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대는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 강남역.
대로변을 빼곡히 메우고 늘어선 대형 의류 매장, 커피 전문점들은 항상 방문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강남역 11번 출구를 나와 사람들을 따라 걷다 보면, 유독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골목이 나온다.
‘강남역 언덕길’로 불리는 200m 정도의 이 오르막 골목길은 강남 대로변과 비교해 인적이 뜸한 골목이었지만, 최근 매주 ‘강남역 언덕길 프리마켓’이 열리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무더운 날씨에도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며 ‘역시 강남역이구나’ 감탄하는 사이에 언덕길 초입에 다다랐다. 마켓이 열린다는 골목 중간까지 걸어갔을 때, 카페 더바나나앤코 앞 ‘더누보마켓’에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다양한 핸드메이드 소품과 액세서리를 파는 프리마켓이 거리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듯 했다.
마켓에 나온 상품은 작은 귀고리부터 헤어밴드, 휴대폰 케이스, 가방까지 그 종류도 무척 다양했다. 모두 작가들이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들로 평소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디자인이 많아 가판마다 보는 재미가 있었다. 손님들은 작가들에게 친근하게 1:1 설명을 들으며, 이것저것 착용해보았다.
“친구랑 밥 먹고 차를 마시러 카페를 찾던 중 마켓을 보고 들렀다”는 여대생 김지현(20)양은 “오랜만에 강남을 찾았는데, 예전하고는 거리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놀랐다.
홍대나 가로수길 같은 젊은 느낌이라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친구와 함께 리본 헤어핀을 구매해 갔다.
이처럼 젊은 층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강남역 언덕길 프리마켓’은 4월부터 매주 주말 차례로 열린 4개의 마켓인 빈티지한 상품을 주로 파는 ‘힐링마켓’, 액세서리 위주의 ‘언덕길 프리마켓’,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더누보마켓’, 수익금을 기부하는 ‘알키미스트 마켓’을 이른다. 모두 커피&파트너스에서 주최한다.
프리마켓과 5곳의 패밀리 카페들은 골목길을 지나며 들렀던 사람들을 통해 SNS와 블로그를 통해 빠르게 알려지더니, 이제 젊은이들 사이에서 ‘강남역 언덕길 프리마켓’, ‘언덕길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강남역 언덕길은 최근 2~3년 사이에 언덕길 상권이 부쩍 활발해졌지만, 그 이전에는 대로변과는 달리 ‘죽은 골목’, ‘뒤쳐진 상권’으로 분류되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 오르막길을 비롯한 골목상권들은 강남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황금 상권의 일부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4년 전 중앙버스 전용차선이 생기면서 상권의 중심이 교보타워 쪽으로 이동했고, 골목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면서 상권 역시 죽어갔던 것. 심지어 왕년에 인기였던 타로·사주카페와 같은 오래된 상점들까지 그대로 남아 고루한 느낌마저 풍겼다.
이렇게 잠시나마 외면당했던 언덕길이 성공적으로 부활한 데는 커피를 연구·생산하는 ‘브릴리언트로스팅랩’, 밝고 경쾌한 외관의 ‘더바나나앤코’, 감각적 공간과 소품이 돋보이는 ‘커피스튜디오’, 자연스로운 공간을 지향하는 ‘스탠다드커피바’, 가장 최근에 오픈한 ‘더샌드위치바’ 5곳의 패밀리 카페를 운영하는 커피&파트너스의 구심점 역할이 컸다.
신현성 커피&파트너스 대표는 “7년 전부터 1년에 하나씩 카페를 오픈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니크한 거리가 되길 바랐다. 때문에 일부러 옛날 느낌의 상점을 골라 새로운 카페로 탈바꿈시켰다. 카페마다 메뉴와 콘셉을 달리해 저마다 특징을 살렸고, 좀 더 재미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거리에 패션을 접목해 프리마켓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에는 프리마켓이 아닌 화장품 브랜드 ‘DTRT’의 론칭 쇼케이스가 30일까지 진행된다.

강아름 기자
kar@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