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트랜드 2
2013년 상반기를 강타한 80년대 무드, 그리고 이 속에서 발견되는 네온 색조와 핑크가 ‘포스트 모더니즘’을 다시 주목하게 한다.
발랄한 지오메트리, 강렬한 컬러, 새로운 디지털 미학 등으로 특징인 포스트 모더니즘은 80년대를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비주얼 운동을 일컫는다.
하나의 통일된 사조나 운동은 아니지만 그 중심적 동기는 분명하다. 모더니즘을 통해 수립된 고급문화와 저급문화의 엄격한 구분의 폐쇄성에 대한 반발인 것! ‘포스트 모더니즘’은 또한극단적인 디자인 경향과 유쾌하고 짙은 컬러를 표현하는 ‘멤피스 그룹’을 만들어 냈다.

◇ 저항의 연속에서 탄생한 포스트 모더니즘
모더니즘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이며 계급적인 구조로 사물에 명확한 정의를 내린다. 모더니즘의 대표 그래픽 디자이너 마시모 비넬리(Massimo Vignelli)는 ‘탐욕과 상업, 착취, 대중적 통속주의, 천박함 등에 대항하는 것’을 모더니즘이라 정의한 바 있다.
대표적인 모더니즘 디자이너 폴랜드(Paul Rand)와 아드리안 존슨(Adrian Johnson)의 작품은 모더니즘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살펴볼 수 있다.
예술은 기존 것에 대한 저항의 연속인 것일까? 모더니즘 은 그 획일화에 식상해진 사람들의 ‘다른 것 찾기’를 통해 탄생했다. 문화 전반에 공통점보다 상이함을 강조한 포스트 모더니즘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 감상적인 디자인으로 각각 개성표현을 중요시하는 문화현상을 포스트 모더니즘이라 정의한다. 아래는 에이프릴 그레이먼(April Greiman)의 작품 중 하나인 WET 매거진 커버로, 포스트 모더니즘 작가들의 대표적인 기법이었던 콜라주를 활용한 아주 좋은 예를 보여준다. 사용된 이미지들이 무작위로 배치되어 화려한 레이아웃으로 구성되며, 의도적으로 보는 사람이 매거진 자체의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도록 한다.

(①아드리안 존슨 ②③폴 랜드 ④에이프릴 그레이먼 ⑤볼프강 바인가르트 ⑥에토레 소트사스)
◇ 패션의 영감이 된 예술, 포스트 모더니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20세기 천재적인 디자이너 중의 한 명”이라고 칭했고, 유명 디자이너 필립 스탁(Philippe Patrick Starck)가 그의 작업에 큰 영감을 미친 거장 중 한 명으로 꼽는 20세기 후반 이탈리아 디자인의 거장 에토레 소트사스(EttoreSottsass). 그는 포스트 모더니즘을 대표했던 디자이너들을 모아 결성한 새로운 그룹 멤피스(MEMPHIS)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80년대 초반에 등장한 멤피스 그룹은 포스트 모더니즘의 핵심적 선두주자로새로운 소재, 셀룰로이드나 시트 메탈 등을 활용한 고디 컬러를 즐겨 썼다. 기성 디자인의 개념을 탈피하고 디자인계에 파장을 불러 일으키며 그룹이 해산된 현재에도 여전히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패션계가 주목하고 있는 디자이너 사스키아 포머로이(Saskia Pomeroy)는 2007년 글래스고 예술학교 졸업생으로 인상 깊은 포스트모더니즘 무드를 보여준다.
프린트나 드로잉, 텍스타일 등 다양한 매개를 활용해 강렬한 컬러나 독특한 형태로 그녀의 스타일을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일러스트레이션에 가까운 그녀의 드로잉 작업은 자연이나 고대 예술, 상형문자, 심볼 등과 같이 종종 현실적인 형태나 테마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6월까지 런던의 프린트 하우스 갤러리에서 열린 뉴 앱스트랙트 전시회를 통해 그녀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강렬한 포스트 모더니즘 미학을 선보이기도 했다.


◇ 패션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만남
패션은 포스트 모더니즘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2013 S/S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컬렉션에서는 포스트 모더니즘을 반영한 텍스타일을 사용, 디자이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강한 콘셉을 완벽하게 어필했다. 프로엔자 슈슬러(Proenza Schouler)는 박테리아에서 영감을 받아 표현한 에토르 소사스(EttoreSottsass)의 텍스타일을 클러치에 반영, 관심을 받기도 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감성은 보다 컨템포러리한 브랜드에서 자유롭게 표현된다. 「잇츠 나이스 댓 (It’s Nice That)」은 2011년 아소스(Asos)와 함께 팀을 이루어 5명의 아티스트들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 한정판 하와이안 셔츠 에디션을 선보였다.
3개 디자인 모두에서 포스트 모더니즘 무드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저명 디자이너, 아티스트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유명한 프랑스 기반의 브랜드 「식스팩 프랑스(Sixpack France)」는 호주 출신 아티스트 조나단 자와다(Jonathan Zawada)와 함께 실크 스카프를 선보였으며 볼드한 그래픽으로 유명한 레베카 토레스(Rebecca Torres)는 사스키아 포머레이(Saskia Pomeroy) 작품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이렇듯 포스트 모더니즘이 현재까지도 많은 디자이너들과 예술, 문학인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다양한 패턴으로 주목 받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 아티스트 톰 수웰(Tom Sewell), 사라 백쇼(Sarah Bagshaw), 애슐리 골드버그(Ashley Goldberg)의 작품들을 조만간 패션 아이템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①~⑥사스키아 포머로이 ⑦이세이 미야케 ⑧애슐리 골드버그 ⑨사라 백쇼 ⑩~⑫프로엔자 슈슬러 ⑬에토르 소사스 ⑭레베카 토레스 ⑮마리오 휴고
황선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연구소 책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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