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감 넘치는 실루엣 눈이 부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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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레스 마드리드 패션위크

2009-05-01 오전 9:57:08




고인 물로 남을 것이냐? 새로운 물을 받아들여 흘러야 할 것이냐? 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는 ‘마드리드 패션쇼’. 5일 동안 49명의 디자이너들이 마드리드의 이름을 걸고 맘껏 재능을 발휘했다.

지방자치제가 너무 발달한 나머지 패션쇼가 시의 이익과 관계가 되면서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하던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패션 전쟁에서 일단 마드리드 승으로 판정승이 난 지금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에서 나온 몇몇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젊은 디자이너들이 길을 넓힐 수 있는 발판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명실공히 스페인 제일의 패션 도시로 자리매김 하고있다.

규모도 넓어지고 일반 대중의 인식도 굳혀졌지만 벌써 진부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몇몇 디자이너들은 마드리드로 가느니 좀 더 넓은 파리나 뉴욕, 밀란 등으로 쇼를 옮기기도 하고 패션쇼에 돈을 사용하느니 경영에 힘을 쏟겠다는 자세다.

주최측이 계속 같고, 특히 반은 정부와 같은 마드리드 전시회인 것도 점수를 깎아먹는 요소가 되고 있다. 베를린의 브래드 앤 버터와 같은 콘셉. 이슈가 될 만한 장소를 옮겨다니며 전시회를 진행한다는 점이 패션쇼에서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특히 장소를 바꿀 수 없는 경우에는 주최를 바꿔주거나 화제가 될만한 새로운 디자이너들을 적극 영입하거나 해서… 

패션이야말로 고이면 썩어버리는 물과 같은 것이어서 계속 새로운 물이 흘러들어와 주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마드리드는 많은 노력을 보여주었다. 많은 디자이너들의 쇼를 5일이라는 한정된 기간에 치르기 위해 두 군데의 쇼장을 준비하여 모델이나 피팅에서 너무 시간을 할애하지 않도록 했고 그 덕분에 길게는 30분이나 기다렸던 쇼가 10분 이상 지연을 하지 않았다.

외국에서 활약하고 있던 호세 카스트로나 마리아 바로스 같은 이름있는 스페인 디자이너들도 쇼에 영입을 시켰다. 물론 그들의 반짝임은 쇼를 충분히 빛나게 해 주었다. 비록 경제위기로 인하여 스폰서도 줄고 디자이너들도 화려하게 쇼를 치르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있는 재능까지 퇴색되는 일은 없다.

항상 파리나 밀란의 뒷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이 드물지만 디자이너나 아이디어에서의 재능은 뒤지지 않았다. 손을 다 꼽기도 어려운 예술가들을 배출해낸 나라가 아니던가. 그들에게 없는 점은 재능이 아닌 리더쉽…(?) 한국도 이와 비슷하다고 느끼고 싶다. 그 중에 이름도 있고 재능도 탁월한 디자이너들을 소개한다.



아마야 아르수아가 (Amaya Arzuaga)

기하학적인 구조로 입체감이 넘치는 실루엣이 그녀의 강점이다. 패션이 조형으로 화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느러미 같은 형태가 수직으로 포개진 레이어드에서 물결같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느러미의 앞면과 뒷면의 색상을 달리하여 움직임에 따라 물결치는 듯한 효과도 보여준다. 스퀀드 레깅스도 눈에 띈다. 매우 무거운 느낌의 울 소재와 가벼운 느낌의 레깅스가 콤비네이션을 이루면서 좋은 대조를 이루어주고 있다. 사틴과 훠, 또한 코디를 이루어서 고져스한 감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한니발 라구나 (Hannibal Laguna)

프레타 포르테 보다는 꾸튀르에 가깝다. 우아하고 화려한 여성이 디자이너가 그려내고 싶어하는 여성상이다. 그가 존경하는 비오네의 바이어스 컷트의 사선을 충분히 살려주는 곡선의 묘미를 아는 디자이너이다. 셀러브리티들의 파티에 사랑을 받는 디자이너답게 라스베가스 드레스 컬렉션에도 스페인 디자이너로 초대를 받았다. 샤이닝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지 않게 튤이나 오간지로 레이어드한 소재 사용이 이번 시즌 주를 이루고 있다.



미겔 팔라시오 (Miguel Palacio)

마드리드 컬렉션의 인기 넘버 원인 디자이너. 그가 디자인한 왕자비의 의상이 몇번 고십 잡지에 실리더니 단번에 인기를 한 몸에 누리고 있다. 웨어러블한 디자인에 개성있는 스타일, 다음 시즌의 트렌드를 이끌어내는 재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비록 인기는 있지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가격은 아니므로 그저 그림의 떡으로만 여긴다.

소매는 이번 시즌 그가 특별히 신경 쓴 부분으로 창의와 재능이 한껏 뭍어난 부분이기도 하다. 과장된 소매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그 외에 단조로우나 개성이 있는 리봉 원피스나 훠의 가디건 등은 여성들을 꿈꾸게 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미리암 오카리스 (Miriam Ocariz)

이번 시즌 아무래도 패턴 배틀의 장이 될 것 같다. 누구도 손 쉬워보이는 패턴으로 옷을 짓지 않았다.
테크닉이 발달된 만큼 패션에서도 그 덕을 보는지 모두들 구조적이고 테크니컬한 디자인 뿐이다. 컬러가 같아서 잘 구분이 안 되지만 한 면이 아닌 여러 면으로 패턴이 나뉘어 디자인 되어있다.

남성 디자이너에게는 찾기 어려운 디자인의 앙증맞음이 여기서는 쉽게 보인다. 기하학적이고 다이너믹한 분위기가 있지만 결코 터프하지 않다. 각기 다른 텍스츄어의 블랙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느낌이 없다는 것에 그녀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세르게이 포바귄 (Serguei Povaguin)

젊은 디자이너들이 펼치는 첫날은 신선함이 가득하나 어딘지 어색한 부분도 같이 붙어나오기 일쑤이다. 그런데 여기 러시아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자란 이 청년의 쇼는 달랐다. 이 시대가 원하는 “가벼움”이라는 패션 메시지를 너무도 잘 표현해 주었다.

소재의 선택이나 소재의 특성에 따른 테크닉이 조화가 완벽하다. 젊은 나이임에도 각종 상을 수상한 경력 등이 범상한 디자이너는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마드리드 컬렉션에 참가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컬렉션 우수 디자이너 상인 로레알 상을 수상했다. 비닐같은 소재의 구겨진 느낌의 데포멀한 실루엣은 오늘의 패션을 대표한 패션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시타 무르트 (Sita Murt)

가을, 겨울 컬렉션인만큼 니트 전문의 이 브랜드를 빼어놓을 수는 없다. 니트가 발달한 카타루니아 중에서도 뛰어난 테크닉과 디자인으로 니트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쏘니의 개성있는 니트와는 달리 니트같지 않은 니트가 이 디자이너의 특징. 니트하면 컨츄리적인 느낌을 주도하지만 이를 철저히 배제했다. 도회적이며 세련되었으며 젊은 분위기를 살려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색상도 너무 어둡지 않은 중간색을 많이 사용했다. 한국에서 한 동안 계약을 맺고 롯데에서 판매를 했으나 역시 니트만으로는 약해서 다시 철수했다. 지금은 니트와 그와 컴비를 이룰 수 있는 우븐도 디자인하나 니트만큼의 임팩트는 주지 못하고 있다.



호세 카스트로 (Jose Castro)

“왔습니다, 왔어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호세 카스트로가 왔다. 패션위크의 빅 뉴스로 개최 전부터 여기 저기에 보도가 되기도 했다. 스페인인으로 발렌시아가, 파코라반에 이어 프랑스 꾸튀르 연합회에 들어있는 인물.

알렉산더 맥퀸 수석 디자이너, 미로 진즈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을 했고, 그의 경험 만큼이나 많은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패션쇼를 보면서 과연 쇼는 이미지를 위한 것이냐, 상업적 판매를 위한 것이냐?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의 쇼를 보면 답이 나온다. 이런 이미지를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쇼를 한다는…

스탠리 쿠브릭의 레드룸에서 영감을 받아온 쇼는 빨간 피를 손에 묻혀 모델이 워킹 중 자연히 옷에 묻혀지는 제스추어로 연출되어졌다. 진부한 쇼의 이미지를 말끔이 지워준 패션쇼를 퍼포먼스의 한 장르로 올려놓은 격이 있는 쇼였다. 그럼 상업적인 면에서는 이 디자인 정도면 그가 이루어 놓은 이미지로 충분하지 않을까?



마리아 바로스 (Maria Barros)

스페인 내의 패션 회사, 디자이너 밑에서 일을 하고 공부를 마치러 밀란으로 가서 그곳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며 성공을 일군 디자이너. 21살의 나이에 국제 콩쿨인 모에 샹동 패션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일찌기 재능을 보였다.

여성 디자이너 특유의 훼미닌함이 그녀의 강점. 프릴이나 플리츠, 리본 등의 여성미 100%의 모티브. 색상이나 소재가 부드러움은 물론 데코레이션까지 부드러움으로 가득하다. 해외에서 성공한 스페인 디자이너 불러오기에서 선발된 그녀인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아직 창창한 28세의 재능이 빛을 발한 쇼이다.



스페인 이광복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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