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모습으로
급속한 팽창전략을 펼치다 공룡 꼴이 된 「갭」이 전면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지속적인 판매하락, 방만한 경영, 소비자의 외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벼랑 끝에 몰린 「갭」의 생환책임을 맡은 인물은 전문경영인 미키 드렉슬러.
미키 드렉슬러는 특징없는 베이직 아이템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대책없이 늘어난 매장이 「갭」의 하락을 유발시킨 원인으로 지적하며, 소비자에 취향에 맞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늘리고 비효율 매장 정리에 나섰다. 급변하는 소비자의 패션 취향에 발맞추고 제살 깎아 먹기격으로 운영되고 있는 과도한 매장수를 대폭 정리한 뒤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겠다는 의미다.
드렉슬러는 「갭」의 시그너쳐 룩인 카키와 파이브 포켓진을 만들어낸 인물. 이런 그가 베이직한 전통을 뒤로 밀어내고 트렌디한 새 모습으로 「갭」의 진로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갭」이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증거.
시장분석가들의 「갭」의 미래에 대해 비교적 밝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갭」은 여전히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충실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갭」 「올드네이비」 「바나나리퍼블릭」도 급격한 판매하락 벗어나, 다시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그러나 과도한 팽창전략의 최전방에서 무작정 늘린 「갭」 매장 정리와 캐주얼 부문의 경쟁이 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갭」의 앞길은 평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30대층으로 타겟층폭 좁혀
타겟층을 20~30대층으로 폭을 좁히고 이들이 추구하는 트렌디한 아이템들 전면에 배치,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것이 갭의 기본 전략이다.
이에 따라 지난 36년간 변화가 없던 매장 디자인을 대폭 바꾸고, 이들의 패션 취향을 반영한 트렌디 아이템을 내놓으며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활력있게 가꾸기 위해 애쓰는 한편 TV 광고, 인쇄매체 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홍보 전략을 통해 X세대, Y세대를 끌어들일 방침.
최근 선보인 「갭」의 TV 광고에 나온 인물만 봐도 「갭」의 변혁의지가 드러난다. 독특한 이미지의 여배우 쥴리엣 루이스와 샤닌 소사몬, 오프빗 뮤지션 애프트 펑크, 디제이 소트컷, 롭 스위프트 등이 등장하는 「갭」의 광고는 톡톡 튀는 이미지와 재기발랄한 분위기를 전달하며 「갭」이 더 이상 베이직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을 표출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갭」의 핵심 제품인 데님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트렌드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갭」은 다양한 가공법을 가미한 데님에 도입하는 등 트렌디한 아이템에 힘을 쏟고 있다.
오늘날 「갭」의 명성을 있게 한 주체가 베이직인 만큼 베이직을 뒤로 밀어내고 패션 아이템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베이직의 후광을 믿고 안일한 태도로 사업을 해오다 위기를 맞은 만큼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 「갭」의 영화를 가져왔던 카키 팬츠, 플리티트 팬츠, 파이브포켓 팬츠가 하락하고 잇는 시점이라 트렌디한 아이템의 필요성은 더욱 절박하다.
각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실히 구별
「갭」은 「올드네이비」 「바나나리퍼블릭」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재정립 작전을 펼치고 있는데 「올드네이비」는 ‘품격있는 위트가 담긴 패션’ 컨셉으로, 「바나나리퍼블릭」은 ‘보다 편안한 커리어 패션’으로 성격을 정해 단품류를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갭」과 「올드네이비」의 브랜드 타겟, 컨셉을 명확히 구별하는 것도 또다른 관건. 「바나나리퍼블릭」이 디자인과 타겟층 면에서 두 브랜드와 확실히 구별되는 반면 「갭」과 「올드네이비」는 서로를 구별 짓는 특징이 확연치 않다.
「갭」은 각 브랜드의 컨셉을 명확히 하는 한편 재고를 줄이고, 생산 주기도 단축시키는 등 전반적인 제품 순환의 효율성을 높였다.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해 트렌디 아이템에 집중하는 새로운 면모를 보이기 위한 전초전.
「갭」은 그동안 베이직 아이템에 과도한 투자를 하는 바람에 새로운 아이템에 투자를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 재고 물량을 줄이고 생산주기를 단축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아이템에 투자될 비용과 여건이 마련됐다.
베이직과 트렌디 아이템의 균형잡기가 관건
그러나 일부에서는 트렌디한 패션으로 변혁을 일으키려는 「갭」이 의욕만큼 성과를 거둘 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베이직 아이템에 익숙해 있는 「갭」이 경험이 부족한 트렌디 부문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느냐는 의문과 함께 트렌디한 아이템을 전방에 내세울 경우 베이직을 선호하는 「갭」의 핵심 고객을 잃을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패션 아이템 생산에 집중한다고 해서 「갭」이 베이직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베이직에 치중했던 관습에서 벗어나 패션 아이템과 베이직 아이템 물량의 올바른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
「갭」은 지난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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