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은 산업화의 산물이자 또다른 예술적 표현의 도구로 특히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인체와 복식의 표현이 주체가 되는 표현양식을 말한다. 또한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패션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예술적 장르가 퓨전 혹은 크로스 오버되어 하나의 순수 예술로 진화해 나가는 느낌이다.
이화여대 대학원생들의 모임인 이패드(Efad)가 지난 6월 5일부터 8일간 ‘패션 이미지 전(Fashion Image Exibition)’이라는 타이틀로 청담동 갤러리 더 스페이스 지하 1층에서 정기 전시회를 가졌다. 1,2차 학기 대학원생 27명이 참가했다.
이번에 선보인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이전의 평면적인 유화나 크로키의 기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입체적인 조형미를 가미해 마치 팝 아트 패션을 만나는 듯한 희열을 느끼게도 했다. 물론 패션이 예술이냐 산업이냐, 혹은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이 도식화를 주로 그리는 현업에서 무슨 의미가 있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옷 이상의 의미를 보여준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패션에 대한 문화적 시선을 느끼고 체험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필자는 일러스트레이션이 주는 실용성 보다 문화적인 페러다임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감상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임은선 씨의 작품 2007 모나리자였다. 아크릴과 물감, 필름지를 이용한 이 작품은 각기 다른 4개의 유화 작품 위에 모나리자의 얼굴를 프린트한 필름지를 입체적으로 붙여,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마도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이 컨템포러리 패션의 화두인 팝 아트를 만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고지현 씨의 작품은 모던한 미니멀리스트 정구호의 브랜드인 「구호」를 테마로 한 ‘피라미드’라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구호」의 특징인 블랙과 레드 형광의 디지털 시계와의 만남이 재밌었다. 김수윤 씨의 작품 ‘마이 컨버스’는 고부판 전사를 통해 스포츠화를 감성적인 수채화적인 느낌으로 풀어내 자유로운 캠퍼스 라이프 이미지를 연상시켰다. 김유라 씨의 ‘오파시티(Opacity)’는 파스텔과 마스킹 테이프, 색연필을 이용해 빛 바랜 옛추억을 연상시키는 브라운톤으로 휴머니즘 가득한 레트로 느낌을 살렸다.
민지혜 씨는 민들레 한지를 이용해 다소 기하학적인 패턴을 내추럴하게 표현했으며, 박혜영 씨는 수채화 물감과 먹을 이용한 과감한 생략법으로 동양화의 공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양연정 씨의 작품 ‘콜레트’는 다양한 각도에서 본 스타일을 다양한 사각의 틀로 배치해 마치 입체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이수현 씨는 종이와 라인 테이프를 이용한 기법으로 한 폭의 추상화 이미지를 선보였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은 제품을 만드는 도식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는 실제 옷에서 보여줄 수 없는 판타지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좀더 진보된 판타지를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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