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그룹 3파전…“돈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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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4 오후 5:20:41

럭셔리 사업이 돈 되는 장사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일어났던 브랜드 인수/합병전, 지난 1990년대 LVMH가 「루이비통」 「크리스챤디올」 등의 라벨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럭셔리 업계의 편 가르기 작전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루이비통」 「크리스챤디올」 「지방시」 「펜디」 「셀린느」 「로에베」 「쇼메」 「겔랑」 등 최고급 브랜드 60개가 모여 있는 LVMH 제국, 유통거두 PPR과 제휴해 LVMH의 인수 작전을 교묘히 피한 후 「구찌」 「이브생로랑」 「세르지오롯시」 「보테가베네타」 「알렉산더맥퀸」 「스텔라맥카트니」 「발렌시아가」 등의 재능 있는 라벨을 보유하며 또 다른 럭셔리 제국을 구축한 구찌 그룹, 여기에 「프라다」 「미우미우」 「아제딘알라이야」 「카슈」을 보유하고 있는 프라다 그룹의 3파전을 보면, 현재 럭셔리 업계는 뛰어난 무술(자본)과 전략(경영)으로 강호를 휘어잡으려는 무림고수들의 세력다툼의 격전지나 다름없다. 다시 말해 이름값 좀 제대로 한다고 인정받는 디자이너나 라벨이라면 이들 세 그룹 중 어디 한 곳에 속하지 않고서 존재하기란 고수들의 칼에 무방비로 내던져진 연약한 나그네 신세가 될 처지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을까? 고전적인 표현이지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커다란 그룹의 우산아래 오밀조밀 모여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뛰어난(!) 경영진의 지휘아래 체계적인 지원을 받으며 곱게 성장할 가능성을 기대할 만하다. 철저한 수익 중심의 경영마인드로 무장한 베르나르아놀드의 날카로운 경영방침에 따라 디자이너(마크제이콥스)를 영입, 고루한 이미지를 털고 매력적인 젊은 브랜드로 재탄생한 「루이비통」이나 섹시한 매력 남, 톰 포드의 지휘 아래 ‘상속녀와 거리의 여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관능적인 면모로 재구성되었던 「구찌」의 사례에서 보듯 ‘럭셔리 그룹화’는 브랜드 성장에 충분한 메리트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의 재정적 안정성을 기대하며 럭셔리 그룹의 한 식구가 된 디자이너들이 브랜드의 방향에 대해 경영진과 다른 의견을 가질 때, 혹은 디자이너들의 크리에이티비티가 경영진의 간섭을 받기 시작할 때 발생되는 불행한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크다. 지금은 ‘제국의 일원’이 된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운영될 때 가능했던 ‘예술가적 향취’나 자유분방했던 크리에이티비티는 ’수익‘이라는 수갑아래 철저히 통제되고 타협해야 하는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었고, 결국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버리고 뛰쳐나가거나, 아니면 다시 매각 시장으로 몰려나는 상황에 부딪치고 만다. 고급스런 미니멀러리즘의 대명사 「질샌더」의 창업자이자 디자이너 질 샌더가 프라다와 그룹과 의견차이로 만남-결별-재결합-최종결별 과정을 거친 사건이나,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LVMH의 일원이 되었지만 ‘기대 수익’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쫓겨나듯 밀려난 마이클코스, 시대를 풍미한 창의적 마인드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되어 경영진(프라다 그룹)과 알력을 보이다, 링크시오리홀딩스(Link Theory Holdings)‘에 매각되면서 자신의 라벨을 떠나버린 헬무트 랭. 한 마디로 돈줄을 쥔 경영진의 칼자루 놀음에 질 샌더 없는 「질샌더」 헬무트 랭 없는 「헬무트랭」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나의 브랜드를 세우기 위해 정성을 쏟았던 디자이너들의 존재가치가 ’상업적 이해관계‘ 속에 단순한 거래 대상이 되어버리고, 애초 재정적 지원을 기대하며 그룹의 일원이 되었던 디자이너(브랜드)들은 수익불충분이란 명분아래 자신의 ’브랜드‘를 빼앗긴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심지어 「헬무트랭」 매각 결정은 디자이너 헬무트 랭에게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고 프라다 그룹 선에서 이뤄졌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어, 럭셔리 그룹 아래 디자이너들의 존재는 기계 문명 속에 하나의 나사못이 되어버린 챨리채플린의 영화 속 주인공을 떠올리게 한다. 디자이너는 가도 브랜드 이름은 남아? 아이러니 한 것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떠나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그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연계시켜 구매 결정을 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트렌드가 바뀌어도 「질샌더」의 시그너쳐 룩, 「헬무트랭」의 시그너쳐 룩은 컬렉션 전반에 드러나기 마련이고 이는 곧 소비자들의 ‘믿음’과도 같은데 이름만 남은 브랜드가 과연 제 값을 해낼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린 창업자가 사망했을 경우, 혹은 자의적으로 후임자를 영입했을 경우와 경영진의 압박에 ‘밀려났을 경우'를 분리시켜 생각해야 한다. 코코 샤넬은 오래전에 사망했지만 칼 라거펠트의 지휘아래 그녀의 「샤넬」 시그너쳐 룩은 계승되고 발전되어 지금의 「샤넬」로 자리 잡았고, 「발렌시아가」는 재주꾼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지휘아래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던한 발렌시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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