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습을 당하듯 매출 급감을 경험한 럭셔리 업계가 올해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 「구찌」 「조르지오아르마니」가 대폭적인 인원 감축에 나섰는가 하면 유동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프라다」가 채권 발행을 하는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그러나 세력 확장에 여념이 없던 「구찌」 「프라다」 등 파워하우스가 곤궁에 빠진 것과는 달리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등 중소규모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자신의 입지를 굳히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얼어붙은 유통 환경과 소비 심리를 헤치고 나갈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유통 전략을 세우는 것 뿐.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톰 포드는 美테러 사건 이후 소비자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활을 중시하는 극히 ‘개인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하며 이들의 감성을 어우를 수 있는 보다 따뜻하고 섬세한 패션이 2002 봄 럭셔리 업계의 전면에 대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버버리」, 따뜻한 가족애를 상품에 부각시켜
「버버리」는 테러 발발 이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가족과 친구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 이들을 매장 안에 끌어올 수 있도록 그들의 감정에 어필할 수 있는 제품(밝고 경쾌한 이미지와 가족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제품)을 집중 개발할 방침이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고객을 매장 안에 끌어오기 위해서는 그들의 감성과 부합되는 ‘가족적 이미지’를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
지난해 아동복 라인을 런칭, 성공적인 매출을 기록했던 「버버리」는 올 봄 아동용 향수 ‘베이비터치(BabyTouch)’를 런칭할 예정인데 ‘베이비터치’는 명목상 아동용 향수로 개발되었지만 사실 임산부나 아기 엄마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지극히 ‘가족적인 제품’. 가족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켜 소비자를 매장에 끌어오겠다는 「버버리」의 전략이 극명히 드러난 예라고 할 수 있다.
「버버리」는 올 봄부터 다시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여 수영복 사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으며, 지난 10월 베버리힐즈에 오픈한 매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 호조를 보인 것에 힘입어 뉴욕 거점 매장을 재단장하고 소호, 산호세, 캘리포니아 산타나로에 각각 1개 매장, 플로리다에 2개 매장을 추가 오픈했다.
「도나카란」, 초경량패브릭으로 승부
2002 봄 유통업체들의 선주문이 밀려든 「도나카란」의 경우 초경량 패브릭 제품이 주문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그 중 가장 많은 주문이 밀려든 품목은 블랙 테크노거즈 크리놀린 트렌치코트와 슬림스커트·코튼 원버튼 재킷. 「도나카란」은 올 여름 보다 타겟 지향적인 제품 생산에 집중, 재고량을 타이트하게 가져갈 방침이다.
「캘빈클라인」-‘must have' 아이템을 찾아라
「캘빈클라인」은 소비자들이 점차 정상적인 생활 리듬을 찾으면서 쇼핑의욕도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만큼 ‘꼭 갖고 싶다(must have)'는 느낌을 주는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매출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02 봄 「캘빈클라인」이 주목하고 있는 제품은 비즈 장식이 달린 메리노 실크 니트 같은 패션 아이템과 구즈베리/랩스베리 등의 색상이 메인 컬러.
「캘빈클라인」은 또, 고객의 기분을 ‘업'시킬 수 있는 디자인 개발에 힘쓰는 한편 파리에 거점매장을 오픈하고, 워나코그룹이 갖고 있는 「캘빈클라인」 언더웨어/진스웨어 라이센스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크제이콥스」 「안나수이」--불황은 없다.
LVMH와 손잡고 본격적인 패션사업을 펼치고 있는 「마크제이콥스」는 올 한해도 적극적인 시장전개를 해나갈 계획.
지난해 가을 컬렉션과 리소트컬렉션으로 호평을 받은 「마크제이콥스」는, 2002 봄 컬렉션에 선보였던 드레스에 폭발적인 선주문이 밀려들면서 드레스 부문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통환경이 취약했던 지난해에도 핸드백과 향수 부문의 매출 호조를 보인 「마크제이콥스」는 올해 이탈리아 아이웨어 제조업체 ‘드리고(De Rigo)’와 라이센스 형태로 「마크제이콥스」 라인을 런칭하는 등 액세서리 부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마크제이콥스」에게 남은 일은 핸드백과 향수, 선글라스를 함께 판매하는 액세서리 전용 공간. 「마크제이콥스」는 올 2월 블리커스트리트에 오픈될 세 번째 매장을 액세서리 전용매장으로 구성, 액세서리 사업을 본격화할 바탕을 마련한다.
소녀적인 감성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안나수이」는 아이웨어를 비롯한 라이센스 컬렉션을 확장시키면서 해외시장,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미국 내 매출 감소를 해외시장 매출 호조로 상쇄하고 있는 셈.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안착해가고 있는 「안나수이」는 일본의 이세탄백화점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3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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