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자란 아이 꿈꾸는 ‘패션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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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0 오후 2:44:18

말라깽이 모델 논란이 패션계를 뒤숭숭하게 하고 ‘생얼 신드롬’과 ‘동안’ 열풍이 여성들을 다이어트와 피부 관리실로 몰아내고 있는 지금.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그리고 아무리 여성이 사회적으로 남성과 동등한 활동을 해도 ‘여자’에게 바라는 사회의 ‘이미지’는 여전히 감상되고 비평되는 ‘꽃’이라는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얼핏 현대 사회 속에서 여성의 권익이 신장된 듯해 보이지만 여성을 평가하는 가장 큰 무기는 여전히 ‘외모’다. 일반적으로 날씬한 몸매, 열 살은 어려 보이는 동안, 뛰어난 패션 감각, 여기에 경제적 능력까지 갖춘 커리어 우먼이라면 최고의 현대 여성으로 인식된다.

한 마디로 현대 사회는 여성의 외모에 높은 가중치를 주며, 이런 사회적 압박 속에서 여성들은 완벽해야 한다는 심리적 불안에 시달린다. 결국 거식증에 걸리거나 무시무시한 수술을 통해 외모를 재구성(?)하거나 값비싼 명품으로 몸을 치장해 자신의 ‘보이는 가치’를 높이는데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는 언제나 비정상적일 정도로 아름답고 젊고, 날씬한 모습을 강요하는 ‘패션의 유령’이 자리하고 있다.


마르고 어려야 한다는 강박 관념
거식증으로 죽은 우루과이 출신의 패션 모델 사건 이후 패션계의 말라깽이 유발 범죄(!)가 다시금 부각되었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동안 열풍’ 또한 패션계와 무관하지는 않다. 말라깽이 논란에 슬쩍 묻혀있지만 패션 모델들의 연령은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20대 초반에서, 10대 후반, 최근에는 10대 중반의 모델들이 무대를 점령한다. 이들의 ‘어린 얼굴’과 ‘자라지 않는 여성에 대한 묘한 매력’을 불러일으키면서 여성들은 젊어지다 못해 어려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여성의 심리와 몸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클로에」의 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비 필로 조차 아동복에서 차용한 듯한 팬츠나 원피스 스타일, 메리제인 슈즈를 무대에 자주 올리지 않았던가. 여기에 10대나 어울릴 법한 깜찍한 미니 스커트나 캐릭터 티셔츠, 컬러풀한 레깅스나 삭스, 서스펜더가 달린 루즈한 팬츠나 스커트, 굴곡 없는 아동형 체형에나 어울릴 법한 드레인파이프 진, 노골적으로 짧은 핫 팬츠, 교복에나 어울릴 법한 뱅 헤어 스타일과 포니 테일 등 ‘자라지 않은 여성의 모습’인 신체 특성이 덜 발달한 소녀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는 아이템들에 패션계가 중독되어 있는 느낌이다.


로리타 증후군의 휴유증?
흥미로운 점은 마른 체형과 어린 아이 같은 스타일은 늘 함께 해 왔고, 마르고 어린 여성은 항상 스타일리시하다고 일반에게 인식된다는 점이다. 젊은 층에서 스타일 아이콘으로 꼽히는 올슨 자매가 그 중 하나다. 10대 초반의 어린아이처럼 앙상하게 마른 체형에 어린 아이나 입을 법한 핫팬츠나 파이프드레인 스키니 진, 캐릭터 티셔츠에 마른 체형을 강조하는 헐렁한 스웨터나 재킷차림을 등장해 겉으로는 ‘거식증 환자’라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자매는 실제로는 동년배 여성들에게, 나아가 20~30대 여성들에게 조차 그들처럼 ‘비현실적이게 어려 보이는 체형과 스타일을 갖고 싶게 만든다.

특히 이들은 최근 디올 패션쇼 장에서 아예 아동용 재킷을 스타일리시하게 걸치고 나와 굴곡있는 체형을 가진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씁쓸한 자극을 준 바 있다.

사실 소녀를 원하는‘ 패션계의 욕망은 이미 글래머러스한 체형이 주도하던 1940~1960년대 할라우드에 가슴도 없고 힙도 없는 깡마른 몸에 아동복스런 플랫 컬러의 퍼프 블라우스, 혹은 시가렛 팬츠와 남성용 화이트 셔츠를 입고, 짧게 자른 뱅 헤어 스타일로 충격을 준 오드리 헵번이 그 원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이 그녀만큼 소녀적이면서도 그처럼 묘하게 섹시한 스타일로 시가렛 팬츠를 소화시킬 수 있을까?

이밖에 무엇을 걸쳐도 스타일이 난다는 케이트 모스나 키얼스틴 던스트, 스타일 아이콘 시에나 밀러, 급속도로 살을 뺀 뒤 갑작스레 패셔너블한 말라깽이로 변신한 니콜 리치 등은 덜 자란 소녀 같은 일단의 트렌드 세터들로 일반 여성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디자이너들에게는 기가 막힌 옷걸이로 존재한다.

이처럼 소녀 같은 체형에나 어울릴 법한 스타일, 일명 걸리시룩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걸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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