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디자이너를 부르는 대명사는 ‘Futures’다. 팜플렛에서 발견한 이들의 대명사는 의미 그대로 국내 패션디자이너계의 ‘미래’를 의미했다. 무대를 채운 8명의 디자이너들은 실용적이기 보다 실험적이었고, 획일화되어 가는 트렌드에 역행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출발선에 선 이들은 각기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독특한 창법의 무대 언어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다가오는 미래를 거머쥘 ‘Futures’들의 런웨이를 만나보자. <편집자주>
LINE BY 玄:이번 컬렉션에 첫 무대를 장식한 김현우는 흥분과 떨림을 자극하는 록 뮤직과 자연스런 실루엣이 연출되는 벨벳의 그레이 트렌치 코트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지는 그의 판타지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소재를 매치시켜 ‘김현우’만의 독특한 실험정신을 발휘한 무대를 채워나갔다.
매탈릭한 재킷과 벨트, 가벼운 실크 등을 드레이프 시켰고, 기하학적인 패턴의 베스트와 매치시킨 아방가르드한 원피스는 기존에 접하던 시선에 새로움을 선사했다. 라이트 블루의 탑와 어울린 화이트 베스트, 부정형 형태의 화이트와 그레이 콤비 등은 경계가 모호한 레이어링 구성으로 공간 감각까지 겸비한 재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물과 구름과도 같은 불규칙적이고 고정된 틀에서 벗어난 실루엣을 연출해 도시인의 표상을 묘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VIS&CORR INTERNATIONAL:지난 봄/여름 시즌에 이어 출전하는 디자이너 안제용은 좀 더 ‘안제용다움’을 내비친 쇼를 선사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디테일을 찾고, 무관심한 시선을 들춰내 남성다움을 표현할 새로운 실루엣을 찾아내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안제용’스러웠던 점은 필기체로 적힌 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글귀들이었다.
그가 제안한 쇼 콘셉트 대로 ‘삶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선(line)에 대한 기억’의 각인을 관객들에게 남기기에 충실한 쇼였던 셈이다.
블랙 앤 화이트의 모던함으로 시작한 그의 쇼는 U자형으로 라운딩된 재킷, 기발한 위치에 자리한 포켓 등으로 영글어 갔다. 쇼를 전환시킨 것은 핑크 빛의 타이였다. 화이트 셔츠에 핑크 타이에 이어 블랙 셔츠에 매치된 화이트 타이는 의외성을 주기에 충분했다. 뒷모습까지 놓칠 수 없었던 그의 쇼는 숨은그림찾기 마냥 숨겨진 디테일을 찾는 재미까지 준 유쾌한 쇼였다.
PRE:브라운의 코르쉐로 디테일을 채운 디자이너 강현정의 오프닝 룩은 로맨틱 페미닌 그 자체였다. 여기에 플리플랍과 늘어진 패브릭 벨트로 히피스러운 느낌까지 전하고 있었다.
쇼의 초반부를 메운 무채색의 팔레트는 볼륨을 형성하고 있는 풍성한 실루엣과 매치되었고 트렌치 코트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강현정 디자이너는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열정을 로맨틱 페미닌한 감성”을 제안하며 이를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의 표상을 표현했다.
튜닉 블라우스와 층층의 러플은 ‘Too much love’라는 반복되는 음악의 가사와 결합되어 로맨틱함에 흠뻑 취하게 했다.
그 역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잊지 않았다. 레드빛깔에 파이핑 된 스트라이프의 트렌치 코트를 기점으로 이후에 그의 작품들은 그런지한 스타일과 발갛게 물든 칵데일 드레스를 넘나들고 있었던 것이다.
모자의 깃털 장식, 물방울을 연상하게 하는 백, 기발한 여밈 등은 위트있게 표현돼 ‘신진’다운 신선함을 보였다.
CHOIJIHYUNG:몇 백 년이 지난 후 화성에서 열리는 파티는 어떤 모습일까? 시작부터 궁금증을 유발시킨 그녀의 쇼는 은하계처럼 푸른 빛으로 수놓아졌고 마치 우주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늘, 우주와 같은 윗 세계(?)를 떠올릴 때 고정되는 컬러는 스카이 블루다. 그 역시 스카이 블루의 코트로 화성으로 진입로를 열어주었다. 적절히 버무린 베이지와 그레이는 톤 다운, 업을 교차시키며 기하학적인 무늬와 등장했다. U자형으로 굴곡진 커브형 네크라인, 절개선 등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조력자였다.
스카이 블루의 패딩과 그레이의 울 캐시미어의 조화는 화이트 타이즈와 어울려 더욱 사이버틱했고, 옐로의 러기지 백은 화성에서만 찾을 수 있는 크루즈 스타일이었다.
계속되는 화성에서 파티는 국내 항공사의 승무원들을 떠올리게 했다. 베이지와 그레이 등의 반전을 주기도 했지만 이어지는 스카이 블루의 행진은 잠자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우는 격이었다. 하늘?우주->스카이 블루->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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