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스트라이카 이후, 자본주의 바람이 몰려들면서 신흥 부자들의 천국이 된 모스크바가 이제 파리와 뉴욕에 버금가는 쇼핑 천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랫동안 억눌렸던 쇼핑 욕구와 이를 감당해 낼 자본이 풍부해진 젊은 러시아 부자들이 럭셔리 구입에 나서면서 매출 포화상태에 달했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러시아로 몰려 들어가기 시작한 지 10여년이 다 되는 지금 아직까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럭셔리 브랜드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미국 패션의 상징인 디자이너 브랜드「랄프로렌」이 이곳에 플랙쉽 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밝히는가 하면, 「크리스챤디올」도 2주전 붉은 광장에 위치한 GUM 쇼핑센터에 36540평방피트의 플랙쉽 매장을 오픈, 러시아 시장이 ‘돈 되는 마켓’이라는 점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현재 럭셔리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흥 시장은 잠재 소비력이 높은 러시아와 중국, 인도 등지인데, 특히 러시아는 이 들 중 가장 세련되고 중독적이라 할 만큼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높아 아동복부터 남녀 의류 및 가구와 차까지 고가의 상품은 그야 말로 무한질주 상태다. 플랙쉽 매장을 오픈할 만큼 이곳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낸 크리스챤디올 관계자는 18개월 이내에 추가 매장 오픈 계획까지 드러내며 러시아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러시아 현지 업체와의 합자 형태가 아닌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는 「크리스챤디올」 외에도 「샤넬」「루이비통」 등이 있다.
재미있는 점은 럭셔리를 처음 접한 대다수의 소비자들이나 국가들처럼, 러시아의 소비자들도 럭셔리 브랜드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로고가 도드라진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 이에 따라 「크리스챤디올」처럼 로고를 디자인 전면에 내세운 럭셔리 브랜드들이 특히 러시아 시장의 입맛에 잘 들어맞는다고 분석된다. GUM에 들어설 3층 규모의 디올 매장은 파리 몽테뉴가에 위치한 디올 플랙쉽 매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긴 전통과 모던미가 조화된 매장으로, 레디투웨어·쥬얼리·슈즈·핸드백·가죽 제품·향수·코스메틱 등 디올의 거의 모든 제품들이 취급된다.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럭셔리 모피코트, 다이아몬드 쥬얼리, 핸드백 등 특히 고각의 제품이 럭셔리 매출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개발도상국 중 가장 높은 경제 성장을 보이면서 중산층까지도 럭셔리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다양한 부문의 매출 성장이 더욱 가속되는 추세다.
한편 러시아는 서구의 럭셔리 브랜드 유입에 만족하지 않고 자체적인 모스크바 컬렉션(Moscow Fashion Week)을 열어 로컬 디자이너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고르키파크에서 열린 제5회 모스크바 컬렉션에서는 올가로미나, 스베틀라나테긴 등 러시아에서 주목받고 있는 현지 디자이너들이 참가, 호평을 받았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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