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새로운 고객층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 어패럴업계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숨구멍을 찾기에 몰두했던 업스케일 디자이너들이 찾아낸 타겟층은 돈많은 40대층.
브랜드 선전효과와 아름다움에 대한 과시욕, 뮤즈에 대한 환상 등이 뒤범벅된 채 20대 젊은층을 주타겟으로 삼았던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는 이제 매출 잠재력을 실현시켜줄 돈많은 40대 베이비붐 세대에 어필하기 위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높은 수입, 높은 소비력 - 40대파워
디자이너들은 그동안 지나치게 멋진 젊은 모델을 내세운 자아도취적인 광고로 나이든 고객층을 격리시켜 왔다. 늘씬한 젊은 모델들이나 입는 옷이라는 느낌을 주는 이같은 광고는 돈많은 고객층의 지갑을 열지 못하게 하는 부적당한 장치로 자리잡았고 돈많은 보통(혹은 보통 이상) 체격의 40대층은 그들의 품격을 세워줄 적당한 브랜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제 디자이너들은 경기 침체와 매출 하락이라는 절대절명의 위기 앞에서 비로소 매출진작의 키를 쥐고 있는 40대층을 재발견하게 된 것이다.
美노동통계사무소가 밝힌 자료 역시 40대 고객층의 매출증대 효과를 뒷받침한다. 1990년과 2000년 사이에 소비자들의 지출성향을 분석한 결과 25세 이하층을 타겟으로한 디자이너들은 업마켓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 기준 45~54세 여성의 어패럴 구입 액수가 평균 831달러에 달한 반면, 25~34세층은 545달러밖에 지출하지 않았다. 이는 디자이너 마켓에서 가장 큰 소비층이 재정적인 여유가 풍부한 45~54세층이라는 것. 이같은 알짜배기 고객을 이제껏 외면하고 있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각성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분석가들은 높은 수입과 소비력을 갖춘 45대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고객층’이라며, 뒤늦게나마 디자이너들이 콧대를 낮추고 이들을 중점 타겟으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는데 환영하는 입장.
이처럼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타겟층을 현실화함에 따라 과도한 섹슈얼리티를 강조하고, 약물중독자처럼 빼빼 마른 모델을 등장시켜온 패션 광고 컨셉도 필연적인 변화를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이너의 파워 약해지나
한가지 흥미로운 현상은 ‘패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패션디자이너를 꼽는 고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의 한 업체가 1천6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신의 패션스타일과 어패럴 구매 결정에 디자이너나 디자이너 브랜드의 영향이 큰가?’ 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3명 가운데 1명의 여성들이 자신의 스타일과 패션디자이너의 의견은 별개라고 밝혀 트렌드를 창조한다고 자부하던 디자이너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타겟 조정 실패, 가격인하까지 - 디자이너가 직접 홍보 나서야
「토미힐피거(Tommy Hilfiger)」 「DKNY」 「노티카(Nautica) 등 유명 브랜드들은 타겟층을 조정하지 못해 매출 감소에 따른 판매가 인하에 들어갔다. 「토미힐피거」는 전년 대비 판매가를 20% 가량 낮춰야 했고 「노티카」는 22%, 「DKNY」 는 4l.9% 가격을 인하했다. 기존가를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폴로랄프로렌(Polo/Ralph Lauren)」 「캘빈클라인」 등이며 「케네스콜(Kenneth Cole)」의 경우 다른 브랜드가 어려움을 겪는 평균판매가 24% 상승을 기록, 탄탄한 위상을 과시했다.
올해 업마켓 美어패럴 브랜드의 가격은 평균 9.5% 하락했는데, 이는 알뜰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의류를 좋아하지만 본 매장보다는 디자이너의 아웃렛 매장이나 할인매장에서 구입한다는 것.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서 브랜드가 더 이상 최우선 조건이 아니라 ‘Value for money’를 우선하는 소비자들의 의식변화는 디자이너들의 의식변화를 촉발시킨다. 자료에 의하면 여성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가격대비 제품가치▷브랜드 네임▷스타일 순.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결정의 가장 큰 인자로▷브랜드 네임▷스타일▷가격 순으로 꼽았던 것과 극한 대비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힘이 떨어지는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소비자들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 이벤트나 각종 매체를 자주 만들라고 충고한다. 경기가 호황을 이뤘던 지난 1990년에는 디자이너가 직접 홍보에 나서지 않고도 매출이 약속되었지만 지금은 디자이너 페르소나가 지친 브랜드의 어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강력한 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제까지 장수할 수 있었던 브랜드의 공통점이 라벨 홍보에 성공했던 것을 볼 때, 디자이너들의 자체 매장 운영은 적극적인 브랜드 홍보의 현장으로 더욱 의미가 커가고 있다.
디자이너 자체 매장 - 홍보효과 커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브랜드 이미지 홍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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