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바닥세를 면치 못했던 오뜨꾸띄르의 매출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 혁신적이고 모던한 프레타포르테(레디투웨어)의 인기에 밀리고, 경기 침체의 여파 속에 지지부진한 매출을 보이던 오뜨꾸띄르는 지난 1월 여름컬렉션을 선보이면서 두자리수, 세자리 수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드라마틱한 국면전환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것으로서 꾸띄르 사업을 펼치고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꾸띄르 여름 컬렉션 반응 높아
디자이너들이 여름 컬렉션을 선보일 당시에만 해도 꾸띄르업계는 경기 침체와 미국 테러 여파때문에 높은 반응을 기대하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주머니 단속에 나선 시점에 수만달러를 상회하는 핸드메이드 꾸띄르 제품의 침투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오뜨꾸띄르 정장의 가격은 1만달러에서 30만달러에 달한다.
꾸띄르업계가 희색을 찾고 있지만 디자이너 크리스찬라크로와는 그다지 밝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두자리 숫자로 증가했지만 비평가들의 찬사와 고객의 반응이 엇갈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웨딩가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업자들의 주문은 런어웨이 쇼에 선보였던 디자인에 몰리고 있는 것.
한편 분석가들은 꾸띄르 하우스의 높은 매출을 양날을 단 칼과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디자인의 예술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는 되겠지만 적자만 양상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입생로랑리브고쉬」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70%나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연간 적자가 1천만달러에 달하며 크리스찬디올/크리스챤라크로와 역시 적자 운영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
반면 「샤넬」과 「장폴고띠에」 「피에르발망」은 흑자를 보이며 꾸띄르 하우스의 체면을 살리고 있다. 크리스챤디올 꾸띄르 컬렉션의 상반기 매출은 55% 증가했고 「샤넬」과 발렌티노는 각각 30%, 10%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대중의 감각을 반영한 사업 감각 필요
최근 꾸띄르의 인기 하락은 대중들의 감각이 변모하고 있는데 반해 꾸뜨리에들이 예술적 몽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에 연연하는 자세 때문에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관대함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럭셔리 디자인 하우스 LVMH가 지적한 바와 같이 꾸띄르 하우스들이 디자인을 ‘예술(art)’의 범주에 묶어두는 한 그들의 사업은 ‘적자(red)’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띄르업계는 여름 컬렉션의 높은 반응에 고무된 분위기. 꾸띄르 업계의 전설, 디자이너 입생로랑이 은퇴한 뒤에도 기대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입생로랑의 은퇴가 꾸띄르업계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한다. 300개 이상의 디자인을 선보인 입생로랑 회고전이 꾸띄르에 대한 향수와 신뢰감을 되살렸다는 것. 동시에 입생로랑의 은퇴를 시작으로 엠마누엘웅가로, 발렌티노, 피에르발망 등 꾸띄르의 역사를 창조한 디자이너들이 은퇴할 시점에 접어들면서 옛 꾸띄르 하우스에 향수를 느낀 사람들이 꾸띄르 디자인 사재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꾸띄르업계는 매출 증가의 원인이 소비자의 ‘개인화’ 경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소수의 디자인을 다량 생산하는 레디투웨어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자 하는 ‘패션 개인화’ 현상을 보이면서 꾸띄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 돈많은 미국의 25~30세층이 꾸띄르 하우스의 새로운 고객으로 등장한 것도 꾸띄르 매출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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