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스트리트의 만남 독이 든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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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7 오후 3:35:14

요즘 가장 많이 회자 되는 표현인 ‘양극화’ 라는 말이 적어도 패션계에서는 교차점을 찾아가는 듯 하다. 오랫동안 서로 각기 다른 계급에서 활약해온 럭셔리 하이엔드 디자이너와 매스마켓을 타겟으로 값싸고 트렌디한 아이템을 내놓는 하이스트리트 라벨이 만나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샤넬의 장기 집권 디자이너이자 럭셔리 패션의 살아있는 역사, 칼 라거펠트가 2004년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이자 ‘디자인 카피’의 달인(!) 「H&M」과 손잡고 리미티드 컬렉션을 런칭한 후 촉발된 패션계의 계층 넘나들기 바람은, 스트리트 라벨에게는 디자인 크리에이티비티를 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장점을, 그 자신의 이름(브랜드)에 갇혀 대다수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먼 존재였던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브랜드)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이들을 잠재적 소비자로 포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각기 다른 영역의 ‘만남의 장’ 역할을 해왔다. 하이엔드와 매스마켓의 제휴 바람 다시 말해 디자이너들이 트렌디 브랜드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고 직간접적으로 이들과 손을 잡고 한정 라인을 선보이는 현상은 결국 매스마켓의 파워를 활용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좀더 효과적으로 광고하고 매출을 증대하려는 현실적인 욕심 때문이다. 디자이너를 하나의 예술가처럼 여겼던 과거의 경우, 돈 때문에 남의 시장을 엿본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겠지만, 럭셔리 업계도 수지타산을 따지는 이익중심형 구조로 바뀌고 있는 지금, 필요에 의해 아랫집과 손잡는 현상은 전혀 유별난 일이 아니다. 칼라거펠트를 필두로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디자이너 2006년 스텔라 맥카트니가 「H&M」과 제휴,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으며 디자이너 이름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의 구매 광풍을 이끈 데 이어, 음울하고 신비한 북유럽적인 매력을 표현해온 디자이너 빅터& 롤프와 「H&M」 이 캡슐 컬렉션 런칭에 합의, 또 다른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최근에는 할리우드의 젊은 스타들이 가장 사랑하는 디자이너 중의 한 명이자, 한 동안 「클로에」의 후임 디자이너 물망에도 오르내렸던 디자이너 롤랑 뮤레가 베이직의 대명사 「갭(Gap)」과 제휴, 리미티드 컬렉션을 제작한다고 밝히는 등 이름 좀 있다 싶은 디자이너라면 매스마켓의 파워 브랜드와 제휴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양쪽의 경계 넘기는 일상화 되어가고 있다. 롤랑 뮤레 + 「갭」, 캡슐 컬렉션 런칭 스칼렛 요한슨이 레드 카펫에 즐겨 입는 클래식하면서도 관능적인 가운 메이커로 유명한 롤랑 뮤레는, 독학으로 디자이너가 된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는 인물로, 루즈한 카키와 베이직한 티셔츠로 유명한 갭과 제휴한 컬렉션도 그의 장기인 10벌의 드레스로 구성되어 있다. 재미있는 점은 롤랑 뮤레가 티셔츠나 재킷 등 좀더 대중적인 아이템 대신 「갭」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드레스를 선택했다는 사실인데, 이는 그의 이름을 패션계에 각인시킨 1950년대풍 ‘갤럭시(Galaxy) 스타일’ 드레스가 그의 디자인 세계를 가장 잘 드러낸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즉 베이직 라벨로 각인된 갭에게는 좀더 ‘드레시한’ 이미지를 더하고, 일반 대중에게는 롤랑뮤레 특유의 글래머러스한 감성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인 셈이다. 여성의 몸매를 아름답게 강조하는 뮤레의 “갤럭시” 드레스는 빅토리아 베컴, 스칼렛 요한슨, 레이첼 와이즈 등의 스타들이 착용, 카메라 세례를 받았으며 이를 구매하기 위한 웨이팅 리스트는 여전히 길기만 하다. 「갭」과 함께 진행되는 이번 시즌 캡슐 컬렉션에도 폴디드 캡 슬리브 캘럭시 드레스가 포함되어 237-222 달러 정도로 판매될 예정이어서, 스타들의 착용 사진을 보고 부러워하던 다수의 여성들의 구매 쟁탈전이 벌어질 듯 하다. 또한 이번 컬렉션에는 레드 컬러 아이템 3점이 포함되어 눈길을 끄는데, 이들이 판매수익 50%는 아프리카의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해 조직된 국제적인 자선 기금 RED에 지원될 예정이어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에도 한 몫 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자신의 패션컴퍼니를 떠나면서 “롤랑 뮤레”란 이름으로 디자인할 권리까지 잃었던 그가,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갭 또한 H&M이 그러했듯 디자이너와의 제휴를 통해 매출 상승효과를 꾀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양측 모두에게 윈-윈(win-win) 작업이 될 전망이다. 달콤한 독이 든 사과 하이 스트리트 업체와 하이엔드 디자이너 만남 외에도 패션계를 움직이는 자본이 다양해진 것 또한 최근의 패션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수익 중심의 경영 마인드로 무장한 베르나르아놀드가 오랜 전통과 역사에도 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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