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파워? 머니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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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6 오후 3:52:55

자유로운 힙합 정신이 미국 패션가를 점령했다. 사회 비판적인 가사 때문에 반항적인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힙합, 그리고 힙합패션은 이제 디자이너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주는 트렌드 코드로 떠오르며 패션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힙합을 경멸하거나 무시했던 럭셔리 브랜드들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며 부를 쌓아온 래퍼들을 고객 리스트에 올리면서, 뒷골목 패션이었던 그들에게 럭셔리 감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처럼 힙합과 패션은 이제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상부상조 관계를 구축했고 랩아티스트가 클래식 꾸띄르 런어웨이 쇼의 주요 게스트로 등장하고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꾸띄르와 만남 - 돈이 패션이다 초창기 힙합이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웨어에 일부 접목되었다면 지금의 힙합은 「베르사체(Versace)」 같은 꾸띄르 하우스와 자연스럽게 믹스되고 있다. 과거의 힙합이 정치와 사회적 이슈를 들고 나왔다면 지금의 힙합은 그들이 비난했던 주류, 상류층으로의 사치를 함께 즐기고 있다. 랩 가수의 성공은 신귀족의 감성을 일깨웠고 캐딜락과 다이아몬드, 그리고 럭셔리 패션의 주고객으로 변모했다. 돈 많은 신귀족의 고객가치를 깨달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들의 감성을 디자인에 반영, 매출 증진을 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반항적인 힙합으로 돈을 모은 래퍼들이 이제 패션의 방향을 움직이는 세력으로 성장한 것이다. 래퍼들은 그들의 가사에 「버버리」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상류층의 진입을 선포하고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해석하고 있다. 져지 티셔츠, 너덜거리는 부츠, 삐딱한 모자로 반항을 표시하던 래퍼들이 이제 디자이너의 로고가 선명히 드러나는 선글라스와 벨트, 액세서리, 모피로 치장하고 힙합의 승리를 외쳐된다. 이들이 입는 옷은 점점 더 말쑥하고, 번쩍거리고 가격대도 엄청나지고 있다. 힙합이 디자인의 메인 코드로 등장하면서 힙합정신이 죽었다는 일부의 지적은 이제 돈이 지배하는 패션 논리와 대적할 수 없는 작은 목소리가 됐다. 34인치가 넘는 배기 진을 엉덩이 아래로 흘러내릴 듯 입고 다니던 래퍼들이 「아르마니」 수트와 「베르사체」 쉬폰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면서 힙합 트렌드는 대변혁을 맞게 된 것이다. 패션의 경계를 허물다 - 럭셔리도 움직인다 외곽에서 시작된 힙합의 강한 흡인력을 깨달은 음반계가 힙합을 음반 전쟁의 최전방에 내세우면서 가난한 도시의 흑인들은 물론 돈 많은 중·상류층까지 힙합을 즐기게 되었고, 주류 패션도 힙합의 상업적 가치를 재빨리 활용하고 있다. 모두들 힙합이 가져온 머니파워(money power)의 한 축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럭셔리 업계도 그 중 하나. 비딱한 시선으로 힙합을 바라보던 디자이너들은 힙합 정신을 디자인에 반영하면서 재미를 보기 시작했고 연예계와 결탁하는 등, 품위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짓도 거뜬히 해낸다. 꾸띄르 하우스도 머니 파워 앞에서는 꼼짝할 수 없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힙합이 패션을 움직이는 것만큼 럭셔리와 사랑에 빠진 힙합 전사들이 럭셔리 브랜드를 선전하는 첨병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니트 모자, 폴리폴리스가 과거의 힙합 패션 트렌드였다면 럭셔리한 수트, 몸매를 강조한 베르사체 원피스, 선글래스, 타이트한 하이엔드 진은 이제 헐렁한 배기 바지와 너덜거리는 부츠를 힙합의 외곽으로 밀어냈다. 진 브랜드 「디젤(Diesel)」 역시 힙합 이미지를 디자인에 반영, 트렌디한 멋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힙합에 무심한 사람들이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힙합을 입고 있는 셈이다. ‘오버사이즈’로 대변되던 힙합이 테일러드의 품격을 포용하면서부터 패션과 힙합의 경계, 사회적 계급과 스타일의 경계는 완전히 허물어졌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패션은 힙합을 담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은 그것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 속의 힙합, lifestyle 1990년대에 「토미힐피거(Tommy Hilfiger)」가 있었다면 지금은 「팻팜(Phat Farm)」이 있다. 10여년 가까이 미국브랜드의 전성기를 누렸던 「토미힐피거」가 고전을 하고 있는 이유는 산만한 운영체제, 부실한 디자인 개발 노력 등 내부적인 문제 외에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리를 치고 올라오는 「팻팜」 「로카웨어(Rocawear)」 「이니스(Enyce)」 「후부(FUBU)」 등 힙합 브랜드 파워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매니아 브랜드로 출발했던 이들 브랜드는 힙합을 즐겨듣는 젊은 층은 물론 활동성을 선호하는 중·장년층까지 입을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흡수력을 발휘하면서 기존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들의 위축을 불러왔다. 이들 힙합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힙합의 생리와 패션 마인드를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있는 래퍼였던 러셀시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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