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사이즈’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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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0 오후 1:33:35

인간은 망각의 동물-거식증에 시달리다 사망한 우루과이 출신의 모델 사건이 터지면서, 패션계를 달구었던 “말라깽이 모델" 논란이 묘하게 변질되고 있다. 사회학자와 심리학자, 여기에 정치가들까지 가세하면서, 비정상적일 정도로 깡마른 여자들은 졸지에 체중 강박증 환자로 몰리고, 마른 모델을 무대에 올리는 디자이너들을 여성의 잔혹미(?)를 추구하는 새디스트라 비난받고, 패션계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게이 디자이너들의 성적 취향 때문에 ‘성별구분이 모호한 ’ 덜 자란 미소년 같은 말라깽이 모델이 패션계를 점령한다는 극단적인 분석까지 등장했다. 스페인에서는 아예 체질량 지수에 미달하는 모델을 런어웨이 쇼에 못 오르게 해, 깡마른 모델들이 상대적인 차별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마른 가지에 불붙듯 퍼져갔던 체중논란이 어느 틈에 슬그머니 가라앉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그들만의 체중 논란 런던 컬렉션에서는 모델 선정은 디자이너의 미학적 자유의 영역이며, 체질량 지수 논란은 또 다른 사회적 편견을 낳는다는 주최 측의 주장이 힘을 얻어, 샤넬을 비롯한 럭셔리 하우스에서는 여전히 체중 미달의 모델이 보란 듯이 등장시켰다. 깡마른 모델이 선호되는 풍토는 디자이너들의 책임이 아니라 스타일리스트의 책임이라며 슬그머니 책임을 회피했던 아르마니는 무대 앞 귀빈석에는 제법 풍만한 체형의 비욘세를 앉혀 체중논란을 피해가는 듯 하더니, 런어웨이 무대에는 여전히 옷걸이처럼 마른 모델들을 올려, 그 역시 깡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여타 디자이너들과 같은 부류임을 인정했다. 애초 스페인에서 시작되었던 ‘깡마른 모델 퇴출론’은 여타 혁명이 그러하듯 일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지극히 평범한, 심지어 상대적으로 체중이 나가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하는 묘한 상황을 맡게 되면서 처음의 파워를 잃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일반 소비자들은 광풍처럼 불었던 말라깽이 모델 논란이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바로 여기에 이번 논란의 묘미가 있다. 사회학자와 언제나 표밭을 노리는 정치가들의 주장과 달리,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모델들을 ‘그들만의 세계’에 속한 사람들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설사 그들에게 자극을 받아 다이어트를 하긴 하지만 이는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것으로서 결국 모델 체형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소비자들이 심리학자들의 분석처럼 무조건 깡마른 모델을 우상화 하고, 이를 따르려는 어린애들이 아니라 모델의 세상과 현실과의 간극을 제대로 인정하는 성숙함을 갖고 있다는 것.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이 갖지 못한 완벽한(?) 마른 체형에 아름다운 모델을 통해 스트레스가 아닌 대리만족까지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모델의 체중논란에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즉 깡마른 체형을 갖던, 퉁퉁해지던 그 모든 것은 개인적인 자유와 선택의 문제이지 깡마른 것이 ‘죄’로 몰리는 일차원적 사고방식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냉소적인 반응을 얻게 하고 있는 원인이다. 제로 사이즈, 본격화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말라깽이 모델 논란이 오히려 체중에 대한 새삼스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정치가나 심리학자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의 영역-체중문제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을 갖기 위한 자격요건이 있다. 패션모델에게는 일반인들이 갖고 있지 않은 체형적 조건이 자격요건이 되는 것이 당연하며 이 체격요건에 부합되지 않는 체형의 모델들은 오히려 프로정신이 부족하다고 비난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인 셈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을 비롯한 일부 패션계에서는 날씬하다 못해 깡마른 여성을 위한 제로(o)사이즈, 심지어 제로 미만의 사이즈를 선보여 마른 체형의 소비자들 잡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갭(Gap)의 자매 브랜드 바나나리퍼블릭(Banana Republic)이 제로 사이즈 미만의 의류를 자사 웹사이트에 광고하고 나선 것. 일명 사이즈 zero-zero 사이즈는 그야말로 아기들 급 체형을 갖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사이즈로 디자이너 니콜밀러가 강박증다이어트를 통해 깡마른 체형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마른’ 쁘띠 사이즈 고객을 위해 일명 “서브 제로(sub-szero) 사이즈를 도입한다고 밝힌 것과 발맞춰 등장한 것으로서 한동안 패션계를 들뜨게 했던 ”빅 사이즈 “ 추가 붐에 이어 ‘제로-제로 사이즈’ 붐이 조심스럽게 예상되는 상황이다. 의학자들은 이 같은 어패럴 브랜드들의 움직임에 대해 설사 ‘선천적으로 마른’ 체형을 위한 사이즈라고 해도 여성들이 제로, 혹은 제로 미만의 사이즈를 입는 선택받은(!) 여성들을 동경하면서 제로-제로 사이즈를 입기 위해 극도의 다이어트에 돌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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