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남동 독서당길 상가들 사이의 외진골목, 당구장 표시와 함께 눈에 띄는 ‘구슬모아당구장’ 간판. 오랫동안 당구장으로 운영된 이곳은 재개발로 인해 2년 간 방치되었다가 2012년 11월 개관을 시작으로 대림미술관의 프로젝트 플레이스로 탈바꿈했다.
‘구슬모아당구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인 작가들이 이제껏 볼 수 없던 실험적인 전시를 펼침으로써 이를 관람하기 위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옛 당구장 이름 ‘구슬모아당구장’을 그대로 사용해 잠재력 있는 국내 작가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장르간 경계를 넘나들며 실험적이고 다채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작가 7팀을 선정해 1년 동안 전시를 지원한다.
전시기간 중 작가는 전시 기획 의도와 작가 고유의 색을 담아 관객과 작가, 작가와 작가가 보다 자유롭게 공감하고 소통 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선정작가 7팀은 영화, 다원예술, 사운드, 독립출판, 설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이다.
8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라이프 사이클(LIFECYCLE)’은 김종범 디자인 그룹 ‘노네임 노샵’ 작가가 특정 개인의 자전거에 그들의 삶에 필요한 기능의 장치를 설치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해 그 결과물들을 전시한다.
특히 씨앗가게를 통해 생활 속 그린디자인을 실천하는 ‘그린씨(Green C)’의 자전거나, 서울 시내를 이동하며 커피를 통한 느림의 미학을 전달하는 이동형 커피바 ‘비씨커피(Bici Coffee)’의 자전거 등은 작가의 손을 거쳐 독특한 삶의 방식과 평범한 일상을 연결하는 매개체인 ‘라이프+사이클’로 새로운 기능을 제시한다.
전시기간 중에는 작가와 관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오는 30일에는 ‘비씨 커피’와 함께 원산지별로 다양한 커피를 직접 추출해 먹고 나누며, 느리게 사는 삶의 즐거움을 배워보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김종범 작가의 전시에 이어 9월 27일부터 10월 26일까지는 남궁선 영화감독의 전시가 이어진다. 영상, 연기, 사운드, 카메라와 편집 등 영화의 구성 요소들에 관한 탐구를 통해 영화 매체의 확장가능성을 실험한 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안재훈 구슬모아당구장 담당자는 “이곳은 통의동 대림미술관과 차별화를 위한 대안공간으로, 장소의 특성상 접근성이 뛰어나지 못하지만 많은 분들이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다”라며 “작년보다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오는 31일 김종범 작가의 전시를 끝으로 남궁선 영화감독, 권용주 설치작가의 전시가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노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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