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와 패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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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근의 패션 인문학 이야기 | 1 |

2015-02-06 오전 11:31:00






요즘 자동차시장을 보면 구글이 무인차를 만들고 애플도 스티브 잡스 생전부터 아이카를 개발하고 있다. 또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등 기존 자동차업계가 아닌 기업들이 뛰어들어 새로운 융합을 만들고 있다. 패션도 마찬가지다. 패션업계에서도 필요한 창의력을 다른 분야의 창의력의 사례에서 보는 것도 타분야끼리의 융합시대에 어울릴 것 같다.

요즘와서 융합을 바탕으로 한 창조경제나 창의력이 모든 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창의성의 대명사가 된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은 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고자 했다”라고 창의성의 비결을 말했다.

기술과 인문학은 인류의 모든 지식을 두 부류로 나누어 말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가 한 말은 결국 다양한 분야를 연결하고 조합하는 융합의 개념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다행히도 스티브 잡스로부터 시작된 인문학 열풍이 몇 년전부터 국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입시와 취업 등으로 국내의 인문학은 고사위기에 처해있었는데 그나마 스티브 잡스 덕분에 인문학의 중요성이 사회전반에서 다시 인식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고 특히 패션업계에 좋은 일인 것같다. 패션은 의식주 가운데 하나로 인간에게 중요한 기본 아이템이다.

문화를 디자인의 영감으로 삼아왔고,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인문학과 가장 잘 통하는 접점을 가진 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패션산업은 스티브 잡스가 몸 담았던 IT 산업보다도 더욱 더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설 수 있는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대학시절 비틀즈, 밥 딜런 음악에 심취하고, 동양의 선과 인도의 요가와 히피문화에 심취했었다. 심지어 맨발로 실리콘 밸리 거리를 다녔을 정도였다. 젊은 시절에 음악에 심취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데도 불구하고 아이팟을 전세계 시장점유율 70%라는 전무후무한 성공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었다. 그 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잇달아 성공시겨 그 유례없는 성공사례가 전세계의 부러움과 찬사를 받았다.



◇ 스티브 잡스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잡스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를 좋아했는데, 이 시인의 ‘순수의 전조’라는 시 중에 다음의 구절이 나온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 /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기 위해 / 손바닥 안에 무한을 붙들고 / 시간 속에 영원을 붙잡아라.”

여기서 ‘손바닥 안에서 무한을 붙든다’는 말에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손바닥에서 볼 수 있는 아이폰을 만들고자하는 열정을 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이 시를 보면서 정말 잡스가 블레이크의 시에서 아이폰의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왜냐하면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의 사이즈를 한 손으로 손바닥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전에 아주 강력하게 고집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잡스가 왜 그렇게 고집했는지를 가만히 시 구절을 다시 보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스마트폰을 두 손으로 잡고 타이핑도 해보고 이리저리 사용해보니 큰 사이즈의 스마트폰을 두손으로 사용하면 손바닥 안에서 보는게 아니었다. 그래서 반대하지 않았을까 추축을 해본다.



◇ 스티브 잡스에게 큰 영향을 끼친 ‘홀 어스 카탈로그’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잡스가 창의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젊은 시절을 보냈던 그 당시의 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잡스와 관련해서 인문학과 기술의 예를 하나 더 들자면 그가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항상 갈망하고 항상 배워라)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 말은 스튜어트 브랜드가 창간한 기술잡지 ‘홀 어스 카탈로그(Whole Earth Catalogue)’의 1971년 최종판 뒷표지에 적힌 말이다.

이것은 당시 유행하던 히피들의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 및 상품에 대한 정보를 담은 카탈로그인데, 스티브 잡스는 “당시 10대로 히피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던 사람에게 있어 이 잡지는 바로 ‘바이블’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잡스가 얼마나 이 잡지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있게 한다.

이 카탈로그에는 우주와 컴퓨터 그리고 인간의 소통, 미디어 등에 관한 글이 있었다. 홀 어스 카탈로그는 이렇게 다양한 지식의 연결로 통하는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샌프란시스코만 인근의 예술, 과학, 기술, 저널리스트와 작가들을 연결했다. 이렇듯 홀 어스 카탈로그에 이미 통섭적인 접근이 있었다. 스튜어트 브랜드는 오늘날 융합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 때 스티브 잡스도 이런 융합의 개념을 마음 깊이 받아들였으리라 생각된다.

이렇듯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이나 기업 내부환경에 반드시 이런 창조적 문화를 만드는 창조적 도구가 필요하다.



최진근 큐리언스 대표
jinkeun.choi@curie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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