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해외 패션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희망적인 소식들로 채워졌다. 그간 주춤했던 패션 하우스들은 네오 미니멀리즘을 통한 새 단장에 돌입하고 역량 있는 경영인을 영입해 흑자 전환에 나섰다. 디자이너들의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에 만감을 교차시킨 올 해는 규정지을 수 없는 그들의 행보에 예의 주시해야만 했다. 더불어 하이스트리트들은 특색 있는 경영 전략으로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정리=함민정 기자>
① “아이를 위해 디렉터에서 물러납니다!”
「클로에(Chloe)」의 피비 필로가 패션계에 결별을 선언했다. 아기 엄마가 된 피비 필로가 가정과 자녀 양육에 충실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피비 필로는 「클로에」의 성공을 가져온 능력있는 디자이너다. 「클로에」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터라 그의 은퇴를 더욱 안타까워했다.
그의 결별 선언은 패션계가 자랑 삼았던 ‘작품을 위한 희생’, ‘강한 직업 윤리’ 의식보다 개인의 선택과 의지를 중시하고 디자이너의 개성과 파워가 강화됐음을 의미했다.
② 브리티시 패션 인기 몰이
올 들어‘영국인은 투박하고 촌스럽다’는 미국인의 편견이 변모하고 있다.
이미 미국 음악시장은 영국 출신의 가수들이 지배한지 오래고, 할리우드는 쥬드 로, 이안 맥그리거, 올란도 볼륨 등의 영국계 배우들에게 점령된 분위기다. 더불어 기네스 펠트로, 마돈나 등이 브리티시와 결혼을 하면서 인식 변화가 가속화 됐다.
이로 인해 미국인들은 자유롭고 아방가르드한 감성이 허용되는 브리티시 패션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고 있다. 일례로 뉴욕 ‘코스튬 인스티튜트’에서 1976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영국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전시하는 전시회가 기획되어 있을 정도다. 이번 기획전은 <보그>의 아나 윈투어, 「버버리」의 크리스토 베일리 및 시에나 밀러 등의 패션계 인사가 참여해 런던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③ 스키니 진, 데님 매출상승 주도
올해는 스키니 진이 데님 매출을 상승시키는 열쇠로 드러났다.
2005년 데님 마켓 전년 대비 9.5% 상승한 152억6천만 달러로 나타났다. 데님업계는 데님의 다양화를 시도하면서 시즌별로 구입해야 하는 아이템으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애썼다. 이에 대한 노력의 결과로 커팅과 실루엣, 독특한 컬러와 장식을 내세운 고급 프리미엄 진이 데님 소비층을 넓혔고, 소비자들은 데님을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으로 인식, ‘브랜드와 스타일을 중시’하는 경향을 갖게 됐다.
올 시즌 뉴욕 패션가에서 가장 잘 팔린 진은 「세븐포올맨카인드」 「시티즌스오브휴머니티」 「트루릴리전」 등 프리미엄 진이며 정숙한 스타일에 어울리는 논디스트레이드ㆍ슬림 컷 진이었다.
④ 「자라」, 「H&M」 누르고 유럽 평정
2006년 들어「자라」가 「H&M」을 앞지르고 있다.
이 같은 성공요인은 「자라」의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조용하게 성공을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직원과 경영진과 끈끈한 인간관계 형성에 주력하고 생산과 배송 과정의 치밀함을 보이며 공격적인 시장확대와 발빠른 배송 유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의 욕구를 파악해 디자인 제작에 반영하고 두 번째 재고를 관리해 2주마다 신제품을 매장에 반입해 ‘패스트 패션’의 선두를 만들며 급속한 매출 신장을 이뤘다.
더불어 ‘근거리 생산+시작과 마무리는 스페인에서’시스템을 고집해 철저한 품질관리와 빠른 배송을 확보했다.
「자라」는 전 세계 891개의 매장과 쇼윈도를 유일한 광고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소비자가 알아서 매장을 찾게 만드는 방식을 만들었다.
⑤ 굿바이 맥시멀리즘, 웰컴 투 미니멀리즘
올해 부활한 미니멀리즘은 적절한 절제와 디테일의 정리를 통해 여성미와 우아함을 남겨놓은 ‘부드러운 미니멀리즘’으로 돌아왔다. 특히 화려한 컬러를 포기하고 블랙과 화이트, 기타 중성적인 색채 속에서 정돈된 섹시미와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올리비에 테스켄스, 엘버 엘버즈가 기존의 페미닌과 로맨티시즘을 살리면서 전체 실루엣을 미니멀하게 소화했다. 「질샌더」역시 같은 맥락으로 호평 받으며 특유의 균형감을 살린 재단을 선보였다.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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