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마케팅을 통해 매출 재미를 보았던 패션계가 제 발등을 찍기 시작한 것인가? 패션계와 제휴를 통해 자신의 ‘네임 밸류’를 인식한 할리우드 스타들은 단순한 제휴를 넘어서 자체 브랜드를 런칭하기 시작하면서, 패션계의 셀러브리티 마케팅은 가히 점입가경이다. 셀러브리티 라벨이 ‘돈 되는 장사’라는 메시지를 던진 대표적 인물은 한때 연인 사이이기도 했던 제니퍼 로페즈(J.LO), P.디디(Sean John)이지만,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보다 앞서 자신의 향수 라인을 런칭,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고 빅토리아 프린서플, 로렌 허튼 등 19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스트 달은 중장년층에게 어필하는 홈쇼핑 판매용 화장품 라인을 런칭, 쏠쏠한 사업 재미를 누려온 바 있다.
하지만 과거의 셀러브리티들이 할리우드(혹은 런어웨이 무대)의 러브콜이 줄어들 때 쯤, 사업으로 방향을 튼 것과 달리 영악한 젊은 셀러브리티들은 그들의 인기가 가장 높을 때 이를 철저히 이용하며 패션사업에 뛰어든다는 점에서 과거의 셀러브리티 라인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외국에 나가 자동차-양복-심지어 핸드폰 광고를 하며 부수입을 챙겼다고 비난받았던 할리우드 스타들은 이제 대놓고 그들과 제휴한 패션 라벨을 광고하거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광고해도 당당한 ‘사업’이려니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해외에서 광고를 즐겨 찍는다는 이유로 러셀 크로우의 비난을 샀던 해리슨 포드, 조지 클루니, 레어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셀러브리티 마케팅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금 억울한 느낌이 상당히 클 듯하다.
아무려나 셀러브리티가 패션계에서 통한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최근의 할리우드 스타 및 스포츠 스타들은 일단 대중에게 이름만 알려지면 수퍼용 의류나 화장품 라인이든, 중가의 패션 의류나 액세서리, 혹은 하이엔드 란제리나 향수 등 그들의 이름을 팔아먹을 부문이 많아지면서 잘만 하면 지갑은 더욱 두둑해지고, 은퇴 후에도 잊혀질 걱정 없이 사업가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그런 만큼 셀러브리티 패션 시장이 더욱 번성하고 더불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영악한 젊은 셀러브리티들
재미있는 현상은 처음 등장할 당시 메인 스트림 패션의 비웃음을 샀던 힙합 스타일이 셀러브리티 패션의 진정한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힙합계의 거물로 자리한 제이-Z의 「로카웨어(Roca Wear)」나 러셀시몬즈의 「팻팜(Phat Farm)」, 패션 모델 출신이자 러셀시몬즈의 와이프(현재 이혼) 키모라 시몬즈가 지휘하는 「베이비팻(Baby Phat)」은 모두 힙합 래퍼들이 즐겨 입던 대도시 뒷골목 스타일을 어번 스트릿 웨어로 성장시킨 라벨로 패션계에 힙합을 트렌드와 동일어로 자리 잡게 만든 파워풀한 셀러브리티라 할 수 있다.
이들의 등장으로 깔끔한 백인적(?) 프레피룩을 지향하며 1980-90년대 초반을 선전했던 「토미힐피거(Tommy Hilfiger)」나 「캘빈클라인(Calvin Klein)」은 젊은 층이 이탈하며 심각한 매출타격을 겪었고 ‘스트리트’ 라벨은 물론 럭셔리 브랜드들조차 젊은 층이 ‘힙(hip)'하게 여기는 힙합 스타일을 그들의 디자인에 반영하게 된다. 한 마디로 메인 스트림 음악계를 공격,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며 젊은 층을 사로잡은 힙합 파워가 패션계로 건너가며 또 다른 힙합 제국을 이뤄낸 것. 물론 여기에는 과도한 힙합 래퍼의 의상에 ’현실‘을 적절히 조화시킨 제이즈나 러셀 시몬즈의 사업적 두뇌회전이 큰 몫을 한 것으로서 셀러브리티들이 제대로 ’패션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일대 사건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제이즈나 러셀 시몬즈는 단순히 그들의 이름을 표면에 내세워 네임 밸류 마케팅을 펼치는 대신, 패션 전문가를 영입해 직접 디자인과 생산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지식을 쌓으며 패션 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아 사업을 펼치는 진지한 자세를 바탕으로 그들의 패션 제국을 세우고, 후발 셀레브리티들의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션존」에서 「J.LO」 까지
마약 및 무기거래, 탈세혐의로 CIA의 오랜 내사를 받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루머 속에서도 가장 성공한 패션제국을 건설해낸 래퍼 P.디디는 애초부터 하이레벨, 디자이너 브랜드를 꿈꾸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힙합과 도회적 럭셔리를 접목한 쉬크한 남성복 션존(Sean John)을 런칭, 힙합과 정장 사이의 틈새를 노려 남성들에게 새로운 패션의 지평을 열어주며 폭발적 매출을 기록, 흑인은 물론 백인 남성들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며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 남성복 디자이너 부문의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단순한 셀러브리티 라벨로 치부했던 일부 디자이너들이 발등을 찍었을 법도 한데 「션존」의 성공은 셀러브리티 패션 사업이 일회적, 이벤트성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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