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통업체들이 군살빼기 대작전에 돌입했다. 장기적인 어패럴업계의 침체로 위기의식을 느낀 업체들은 수퍼 모델이 다이어트를 하듯 사업 전반에 걸쳐 파생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정식적인 재정 집행까지 가능한도로 줄이는 ‘날씬한 사업체제’로 정비하고 있다.
이 같은 업계의 ‘체질 다이어트’ 바람은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도한 긴축 정책에 몰두하다 패션의 생명인 창조성(Creativity)까지 동여매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9·11테러, 회계 부정 여파로 소비 위축
이 같은 업계의 ‘날씬이 바람’은 이제까지 유례없는 현상으로 9·11테러와 엔론(Enron)사의 회계부정의 산물. 도산업체가 속출하고 기업합병 및 구조조정으로 해고사태가 벌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꺼렸고 위축된 소비심리로 인해 패션업체는 ‘경비절감을 통한 매출하락 보완’ 작전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처럼 패션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하자 잡지사들 역시 광고 수주가 대폭 줄어 덩달아 경비 절감에 나섰고 광고 시장도 예년과 다른 찬바람을 느끼고 있다. 여성잡지에 실리는 대부분의 광고가 어패럴 광고임을 감안할 때 어패럴업계의 ‘재정 다이어트’는 곧 ‘출판 광고업계의 다이어트’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할인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조차 매출 증진에 어려움을 겪으며 긴축 재정 관리에 나설만큼 유통업계에 부는 ‘비용 다이어트’ 압박감은 심각한 상태. 월마트는 타이트한 비용 조절을 통해 전체 비용 감소 효과를 얻긴 했지만 직원을 위한 보험/연금 및 법적 비용이 16포인트나 증가했다고 밝혀 직원감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비용절감은 미봉책에 불가
일각에서는 유통업체들이 ‘비용 다이어트’ 작전을 펼치면서 패션 및 유통과 관련된 여타 부문까지 추가적인 비용절감 바람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효율성을 높이고 공학적인 측면을 강화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원자재부터 생산, 공장직원부터 매장/배송 담당 직원까지… 인적/물적 자원의 다이어트가 불가피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도미노식 영향이 결국 소비자들의 집안까지 파급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움켜쥐면서 매출하락에 시달린 유통업체들이 선택한 ‘비용 다이어트’ 전략이 곧 ‘인적 자원 다이어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타 부문까지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의 불안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지갑 단속 강도가 더 심해지면 결국 유통업체들은 또다른 매출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된다.
또한 이노베이션을 통한 고객 유인보다 가격인하나 비용절감 등 손쉬운 방법을 통해 매출 부진을 상쇄하려고 하는 안일한 태도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방법은 수치상의 수지균형을 맞추는 미봉책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실질적인 매출 증진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비용 다이어트’ 작전과 더불어 머천다이징 정비/매출 유인을 위한 전략 개발 등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것만이 장기 침체를 타파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디비젼 합병, 광고비 절감의 함정
이런 와중에 메이시 백화점은 美북동부에 위치한 카우프만(Kaufmann)과 필렌느(Filene) 디비젼, 서부에 위치한 마이어앤프랭크(Meier & Frank) 매장 등을 합병하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약 효과를 보고 있다. 분석가들에 의하면 합병 결과로 메이시 백화점은 6천만달러에 달하는 추가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고. 이는 한 주당 13센트의 이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디비젼 합병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경우 제품 판매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바톰라인 성장이 촉진된다. 마진을 늘려 매출 부진으로 발생되는 수익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방식은 투자배당금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압박을 받는 상장업체가 매출 부진의 탈출구로 흔히 선택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주주들에게 생산지향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합병을 통한 중앙집권적 경영체제 구성은 기대했던 만큼 커다란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역 디비젼 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 계획의 가장 큰 함정은 지역 시장에 대한 정보 통로가 좁아진다는 것이다. 지역 디비젼 철폐를 통해 지역 사정에 능한 구매사무소들이 제공하는 고객 취향이나 제품 선호도 등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고 어떤 면에서는 해당 지역 시장의 문을 닫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광고비 절감 전략 역시 부작용을 안고 있다. 이미지 광고나 카달로그 부수를 줄이면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기타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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