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산울림소극장’으로 가는 길목, 하얀 벽돌집 한 채가 눈에 띈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 외관은 허름하다기 보다 멋스럽다.
군데군데 마모된 벽돌이 층층이 쌓인 위로 커다란 현수막이 힘차게 펄럭인다. 흰 바탕에 검은색 가방이 그려진 모양이다. 단순한 그림이지만 ‘진짜 가방을 보여준다’는 야심찬 포부가 담긴 듯하다.
이 곳은 가방 브랜드 「로우로우」의 플래그십스토어. 총 3층 규모의 건물은 ‘가방의 본질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고민한 전 직원의 노력’이 역력히 드러난다.
“우리의 목표는 ‘가방다운 가방’을 만드는 겁니다. 가방이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되기 이전, 필요에 의해 최초로 탄생했을 당시를 상상해봤어요. 아마도 무언가를 담고, 편하게 들고, 또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만들었겠죠. 이 것이 가방의 ‘본질’이라고 판단했고, 「로우로우」 역시 본질에 충실한 가방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이 공간에서 고객들과 함께 우리가 연구한 본질에 대해 소통하길 바랍니다.”
이의현(31) 「로우로우」 대표의 말대로 「로우로우」는 ‘담백한 가방’을 추구한다. 쇼룸 전면에 쓰여진 슬로건이 고집스러운 이 브랜드의 철학을 말해준다. ‘심플라이프를 위해 본질만 남겨둔 가방을 만듭니다(Only Bring The Essence For Simple Life).’
1층의 조붓한 쇼룸은 20~30대 고객들로 연일 북적댄다. 영에이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직접 메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가방’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춘’ 실용적인 기능에 직접 착용해본 소비자들도 ‘신통방통’하다는 반응이다.
쇼룸 중앙에 놓인 노란 플라스틱 박스에는 「로우로우」 특유의 왁스코팅 원단부터 베지터블 가죽 스트랩, 버클 등 실제 가방 제작에 사용되는 소재와 부자재가 진열됐다. 해체된 가방의 조각들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함과 동시에 가방 본연의 기능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2층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상설 공간이다. 현재 진행중인 ‘바터 마켓’은 거래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통해 탄생했다. 상업이 활성화되기 이전, 욕구에 의해 물물거래를 했던 시절처럼,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도 이 곳에선 제 가치를 인정받는다. 화폐 이외에 개인 소장품을 가져오면 값어치에 따라 바터 마켓의 다른 상품이나 「로우로우」 가방으로 교환할 수 있다.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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