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목받았지만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진 브랜드들이 재기를 꿈꾸고 있다.
「기라로쉬(Guy Laroche)」 「쉐레(Scherrer)」 「자크파스(Jacques Fath)」가 그 주인공. 이들은 각각 젊고 패기있는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를 내세워 예전의 명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아직 갈 길은 먼 듯하다.
얼마전 이들의 컬렉션에 참가한 패션 관계자들의 일관적인 평은 잊혀진 브랜드를 되살리는데는 젊은 디자이너와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망각의 세월을 털고 멀어져간 소비자들의 시선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함께 끈기와 참을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라로쉬
「기라로쉬」의 생환 책임을 지고 있는 인물은 알베르엘바즈(Alber Elbaz)의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레티샤헤칫. 그녀는 이번 「기라로쉬」 컬렉션에 빅토리아풍 의상부터 팀버튼의 영화에나 나올법한 화려한 가운과 댄디한 팬츠 수트, 블랙 후드 코트 등 다양한 디자인을 과시했지만 「기라로쉬」의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
자크파스
표류하고 있던 「자크파스」의 키를 쥐게 된 인물은 30세에 불과한 젊은 영국 디자이너 디즈니. 디즈니는 그린, 스카이블루, 베이지 등 파스텔 풍의 색상을 기조로 한 심플한 니트, 1920년대 풍 랩어라운드 드레스 등 지나치게 튀지 않는 스포츠웨어를 선보이며 거부감은 적지만 밋밋하다는 평을 들었다. 젊은 디자이너다운 패기와 잊혀진 브랜드를 부각시키기 위한 강렬함이 부족했다는 것. 「자크파스」가 다시 패션의 중심에 오기 위해서는 보다 모던한 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크파스」는 럭셔리 제국 프랑스럭서리그룹(Grance Luxury Grip)에 인수된 후 지난해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런칭하며 재기를 꿈꿔왔다.
쉐레
「쉐레」는 인도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 리투베리를 내세워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항진하고 있다.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인도출신 패션 디자이너인 리투베리는 올 가을 「쉐레」 컬렉션의 전방에 울트라글램(ultra-glam) 룩을 배치, 주목을 끌었다.
양 옆선을 자수로 휘감은 블랙 팬츠, 등뒤에 모피와 스톤을 장식한 트렌치 코트는 화려하고 관능이었지만 지나치게 타이트한 실루엣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디자인은 오히려 관능미를 반감시켰다는 평. 결국 ‘속삭이는 관능이 비명 지르는 관능보다 효과적’이라는 말을 되새기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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