리앙은 7월로 예정된 지방시 여름 꾸띄르 컬렉션에 첫 작품을 선보일 예정. 일각에서는 LVMH가 지명도가 떨어지는 그에게 「지방시」를 맡긴 것은 「크리스챤디올」 등 LVMH산하 브랜드에 유명 디자이너를 앉히던 관례를 깬 새로운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LVMH는 「푸치(Pucci)」의 책임 디자이너로 훌리오 에스파다라는 무명 디자이너를 영입한 전례가 있다.
한편 「지방시」에서 「구찌」로 자리를 옮긴 알렉산더 맥퀸은 “「지방시」는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제멋대로 간섭하는 고루한 노인 같다”고 비난하며 “악몽에서 벗어나 기쁘다”는 표현을 해 「지방시」에 일격을 가했다.
사실 「지방시」는 미디어를 끌어 모으는 젊은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도발적인 이미지로 뛰어난 광고 효과를 얻었고 향수와 뷰티 사업이 강세를 유지하는 등 옛 명성을 되찾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알렉산더 맥퀸이 카우걸, 외계인, 야구와 펑키 록 등에서 영감을 받은 난해한 디자인을 레디투웨어 부문에 반영하자 난감함을 표시했고 결국 알렉산더 맥퀸의 디자인 세계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보다 융통성 있는 줄리앙 맥도널드를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한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줄리앙 맥도널드가 「지방시」의 분위기를 우아하면서도 나이트 클럽의 느낌이 살아있는 ‘핫 꾸띄르’ 이미지로 바꿔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글램-앤-글리츠 스타일로 유명한 줄리앙은 ‘영국의 베르사체’라는 평을 듣는 인물로, 비즈니스 감각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디자이너의 예술성을 살리면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든다는 주장을 펼쳐 전임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과격함에 질린 「지방시」를 안심시키고 있다.
새로운 인물을 영입, 차츰 젊어지고 있는 「지방시」의 변화된 모습이 기대된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