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홀에서 제43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 행사가 열리기 2시간 전 부터 시작되는 레드 카펫 행사를 보기 위해, 수많은 국내외 프레스와 영화 팬들이 코엑스 야외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레드 카펫 행사에서 스타들은 BMW에서 제공한 공식 의전 차량을 타고 와 30여 미터의 레드 카펫을 걸어 온 뒤 간단한 인터뷰와 포토 타임을 가졌다. 남자 배우들의 댄디한 블랙과 여성들의 가슴선을 강조한 섹시한 크리비즈 룩이 강세를 보였던 그 뜨거웠던 레드 카펫 현장으로 안내한다.

이번 대종상 영화제 레드 카펫에서 스타들이 선택한 최고의 컬러는 ‘블랙’. 특히, 이준기를 제외한 모든 남자 배우들은 블랙 수트를 입어 블랙을 사실상 ‘시상식 공식 컬러’로 만들어버린 듯 했다.
소녀 팬의 열렬한 환호 속에 입장한 이준기는 진한 블루 그레이 계열의 수트와 스트라이프 셔츠를 그의 시그니쳐 마크인 십자가 귀걸이와 매치시켜 경쾌한 느낌을 주었다. 개성 있는 의상을 선보여 온 류승범은 8:2 가르마의 복고풍 헤어에 짧은 볼레로 재킷과 스키니 팬츠에, 넥타이 대신 리본을 매어 그 만의 독특한 투우사 룩을 선보였다. 황정민은 블랙 수트에 레드 컬러의 와이셔츠로 시상식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왕의 남자’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감우성은 심플한 블랙 수트에 안경을 코디하여 지적이고 깔끔한 이미지를 선보였으며, 이정재는 회색 팬츠에 흰색 스니커즈를 신어 편안하면서도 시크해보였다. 조승우와 데니스 오는 수트부터 와이셔츠까지 올 블랙으로 연출하였다. ‘허셀크로’라는 별명이 붙은 허준호를 비롯하여 감우성, 이준기는 목걸이와 브로치 등의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여배우들의 역시 블랙을 편애했는데, 김아중, 김옥빈, 이청아, 추자연, 최정원 등 젊은 배우들의 선택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무거운 컬러를 선택한 대신 경쾌한 미니 스커트 디자인으로 각선미를 드러내어, 블랙의 섹시함을 강조했다.
반면 대종상 단골 여배우들이 대종상 레드 카펫을 위해 고른 것은 부드러운 파스텔 컬러. 영화제 시상식마다 파격적인 차림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김혜수는 라벤더 컬러의 베르사체 드레스로 올해도 역시 플래시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새틴 소재의 드레스는 레드 카펫의 ‘잇 드레스(it dress)’로 불려도 손색없을 만큼, 우아하면서도 글래머러스했다.
장진영 또한 질 샌더의 은은한 라벤더 그레이 컬러를 선택했는데, 오드리 햅번 스타일의 단정한 헤어가 엠파이어 라인의 드레스와 잘 어울렸다. 심플한 드레스가 지루해 보이지 않도록 시계 등의 화려한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매치한 것도 돋보였다. 핑크베이지 컬러의 원단에 그레이 컬러의 리본이 덧대어진 드레스를 입은 강성연 역시 많은 찬사를 받았는데, 사랑스러운 드레스가 그녀와 잘 어울렸다는 평. 이들보다 딥한 카키색 컬러의 베라왕 드레스를 고른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는 고전적인 성숙미가 물씬 풍겼다.
올 봄 트렌디 컬러였던 화이트를 입은 스타들도 눈에 띄었다. 같은 색이지만 연출법이 색달라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화이트의 깨끗한 이미지를 살린 한지민의 순수한 순백색의 드레스는 제일모직 구호의 디렉터인 정구호씨가 한지민을 위해 특별 제작한 것. 현영은 블랙 비즈가 과감하게 수 놓인 드레스로 화이트도 섹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문소리는 블랙을 악센트로 사용하여 화이트의 세련미를 강조한 케이스. 드레스 옆 선이 트여있어 걸을 때마다 블랙이 살짝살짝 엿보였는데, 그녀의 까만 스트레이트 헤어와 어울려 시크했다. 레드 카펫 행사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전도연 역시 화이트 드레스를 선택했다. 이날 두 번째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은 섬세한 디테일의 랄프 로렌을 입었다. 이요원은 흰색 바탕에 블랙 프린트가 그려진 시폰 미니 원피스로 사랑스러운 룩을 연출했다.
이정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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